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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 (목)

극한 일정에도 “물러 설 수 없다”…‘동해안 더비’ 울산-포항 코리아컵 결승 빅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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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가 주관하는 ‘코리아컵’은 프로와 아마추어를 아우르는 한국 축구 최상위 토너먼트 대회다. 올해 기존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 코리아컵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앞으로 결승전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치기로 했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FA컵이 현지 축구 성지인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매년 열리는 것을 벤치마킹하는 것이다.

탈바꿈한 코리아컵 결승전서 프로축구 최대 라이벌 매치가 펼쳐진다. ‘동해안 더비’ 울산 HD와 포항이 30일 오후 3시 서울월드컵경기장서 2024시즌 코리아컵 결승전에서 격돌한다. 리그 3연속 우승 대업을 달성한 울산은 컵 대회 트로피까지 ‘더블’을, 포항은 라이벌을 꺾고 대회 최다 우승 단독 1위 등극을 벼른다.

세계일보

2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 미디어데이에서 포항 한찬희(왼쪽부터), 박태하 감독, 울산 김판곤 감독, 김민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포항의 박태하 감독은 2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서울월드컵경기장은 ‘한국 축구의 성지’인 만큼 결승전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이 자리에 오기까지 어려운 여정이었는데, 선수들의 땀과 노력 덕분에 가능했다. 그 땀과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꼭 트로피를 들어 올리겠다”고 밝혔다. 통산 5회(1996, 2008, 2012, 2013, 2023년) 코리아컵 우승팀인 포항은 현재 전북 현대, 수원 삼성과 역대 최다 우승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올해 정상에 등극하면 2연패와 함께 최다 우승 단독 1위 타이틀을 따낸다.

울산도 양보할 수 없다. 리그 3연패에 성공한 울산은 코리아컵 트로피까지 들어 올려 명실상부한 프로축구 최강팀의 입지를 공고히 하려 한다. 김판곤 울산 감독 “K리그1에선 우승했지만, 코리아컵은 또 다른 느낌”이라면서 “팬들께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고 반드시 우승해서 2관왕의 기쁨을 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울산은 2017년 코리아컵 첫 우승 이후 7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린다.

두 팀 사령탑은 묘한 신경전을 펼쳐 긴장감을 높였다. 박 감독은 울산에 대해 “좋은 선수를 보유했고, 항상 경계해야 하는 무서운 팀이다. 모두가 경계 대상”이라면서도 “울산의 노쇠화와 기동력이 문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부분을 잘 파고들어 보겠다”고 선전포고를 날렸다. 그러자 김 감독은 “박 감독님이 말씀하신 ‘노쇠화’는 잘못된 접근 같다”며 “노쇠화라기보다는 ‘노련미’가 더 뛰어나서 걱정하지 않는다. 잘 대비하겠다”고 맞받아쳤다.

한편 빡빡한 일정 탓으로 인한 토로도 이어졌다. 포항과 울산은 K리그1 외에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도 병행 중이다. K리그1은 23일 K리그1 일정이 모두 끝나지만, 두 팀은 이후 26∼27일 ACLE 경기를 한 번 치른 뒤 곧바로 코리아컵 결승에 나선다. 울산은 26일 상하이 하이강과 홈 경기를 펼치고, 포항은 27일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와 원정 경기를 치르는 일정이라 더 빡빡하다. 박 감독은 “일본 원정 이틀 뒤에 코리아컵 결승이 있고, 12월3일엔 또 ACLE 경기가 있다. 지속해서 병행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고민을 좀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도 “좋은 날짜에 결승전을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오늘 기자회견의 경우도 결승전과 먼 날에 잡힌 듯하다. 리그 경기 이틀 전 중요한 날인데 감독이 훈련도 못 하고 나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정을 보면 날짜 빼기가 어려워 보이긴 하지만, 전략적으로 좋은 접근이 필요하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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