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재림이 지난 2014년 9월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스포츠서울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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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배우 송재림이 하늘의 별이 됐다. 인스타그램에 “긴 여행 시작”이라는 짧은 문구를 남겼다. 댓글도 닫았다. 그때는 몰랐다. 이게 세상과 이별하겠단 의지라는 걸. 우리 모두는 이제야 알았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12일 오후 12시 30분께 성동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점심을 하기로 사전에 약속했던 친구가 방문했다가 송재림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서는 A4 용지 2장 분량 유서가 발견됐다.
영화 ‘여배우들’(2009)로 데뷔했다. 시청률 40%를 기록한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2012)로 사랑받았다. 배우 정일우가 적극 추천했다. 왕 옆을 묵묵히 지키는 과묵한 무사 김제운 역에 캐스팅됐다. ‘차궐남’(차가운 궁궐 남자)이란 별명도 얻었다. 신인임에도 큰 관심을 받았다.
지난 2015년 5월 KBS 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 출연한 송재림이 스포츠서울과 촬영했다. 사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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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이 많은 성격이었다. 신경 쓰면 살이 빠지는 체질이었다. ‘해를 품은 달’ 촬영 당시 몸무게가 58㎏까지 줄었다. 오죽하면 주연 김수현이 자신보다 얼굴이 작다고 언급했을 정도다. 보충제를 먹었다. 6㎏을 일부러 찌웠다.
예능 ‘우리 결혼했어요’(2014)에 나오며 더 큰 사랑을 받았다. 가상 아내 김소은과 호흡을 맞췄다. 치고 빠지는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맞췄다. 오글거리는 멘트도 잘했다. 덕분에 인지도도 높아졌다.
인기는 드라마 주연 타이틀로 이어졌다. SBS 주말드라마 ‘우리 갑순이’ 허갑돌로 첫 지상파 남자주인공을 꿰찼다. 여주인공 갑순이는 김소은이었다.
배우 송재림이 지난 2019년 8월 1일 신도림 라마다서울 호텔에서 열린 KBS 새 월화드라마 ‘너의 노래를 들려줘’ 제작발표회 무대에 올라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 | 스포츠서울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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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와 영화에서 주연으로 종횡무진 활약했다. 드라마 ‘시크릿 마더’(2018)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2019) ‘너의 노래를 들려줘’(2019) ‘드라마 스테이지-빅데이터 연애’(2019) ‘아직 낫서른’(2021)을, 영화에선 ‘터널 3D’(2014) ‘속물들’(2019) ‘미친사랑’(2019) ‘야차’(2022)로 주연을 맡았다. 작품이 크게 주목받진 못했다. 부담감이 컸을 것으로 짐작된다.
올해 티빙 ‘우씨왕후’ 라쿠텐 비키 ‘피타는 연애’에 출연했다. 지난 2월 연극 ‘와이프’와 지난달 폐막한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무대에도 올랐다. 유작이 됐다.
모델로 시작해 배우로 인생을 마감했다. 잡초처럼 시작했다. 영화 단역도 뮤직비디오, 광고도 가리지 않았다. 심성이 굳은 배우였다. 매일 한 갑씩 피우던 담배도 2013년에 끊었다. 17년째 가계부를 쓸 정도로 신실(信實)했다.
‘편스토랑’(2022)에선 “월세방에서 바라보던 그 아파트”라며 집 마련도 공개했다. “이렇게 고생해서 힘들게 살아왔고 일궈냈는데 왜 이리 허망하게 갔냐”고 한 누리꾼은 비통한 심정을 댓글에 남겼다.
빈소는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 장례식장 2호실. 발인은 14일이다. socool@sportsseoul.com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 · 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배우 송재림이 모델로 데뷔한 지난 2012년 스포츠서울과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스포츠서울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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