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소리 / 사진=씨제스 스튜디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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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특별출연 문소리는 반칙이다. 어떤 작품이든 시청자들의 마음을 웃고 울리고 놀라게 하며 몰입감을 높인다.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를 배경으로,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김태리)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그린 드라마다.
문소리는 극 중 사라진 천재 소리꾼 채공선이자 정년이의 엄마 서용례 역을 맡았다. 특별출연으로 시작했지만, 맡은 역할을 위해 1년 간 소리를 연습하며 열정을 불태웠다고 한다. 그의 노력은 10회 마지막 '추월만정' 노래로 입증됐다. 단 한 번의 소리 장면으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처음 레슨을 받고 와서 남편에게 들려줬어요. '시청자들이 이렇게 느린 노래를 어떻게 끝까지 듣겠냐'더라고요. 저도 시청자들이 이것을 끝까지 즐겨줄지 그게, 큰 미션 중 하나였어요".
문소리는 정년이 역의 김태리와 청산도 곳곳을 돌아다니며 '추월만정'을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그는 "낮은음에서 끌고, 밀고 가는 공력이 필요하다. 소리의 대단함이 느껴지지 않으면 이 대목을 즐기기 어렵다. 정말 어려운 대목이었다. 저뿐만 아니라, 어린 공선 역을 맡은 배우도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모른다. 방송을 보고 저희를 가르쳐줬던 노래 선생님이 울었다고 문자를 보내주셨다"고 말했다.
인터뷰 중간중간 '소리'를 들려주기도 했다. 힘 있고, 울림 있는 '소리'는 방송에서 느꼈던 감동 그 이상이었다. 문소리는 "제가 어릴 때 국악을 했던 게 도움이 컸다"며 국악과의 인연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바이올린을 했었어요. 고등학교 때 그만두게 돼 많이 울었죠. 그러다 눈을 돌린 게 국악반이에요. 가야금도 배우고 국악, 민요도 처음 접하고 많이 배웠어요. 그리고 대학교를 교육학으로 갔는데, 재미가 없더라고요. 연극한다고 휴학도 하다가 졸업을 해야겠다 싶었어요. 어느 날 마음이 허해 종로를 떠돌아다니다가 종로 3가 한 건물 꼭대기에서 북소리가 들려 이끌려 갔는데, 故 남해성 선생님이 계셨어요. 선생님에게 수긍가를 배웠고, 그때부터 1년 반동안 산공부를 하며 레슨을 받았어요".
문소리에게 故 남해성 선생은 남다른 존재였다. '정년이'를 출연하고자 결심한 이유이기도 했다. 문소리는 "과거 제가 소리를 배웠던 것을 알고 있던 (김)태리가 제안한 것도 있었지만, 남해성 선생님의 영향이 컸다"며 "선생님이 코로나 시기에 돌아가셨다. '정년이'를 하면서 선생님 생각이 많이 나더라. 명창이셨는데. 배운 것을 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였다"고 눈물을 흘렸다.
극 중 두 딸로 호흡한 김태리, 오경화 역시 소중한 인연이 됐다고 한다. 문소리는 "우선 셋이서 함께 목포 어학연수를 간 것부터 좋았다. 3박 4일밖에 안 됐지만, 사투리 연습도 하고, 목포의 땅의 기운을 받으며 해보자란 생각을 한 거다. 그때부터 합이 좋았고, 떨어져 있는 시간이 없었다. 굉장한 추억이 됐다"고 얘기했다.
'정년이' 서용례로 대중들의 눈시울을 붉혔다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옥2'에서는 정무수석 역으로 강렬함을 안기고 있는 문소리다.
'지옥2' 역시 특별출연이지만 "故 강수연 선배 영결식이 끝나고 연상호 감독, 배우 양익준과 강수연 언니 단골집에서 모인 적이 있다. 그때 '지옥2' 시나리오를 보여주며 제안하더라. 개인적으로 연 감독 작품 중에 '지옥'을 제일 재밌게 봤기에 읽어봤는데 약간 답이 안 나오더라. 나 혼자 정상이고, 대사가 엄청 길더라.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연 감독이 '말이 되게 해달라'더라. 촬영은 재밌었고, 챌린지가 있는 역할을 좋아하기도 해서 즐거웠다. 해보니 연 감독과 의외의 합인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지옥 2'는 열린 결말로 끝이 났기에 시즌3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이다. 문소리는 시즌3 출연 의향이 있냐는 질문을 받자 "나 빼고 (제작) 들어가면 서운하겠다. 연 감독과 작업은 언제든 열려있다. 지금도 '지옥 2' 단톡방은 바쁘다. 오늘은 몇 위인지 계속 올라오고, 거기에 대한 반응도 배우 김신록과 김성철이 제일 열심히 하고 있다. 작업도 인연도 너무 좋았다. 저랑 영화나 세계관이 딱 맞지는 않지만, 다른 부분들이 재밌다. 보완되는 부분들도 있고, 서로의 좋은 부분들을 채워주는 시너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열일 중인 문소리다. 이밖에 연극 '사운드 인사이드'까지 성황리에 마친 그는 "코로나 때도 거의 안 아팠는데, '폭삭 속았수다' '지옥'까지 연달아 끝내고 몸이 좀 아팠다. 에너지가 없었는데, 연극 공연을 하고 나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굉장히 회복을 했다. 루틴 대로 규칙적으로 스케줄을 소화하니 훨씬 몸이 좋아졌다"고 미소지었다.
내년에도 부지런히 달릴 계획이란다. "'폭삭 속았수다'가 있고, 또 절대 거절할 수 없는 특별출연 작품이 또 있어요. (남편) 장준환 감독 작품이요? 집 안에 배를 두 대 띄우기는 준비가 덜 됐어요. 현재 잘 의논 중이에요"(웃음).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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