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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다작의 아이콘 오정세 "'사이코지만 괜찮아', 내게 선물 같은 작품"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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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오정세, 넷플릭스 'Mr. 플랑크톤' 관련 인터뷰
캐릭터 빌드업 노하우와 영감은 어디서 나올까
한국일보

13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오정세는 본지와 만나 'Mr. 플랑크톤'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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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오정세가 '동백꽃 필 무렵' '사이코지만 괜찮아' '엉클' '악귀', 그리고 최근 공개된 'Mr. 플랑크톤'까지 색깔 다른 캐릭터들을 밀도 높게 표현하면서 배우 인생의 전성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가 영감을 받는 순간은 뮤지션의 무대다.

13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오정세는 본지와 만나 'Mr. 플랑크톤'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Mr. 플랑크톤'은 실수로 잘못 태어난 남자 해조(우도환)의 인생 마지막 여행길에 세상에서 가장 불운한 여자 재미(이유미)가 강제 동행하면서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다. 극중 오정세는 재미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두렵지 않은 순정파 어흥 역으로 분해 순애보 로맨스를 펼쳤다. 때로 답답할 수 있겠지만 순박한 매력으로 사랑스러움을 담당하면서 시청자들을 응원하게 만들었다.

해조와 재미를 쫓는 순애보 신랑을 표현하기 위해 오정세는 개량한복 디자인 등을 작가와 함께 상의하면서 캐릭터를 구축했다. 이날 오정세는 "작품의 감동적인 코드를 좋아해 주시는 분도 많다"라면서 "긴 피드백을 아직 못 들었지만 사랑스럽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라고 전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오정세는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땐 인물들이 만화 같았다. 캐릭터처럼 느꼈는데 작품 속 인물들이 땅에 붙어있다는 느낌이 점점 더 강해졌다. 제겐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라면서 대본의 첫인상을 떠올렸다.

작가는 처음부터 어흥을 오정세로 점찍어두고 글을 썼다. 이에 오정세는 "감사한 마음에 아주 작은 부담감도 있었다.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작가님이 저의 어떤 면을 보셨는지 모르겠다.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제게 준, 배우로서 사람으로서 선물 같다. 작가님의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역할, 형태로든 참여하고 싶었다. 배우로 좋은 역할을 하게 돼 기뻤다"라면서 참여하게 된 계기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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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플랑크톤'은 실수로 잘못 태어난 남자 해조(우도환)의 인생 마지막 여행길에 세상에서 가장 불운한 여자 재미(이유미)가 강제 동행하면서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다. 극중 오정세는 재미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두렵지 않은 순정파 어흥 역으로 분해 순애보 로맨스를 펼쳤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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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오정세는 '동백꽃 필 무렵' '사이코지만 괜찮아' '엉클' '악귀', 그리고 최근 공개된 'Mr. 플랑크톤'까지 각기 다른 개성의 캐릭터들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이번 어흥이라는 인물의 색채를 고민하던 중 오정세는 한 뮤지션의 무대를 보고 영감을 받았다. "평소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분들에게 영감을 많이 받아요. 진심을 진하게 전하는 아티스트 무대를 보며 어흥이 갖고 있는 단점을 순수함, 진심으로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처럼 오정세는 어흥이라는 캐릭터를 빌드업하는 과정에서 '처음'이라는 키워드를 잡았다. 첫 사랑, 첫 이별, 첫 가출, 첫 삶 등, 인생에 처음 내딛는 발을 포인트로 잡았다. 이는 오정세 역시 겪었던 고민이자 경험에서 비롯됐다. 그는 "저도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제 삶의 의지 아닌 물 흐르듯 살았다. 나도 모르게 인생을 살았다. 제가 처음으로 내 의지로 결정했던 것이 전공 선택이다. 그게 제 첫 발이다. 어흥에겐 그것이 없이 살아왔고 재미를 만나면서 사랑도 하지만 더 소중한 첫 삶을 내딛게 해준다"라고 말했다.

순박하지만 때론 답답하고 어리숙한 인물이기에 어흥의 장점을 더욱 잘 보여주고자 하는 배우의 고민이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됐다. 자칫 어흥의 부정적인 면모가 부각되지 않기 위해 감독, 작가와 현장에서 톤을 조절하는 과정도 있었다. 오정세는 "고구마나 답답한 느낌을 이길 수 있도록 노력했다. 어떤 아티스트는 서툴고 투박하지만 훨씬 더 진하고 깊이 있는 노래를 한다. 어흥은 그런 정서를 담아 어흥은 진심이 단점을 이길 수 있는 인물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표현했다"라고 설명했다.

그의 예비 신부 재미 역을 맡은 이유미는 15세 연하다. 그럼에도 나이 차이에 대한 불편함보다는 각 캐릭터의 개성과 매력에 집중하며 좋은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냈다. 오정세는 "저도 제 걸음을 늦게 걸었고 어흥도 늦게 걸었다. 그런 부분이 닮았고 아직 첫 발을 못 딛은 이들에겐 위로와 응원이 되길 바란다"라면서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짚었다.

그런가 하면 오정세는 다작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오정세는 "저도 계속 고민을 한다. 과거 작품이 없어서 굶주림을 느꼈다. 그때 새 작품에 임했던 신남이 지금까지 유지가 되고 있다. 작품을 만났을 때 스트레스도 있지만 좋아하는 일을, 작품을 하는 일이 즐겁다"라면서 연기에 대한 열정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인터뷰 말미 오정세는 "캐릭터에 접근하는 것은 매번 어렵고 혼란스럽다. 정답이 없다. 그저 키워드에 접근하면서 고민하고 방법론적으로 계속 변화한다. 대중의 호평은 항상 감사하다. 배우로서는 다른 색깔, 면에 대한 재미, 발견을 하고 싶다는 욕망도 있다. 제 인생, 제 연기라는 여행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당분간 이런 인물로 사랑을 받는다면 받아서 좋다. 다른 이미지나 도전을 했을 때 배우로서 인정을 받는다면 그것 또한 좋다. 또 부대낌이 있다면 반성하고 노력하면서 또 다른 여행이 된다"라고 전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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