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해외 유력 언론이 알고 있다. 손흥민이라는 존재가 있어 토트넘이 지금의 유력 구단이 됐다는 점을 외신이 먼저 주장하고 나섰다.
이른바 '국뽕'이 아니다. 스포츠언론이 아닌 세계적인 경제 매체가 토트넘이 손흥민 잡아야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손흥민은 현 소속팀 토트넘과의 계약을 8개월 앞두고 있다. 그러다보니 그의 거취에 대한 보도와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일단 대다수 언론과 팬들이 인지했고 동의하는 것은 토트넘이 손흥민과 현 계약서에 첨부된 1년 연장 옵션을 활성화, 그의 계약기간을 2026년 6월까지 늘릴 것이라는 점이다.
다만 옵션 활성화 이후의 행보가 문제로 떠오른다.
우선 손흥민 계약기간이 1년 8개월 뒤로 미뤄지면 내년 여름 그가 옮길 때 이적료가 발생하기 때문에 적절한 이적료 제시하는 구단의 얘기를 들어볼 것이며, 그런 구단이 나타나지 않으면 2026년 6월 손흥민 34살에 서로 자유계약 신분으로 헤어질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반면 토트넘이 손흥민의 공헌도, 그리고 앞으로의 활용 가치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나 일단 계약기간을 늘려 손흥민을 내년 여름 다른 구단에 빼앗기지 않을 안전장치를 마련한 뒤 다년 계약 협상에 다시 들어갈 것이란 예측도 있다.
손흥민은 내년 1월부터 보스만 룰에 의거해 다른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 12월31일 전까지는 토트넘이 연장 옵션 활성화를 실행해서 그의 계약기간을 늘리는 것이 우선이긴 하다.
옵션 활성화가 이뤄진 뒤 손흥민의 행보에 대해선 매체 및 전문가마다 주장이 다르다.
텔레그래프는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계약 연장 옵션을 행사한다는 사실을 알리기만 하면 된다. 토트넘과 손흥민 모두 옵션 발동에 동의하고 있다"면서 "옵션이 행사되면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년 이상을 함께하게 된다. 손흥민 영입은 토트넘 이적시장 역사에서 최고의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했다.
토트넘이 계약을 1년 더 늘리는 것만으로도 그의 업적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뉘앙스다.
손흥민은 지난 2015년 8월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2200만 파운드(약 393억원)의 이적료로 토트넘과 5년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두 차례 더 계약서를 다시 썼다. 지난 2021년 7월 연봉 180억원(추정)에 4년 짜리 새 계약서에 사인했고 이게 지금 논란이 되는 옵션이 포함된 계약서다.
토트넘에서 2000년대 초반 골키퍼를 하며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골문까지 지킨 폴 로빈슨의 얘기도 들어볼 만하다.
로빈슨은 토트넘에서 4년(2004~2008)을 뛰었던 골키퍼로, 대한민국 축구 레전드 이영표와 한솥밥을 먹은 적이 있다. 2000년대 초중반에 잉글랜드 국가대표 수문장으로 뛰면서 A매치 41경기를 뛰었다.
로빈슨은 "토트넘이 손흥민의 계약을 더 연장하기 위해 협상을 하고 있다고 해도 놀랍지 않을 것"며 "지난 시즌에는 토트넘에 좋은 9번 공격수 없었기 때문에, 손흥민은 이번 여름 도미니크 솔란케가 올 때까지 역할을 대신했다"라며 "손흥민의 계약 기간이 7개월밖에 남지 않았지만, 우리가 끊임없이 재계약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걸 어느 정도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1년만 연장될 것 같으면 놀랄 것 같다. 아무 소식도 없다는 건 1년 연장은 이미 주어진 것이고, 더 길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용하다는 생각이 든다. 2~3년 연장이어도 놀라지 않을 거다"라며 손흥민의 재계약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반면 영국 매체 'TBR 풋볼'은 토트넘이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보도해 팬들을 술렁이게 만들었다.
토트넘이 이미 손흥민에게 2026년 이후 재계약 의사가 없음을 전달했다고 주장한다.
매체는 지난 6일 "토트넘은 현재 손흥민 측에 한국 윙어와의 잠재적인 신규 계약에 대한 협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며 "토트넘 주장을 맡고 있는 선수의 캠프는 재계약 협상을 잘 하고 있다가 이같은 구단 결정에 충격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토트넘이 손흥민과 현 계약을 1년 더 연장하는 옵션은 활성화한 뒤 재계약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새로운 내용을 집어넣어 토트넘 팬들의 깊은 반향을 일으켰다. 손흥민 측이 토트넘 행태에 충격을 받았다는 점까지 강조하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토트넘 전 스카우터라는 브라이언 킹의 주장도 시선을 끈다. 그는 "손흥민과 계약을 맺고 있는 동안에 여전히 손흥민으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다"며 "해리 케인의 계약이 1년 남은 상황에서 1억 파운드(약 1806억원)에 팔았다면, 유럽에서 손흥민을 위해 최소 5000만 파운드(약 903억원)를 지불할 클럽이 많을 거라고 확신한다"라고 덧붙였다.
또 "이는 손흥민과 서포터즈를 달래고 손흥민에게 마음의 평화를 줄 수 있는 좋은 움직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손흥민은 토트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입으로 꼽힌다. 10년 전 '고작' 400억원 주고 데려온 공격수가 프리미어리그 통산 득점 20위 안에 들고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를 4번이나 탈 만큼 대단한 폭발력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마케팅 효과를 더욱 커서 토트넘이 웸블리 임시 홈구장으로 옮긴 2017년부터 홈 경기마다 한국인들, 아시아인들이 적지 않게 들어찼다. 2022년과 올해 두 차례 한국 투어를 통해 동아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구단으로 올라섰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에도 17골 10도움을 올리며 건재를 알렸지만 토트넘은 손흥민의 물리적 나이 32살에 얽매여 느닷 없이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이번 시즌 부상으로 부침을 겪고 있으나 토트넘이 지난 시즌 직후 20시간 비행이 소요되는 호주 원정을 다녀오고 이번 시즌에도 한국 투어를 다녀오는 등 손흥민을 앞세워 무리한 친선 경기 행보 펼치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시즌 직후 호주 원정은 그야말로 난센스였다.
손흥민의 경기력이나 자기 관리를 고려하면 2~3년 정도는 경기력이나 마케팅에서 지금 못지 않은 효과 및 경제적인 수치를 낼 것으로 여겨진다.
미국 유력 경제매체 포브스의 분석도 눈여겨볼 만하다.
매체는 "토트넘이 손흥민에 큰 빚을 졌다"며 적나라한 표현으로 토트넘이 주판알 튕기는 상황이 지금 현실과 맞지 않다는 점을 역설했다.
포브스는 손흥민이 토트넘에 끼친 영향력을 주목하면서 손흥민이 떠난 토트넘의 미래를 걱정했다.
"토트넘 홋스퍼의 문제는 손흥민이 떠나거나 은퇴한 후에도 한국인들로부터 이 정도의 지지를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라고 '팩트 저격'을 한 포브스는 "토트넘에서 보낸 10년은 아시아 팬들과 강력한 유대감을 형성했다. 그래나 이것이 지금 팬들이 자신의 자녀들에게 지구 반대편에 있는 클럽을 따르도록 격려하는 것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라고 했다.
아울러 "토트넘 홋스퍼의 한국 내 인기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든, 한 가지 분명한 건 이 클럽이 대륙의 슈퍼스타 손흥민의 확고한 충성심이 없었다면 글로벌 팬 설문 조사에서 상위 10위 안에 들지 못했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포브스의 지적처럼 토트넘은 이영표가 2005년 네덜란드 PSV에서 입단하며 이름이 알려지긴 했지만 지금처럼 빅클럽 대접을 받는 구단은 아니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중위권 구단이었고 실제 성적도 맨유, 아스널, 첼시, 리버풀에 뒤졌다. 손흥민을 데려가면서 모든 게 달라졌다. 손흥민이 입단한 뒤 토트넘 홈구장에 수많은 한국 팬들, 아시아 팬들이 몰려들면서 토트넘은 동아시아에서 어느 구단보다 인기있는 구단으로 인정받았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번 시즌엔 한국 투어에 이어 일본 투어도 최초로 하면서 손흥민 열기를 아시아 곳곳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주력했다. 토트넘이 아시아 사정에 밝은 호주 출신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데려오면서 한국 및 일본 선수 찾기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고 실제 양민혁을 내년 1월부터 활용하기로 했지만 아직 기량이 베일에 가려졌다는 점에서 손흥민 대체자가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그런 점을 고려하면 손흥민이 여전히 갖고 있는 마케팅 파워, 그리고 마케팅 가치는 향후 2~3년은 더 유지될 것으로 보이고, 이는 손흥민의 연봉을 충분히 상쇄할거라는 전망이 많다. 토트넘의 손흥민에 대한 장고가 어떤 결론으로 끝날지 주목받는 이유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