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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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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도 '손흥민 인종차별'에 분노했다…"아시아 선수·팬의 피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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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손흥민(토트넘)만 피해를 본 게 아니다. 프리미어리그 내 아시아 선수 및 팬들의 인종차별 문제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영국 매체 'BBC'는 20일(이하 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내 한국과 일본 선수를 노린 인종차별이 급증했다는 자료를 공개했다.

지난 7월 킥잇아웃 발표에 따르면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은 395건으로, 전 시즌(277건) 대비 약 43%가 증가했다. 395건 가운데 55%가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선수를 겨냥한 것이라고 킥잇아웃은 밝혔다.

킥잇아웃은 인종차별 피해 선수 명단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BBC는 손흥민, 황희찬(울버햄튼), 일본의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턴), 도미야스 다케히로(아스널) 등을 특정해 그간 인종차별의 표적이 돼 왔다고 설명했다.

BBC는 선수뿐 아니라 아시아 축구 팬들도 프리미어리그 내 인종차별 문화의 피해를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현지 팬들이 아시아 팬들을 관광객으로 치부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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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에서 거주하는 중국인 팬 케빈 위안은 BBC에 "어느 팀을 응원하든 차별이 계속 있다"며 "내 외모나 말투 때문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뛴 최초 비(非)백인 선수 프랭크 수를 기념하는 재단 직원인 맥스웰 민도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팬, 선수들이 무시당하는 게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아시아 팬들이 단순한 '관광객'으로 폄하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손흥민은 팀 동료인 로드리고 벤탄쿠르로부터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들었다.

벤탄쿠르는 지난 6월 대표팀 훈련 소집을 앞두고 문제를 일으켰다.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인 '포를라 가미세타'에 출연해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자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라는 인식의 인종차별적인 발언이었다.

벤탄쿠르의 발언은 곧바로 팬들의 큰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벤탄쿠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손흥민에게 사과의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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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쏘니!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게. 내가 한 말은 나쁜 농담이었어.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절대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한 말이 아니었어"라고 말했다.

인권 단체까지 들고 일어났다. 축구계 인종차별 반대 운동 단체인 '킥잇아웃'은 "벤탄쿠르가 토트넘 동료인 손흥민에 대해 언급한 내용과 관련해 상당수의 제보를 받았다"면서 "이 제보들은 구단과 관련 당국에 전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벤탄쿠르가 차별적 행동을 인정했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지만, 이것은 동아시아와 더 넓은 지역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광범위한 이슈를 강조한다"면서 "우리는 다가오는 시즌에도 이런 주제에 대해 계속 다루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논란 속에 손흥민이 나섰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벤탄쿠르와 대화를 나눴다"며 "벤탄쿠르는 실수했다. 자신의 실수를 인지한 벤탄쿠르가 내게 사과했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다.

이어 "벤탄쿠르가 공격적인 의도로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우리는 여전히 형제고, 바뀐 건 아무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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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우리는 다가올 프리 시즌에 다시 모여 '원 팀'으로 싸워 나갈 것"이라고 직접 논란을 잠재웠다.

그러자 벤탄쿠르를 2차 사과문을 SNS로 올렸다. 그는 "손흥민과 대화했다. 우리의 깊은 우정을 고려해 손흥민은 이 사건이 단지 안타까운 오해였다는 점을 이해했다"라며 "언론을 통해 나온 내 발언 때문에 상처를 받은 사람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 난 다른 사람은 언급한 적이 없음을 알아줬으면 한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다른 누구에게도 직·간접적인 불쾌감을 줄 의도는 아니었다"며 "모든 걸 내 친구(손흥민)와 함께 해결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벤탄쿠르 사과와는 별개로 잉글랜드 축구협회(FA)는 벤탄쿠르 징계 여부에 대해서 논의했다. FA는 그라운드 안에서 이뤄진 인종차별적 행위뿐 아니라, 이번 사건처럼 경기 외 상황에서 시작된 인종차별 사건에도 징계를 해왔다.

19일 영국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벤탄쿠르는 징계위원회에 참석해 “(당시 인종차별적 농담은) 진행자를 꾸짖기 위한 가벼운 말”이라고 항변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결국 FA 측은 논의 끝에 벤탄쿠르에게 징계를 내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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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토트넘은 20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벤텐쿠르의 징계 기간에 이의신청했다"고 밝혔다. 징계의 정당성은 수용하지만, 수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게 구단 입장이다.

FA가 이의신청을 받아들일지 따져보는 동안에도 벤텐쿠르의 출전 정지 징계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토트넘은 밝혔다.

올 시즌 리그 10경기 중 7차례 선발 출전한 벤탄쿠르는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중용하는 선수다.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 11경기에서 5승 1무 5패를 거둔 토트넘은 11위로 떨어져 반등이 시급한 상태다. 이대로라면 토트넘은 경기 일정이 빽빽한 연말의 박싱 데이 직전까지 벤탄쿠르 없이 버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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