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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치아이 코치, 한사코 마다했지만 이노우에 신임 감독이 설득 또 설득
[OSEN=백종인 객원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왕조 시절 투수 코치를 역임했던 일본인 오치아이 에이지(55)가 극적으로 재취업에 성공했다. 주니치 드래곤즈의 2군 감독으로 취임이 확정된 것이다. 해임 발표 20일 만에 일어난 반전이다.
오치아이는 그동안 주니치의 1군 투수코치를 맡았다. 그러나 올 10월 계약 기간 3년을 마치고, 유니폼을 벗게 됐다. 팀이 3년 연속 최하위로 내려앉으며, 현장에 대한 책임론이 강하게 일어난 탓이다. 이미 다쓰나미 가즈요시 감독은 자진 사퇴했다.
오치아이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특히나 그는 ‘다쓰나미의 사람’으로 분류된다. 동갑내기에, 현역 시절 함께 주니치에서만 뛴 원 클럽 맨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물론 둘의 관계는 밖에서 보는 것과 다른 면도 있다. 오치아이 본인의 말에 따르면 선수 시절에는 함께 어울리는 사이가 아니었다. 다쓰나미가 처음 건넨 말이 은퇴 무렵 “나중에 내가 감독을 하게 되면 도와 달라”는 것이었다고 기억할 정도다.
아무튼. 그는 다쓰나미의 취임과 함께 운명을 같이하는 사이가 됐다. 결국 정규시즌을 마치고 다른 코치 4명과 함께 옷을 벗었다. 해임이나 다름없는 문책성 인사였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새로 취임한 이노우에 가즈키(53) 감독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재임용이 결정된 것이다. 계약 종료가 발표된 지 20여 일 만에, 극적인 반전이 만들어진 셈이다. 무척 이례적인 일임은 물론이다.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오치아이는 몇 차례 손을 저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 감독과 함께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이 있는데, 어떻게 다시 팀으로 돌아가겠냐’며 고사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신임 이노우에 감독이 몇 번이나 직접 찾아가 설득에 설득을 거듭한 끝에 어렵게 마음을 돌렸다고 한다(스포니치 보도). 이노우에 감독은 “지도 경험이 풍부하고, 육성에는 그만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없다”라고 평가했다.
일본에서는 주니치와 지바 롯데에서 투수들을 가르쳤다./ 주니치 드래곤즈 공식 SNS, OSEN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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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주니치의 내부의 사정도 있는 것 같다. 구단 사정이 좋지 않아 새로운 코치진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풍문이다.
수석코치의 선임도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포수 출신인 야노 아키히로(주니치→한신)를 데려오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는 설이다. 이노우에와 역학 관계도 애매하고, 무엇보다 주니치의 전력이 탐탁지 않아 망설였다는 후문이다.
2군 감독도 당초에는 구상이 달랐다. 주니치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서도 뛰었던 후쿠도메 고스케가 후보였지만, 역시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1군) 감독이라면 몰라도…”라며 고개를 저었다는 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이 모기업(주니치 신문)의 사세와 무관하지 않다는 견해다. 예전에는 호시노 센이치, 오치아이 히로미쓰 같은 스타 감독들을 모셔와서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들의 활약이 신문의 판매부수나 매출에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다르다. 신문 산업이 예전 같지 않은 것은 시대적인 추세다. 그나마 다쓰나미 정도는 이름값이 있었지만, 이노우에는 지명도에서 조금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수군거림이다.
이런 일련의 상황이 구단의 적극적인 투자 의지도 의심하게 만든다는 뜻이다. 즉, 창단 이래 첫 3년 연속 최하위가 우연은 아닐 것이라는 평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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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치아이 코치는 삼성 시절부터 좋은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선동열 감독과의 인연으로 초대돼 두 번의 임기(2010~2012년, 2017~2020년) 동안 7년을 활약했다.
특히 1기 때는 사상 최강의 불펜을 구축하며 왕조의 기틀을 마련했다. 오승환-안지만-정현욱-권혁-권오준으로 이어지는 철벽 계투는 상대를 좌절하게 만들었다.
이후 선 감독이 KIA로 옮기면서 영입을 제안했다. 하지만 자신이 가르친 제자들을 떠올리며 이를 거절했다. 당시 SNS에 올린 심경이 유명하다.
“어떻게 이 아이들을 적으로 돌릴 수 있겠나. 여기서 성장을 보고 싶은 투수들이 있고, 도와주고 싶은 투수들이 있다. 그래서 남기로 했다. 삼성 팬 여러분 조금 더 신세를 지겠다. 잘 부탁드린다.”
이후로 국내 팬들에게는 '의리의 코치'라는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일본에서도 비슷했다. 주니치에서만 뛴 그는 다른 팀의 제안에 선뜻 응하지 않았다. 같은 이유 때문이다. “다른 팀에 가면 함께 했던 아이들이 얻어맞는 것을 보고 기뻐해야 한다. 그런 일은 할 수 없다”는 말이었다.
결국 취업을 위해서는 리그가 다른 지바 롯데로 가야 했다. 거기서 3년간(2015~2017년) 투수 코치를 맡기도 했다.
이번 주니치에서의 3년간도 나쁘지 않았다. 유망주 육성에는 큰 성과를 남겼다. 다카하시 히로토가 대표적이다. 이 22살짜리 우완은 최하위 팀에서도 완봉승 1개를 비롯해 12승 4패의 좋은 승률을 올렸다. 무엇보다 평균자책점(ERA) 1.38로 센트럴리그 타이틀을 차지했다.
삼성 투수들은 지금도 오키나와 전지훈련 때는 주니치 캠프를 찾기도 한다. 입단 후 처음 지도를 받았던 원태인 같은 투수는 여전히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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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orad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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