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연은 지난 10일 대만 타이베이 티엔무 구장에서 열린 대만프로야구 웨이취안 드래곤즈와 연습경기에 나와 0.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는 2024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 대회 직전 치르는 마지막 실전 경기였다. 한국의 5-1 승리로 끝난 가운데 류중일 감독-윤동희의 인터뷰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대만 취재진의 요청에 따라 김택연의 인터뷰도 간단하게 진행됐다.
한국 취재진의 질문이 끝난 후, 대만 취재진은 김택연에게 질문을 던졌다. ‘지난대 대만에서 열린 청소년 대회 이후 1년이 지났는데 가장 성장한 부분은 무엇인가요?’였다.
김택연. 사진(대만 타이베이)=이정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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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투하는 김택연. 사진=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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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김택연은 “경험이 있다 보니 어려운 상황이 있더라도,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 많은 타자를 상대하다 보니 잡을 수 있겠다는 요령이 생겼다”라고 답했다.
대만 기자들은 김택연을 기억하는 이유가 있다. 김택연은 지난해 9월 대만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에 동메달을 안겨준 투수였다. 김택연은 미국과 동메달결정전에서 7이닝 2피안타 9탈삼진 1볼넷 무실점 완벽투로 완봉승과 함께 팀 동메달을 이끌었다.
김택연은 그 당시 대회에서 6경기에 등판해 2승 16이닝 29탈삼진 4볼넷 평균자책 0.88로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모두가 왜 김택연을 인정하고, 드래프트 1순위 후보로 올려놨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결과가 아닌 과정만 본다면 달랐다. 김택연은 9월 2일 대만전에 구원 등판해 54구를 던지고 하루 휴식을 취한 뒤 4일 호주전에 구원 등판해 15구를 던졌다. 5일 하루 휴식을 취한 김택연은 6일 푸에르토리코전에 구원 등판해 21구를 던지다 우천 서스펜디드 경기로 등판을 못 끝냈다. 7일 재개된 푸에르토리코와 서스펜디드 경기 마운드에도 올라간 김택연은 19구를 던지고 등판을 마무리했다.
역투하는 김택연. 사진=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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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연은 8일 열린 슈퍼라운드 미국전에서도 선발 황준서의 뒤를 이어 구원 등판해 16구를 소화했다. 3연투를 소화한 김택연은 9일 슈퍼라운드 네덜란드전에서도 구원 등판해 4연투와 더불어 24구를 던졌다. 4연투에 이어 설마 했던 ‘5연투’까지 현실로 이뤄졌다. 김택연은 미국과 동메달 결정전 선발 마운드에 올라 7회까지 총 98구를 던지는 역투를 펼쳤다. 5연투를 하며 대회 기간 총 247개의 공을 던졌다.
이후 두산 지명 후 2개월 동안 공을 잡지 않으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두산 스프링캠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건 물론이다. 시즌 개막 전 가진 2024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LA 다저스와 스페셜 게임에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와 제임스 아웃맨을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리며 모두의 박수를 받았다.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당시 가장 인상적이었던 한국 선수 질문에 “탈삼진 두 개를 잡은 우완 투수 한 명인데 이름은 모르겠다. 제임스 아웃맨에게 듣기로 정말 멋진 피칭을 한다고 하더라.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꽂는 공이 위력적이었다. 구속은 시속 91마일(약 146㎞) 정도였던 것 같은데, 실제로는 시속 95∼96마일(약 153∼154㎞)의 위력이 있었을 것”이라며 이야기했다.
김택연. 사진=천정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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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연은 두산 필승조를 거쳐 시즌 중반에는 마무리 보직을 맡았다. 60경기 3승 2패 19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 2.08이라는 훌륭한 기록을 작성하며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냈다. 7월 23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역대 7번째 신인 선수이자 최연소 10세이브 기록을, 8월 27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17세이브로 고졸 신인 최다 세이브 신기록도 세웠다.
시즌 종료 후에는 프리미어 12 명단에 2024년 신인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박영현(KT), 조병현(SSG) 등과 함께 대표팀 필승조를 맡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택연은 “작년에 대만구장 마운드에 오른 적이 있다. 그래서 어색한 건 없다. 잘 던져보자 생각했는데. 안타가 맞긴 했어도 잘 막았다. 스피드도 그렇고 힘이나 밸런스도 좋아지고 있다고 느낀다. 대회에 맞춰 잘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직구가 다 올라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직구 위주의 투구를 하려고 했다. 장타자 상대로 역회전 볼도 던지고 싶었는데, 마지막에 한 번 던졌다”라며 “올라오고 있는 것 같은데 아직 부족하다. 시즌 때 좋을 때보다는 더딘 느낌이다. 스피드가 한 80%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김택연. 사진=천정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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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김택연은 “모든 투수 형들의 공이 너무나도 좋다. 믿음직스럽다. 믿고 던질 수 있는 형들이 많다. 부담이 안 될 것 같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타이베이(대만)=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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