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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유인촌 “공정하게 제도개선” vs 대한체육회 공정委 “이기흥 3연임 가능”···스포츠계 ‘두 공정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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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혐의’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둘러싸고 설왕설래

진종오 의원 “공정 단어가 우스워져···창피한 날”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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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公正)은 사전적 의미로 ‘공평하고 올바름’이다. 스포츠가 추구하는 ‘페어플레이(fair play)’의 처음과 끝이 바로 공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12일 대한민국 스포츠계는 이런 공정을 두고 설왕설래를 이어갔다. 같은 ‘공정’을 말하지만 다른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3 체육발전 유공자 포상 및 제62회 대한민국 체육상 전수식’ 축사를 통해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체육단체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체육인들의 미래에 희망을 주는 정책을 추진해서 한국 스포츠의 재도약 토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부터는 훨씬 더 나은 환경에서, 더 나은 조건에서 선수와 지도자들이 자신들이 하고 싶은 역할을 맘껏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고 여러분께 약속 드린다”고 덧붙였다.

유인촌 장관은 스포츠의 역할에 대해 “우리 스포츠는 대한민국의 자부심이 됐고 체육인들이 흘린 정직한 땀과 정정당당한 승부는 우리 국민에 큰 감동과 용기를 주고 있다”면서 “근래에 체육계에 여러 가지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이것은 더 나은 더 새로운 대한민국 체육계의 밝은 미래를 향한 고통스러운 시간이고 우리의 미래를 향한 전진에 한 발짝 나가는 시간이라고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최근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의 비리 관련 논란에 대한 문체부의 입장인 셈이다. 이기흥 회장은 지난 10일 국무조정실 정부 합동 공직 복무점검단 조사 결과, 회장 딸 친구의 부정 채용 지시,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 물품 후원 요구 등 중대 비위 혐의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고, 수사 의뢰 조치 됐다. 이어 문체부는 11일 저녁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기흥 회장의 대한체육회 직무를 정지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체육훈장 청룡장 6명을 포함한 체육훈장 30명, 체육포장 6명, 대한민국체육상 8명 등 총 44명에 대한 수훈·수상이 있었다. 파리올림픽 여자 양궁 3관왕 임시현이 대한민국 체육상 경기상을 받았고, 펜싱 전 국가대표 김준호와 레슬링 전 국가대표 김현우 등은 체육훈장 청룡장을 수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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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한편에서는 또 다른 ‘공정’이 있었다. 이날 오후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회관 13층 대회의실에서 전체 회의를 열고 이기흥 회장의 3번째 임기 도전 신청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어쨌든 이 회장은 내년 1월 14일 열리는 제42대 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할 수 있게 됐다.

공정위는 체육회 및 산하 경기단체 임원의 연임 제한 예외 인정을 심의하는 데, 위원들은 이날 과반수 출석에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이 회장의 연임안을 의결했다. 앞서 지난 4일 열린 공정위 소위원회 1차 심사에서 이기흥 회장에 대한 연임 승인과 관련한 자체 평가에서 기준 점수인 60점(100점 만점 가운데)을 넘긴 것으로 알려져 일찌감치 전체 회의 통과가 점쳐졌다.

문제는 스포츠공정위를 구성하는 인사들이 모두 이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공정위원장 김병철 씨는 2017년부터 2년간 이 회장의 특별보좌역을 맡았던 최측근 인사다. 나머지 공정위원들도 이 회장이 직접 임명한 인물들이다.

다시 문체부가 발끈했다. 문체부는 12일 저녁 보도자료를 내고 “심히 유감을 표한다”며 앞서 오후의 유 장관의 제도 개선 언급을 재확인했다. 문체부는 보도자료에서 “문체부는 “대한체육회장이 임명한 스포츠공정위원회가 본인의 연임 여부를 심의하는 것이 이른바 ‘셀프 연임 심사’로 불공정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며 “대한체육회는 공정위원회 구성 및 운영의 불공정성에 대한 문체부와 국회, 언론 등 각계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심의를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문체부는 또 “대한체육회에 더 이상 공정성과 자정 능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며 “우선 체육단체 임원의 연임 심의를 별도 기구에 맡기고, 체육단체 임원의 징계 관할권을 상향하는 방향으로 법과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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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 영웅’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공정’이라는 단어를 우습게 만든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 즉각 해산하고 김병철 위원장은 석고대죄하라”며 “오늘 체육인 출신 의원으로서 너무나 부끄럽게 창피한 날”이라는 글을 올렸다.

최수문기자 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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