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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화)

부임 첫해 일낸 이범호 감독 “광주에서 꼭 우승하고 싶었다”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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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기아(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뒤 ‘삐끼삐끼 춤’을 추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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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 기아(KIA) 타이거즈 감독은 한국시리즈 직전 열린 미디어데이(20일)에서 우승 공약으로 선수들과 함께 ‘삐끼 삐끼 춤’을 추겠다고 했었다. ‘삐끼 삐끼 춤’은 기아 투수들이 삼진을 잡을 때마다 치어리더들이 추는 춤으로 틱톡 등을 통해 전세계에 알려진 바 있다.



기아는 28일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역전승을 거두면서 우승을 확정했고, 이 감독은 광주 팬들 앞에서 한껏 웃으면서 선수들과 함께 ‘삐끼삐끼 춤’을 췄다. 최초의 1980년대생 우승 사령탑으로서의 우승 신고식이었다. 다음은 초보 사령탑으로 한국시리즈 왕좌에 오른 이범호 감독 일문일답.



-우승 소감은.



“제가 팀을 맡아서 굉장히 힘든 시기도 있고 좋은 시기도 있었는데 마지막에 너무나도 좋은 상황에서 우승할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전체 선수들, 많은 팬분, 저희를 항상 멀리서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다. 우승했지만 다시 시작이니까 내년에도 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하겠다.”



-팀이 처음 맡았을 때 안좋았는데, 그래도 기대감이 있었을 텐데.



“팀을 맡을 때 충분히 2년 안에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승이라는 목표를 얻고 싶어서 최선을 다했고 선수들도 목표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결과로 우승 트로피 들었다고 생각한다. 이 팀 자체가 젊은 선수들이 많고 고참도 능력이 출중하다. 잘 마무리해서 내년에도 이 팀 자체를 더 발전할 수 있는 팀으로 만들겠다.”



-선수 때 우승과 감독 때 우승 비교하면.



“다 좋은데 확실히 홈에서 하니까 너무나 좋다. 항상 우승을 원정인 서울에서 많이 하다 보니 서울팬들은 굉장히 우승하는 모습을 많이 봤는데 광주팬들은 그런 모습을 많이 못 지켜봤다. 그래서 여기서 꼭 우승 이뤄드리고 싶었는데 그래서 감사하다.” (참고로 타이거즈는 1987년 이후 37년 만에 광주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지금껏 12차례 우승했지만, 광주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것은 1987년과 올해뿐이다.)



-오늘 5점 내주고 양현종을 빨리 내렸는데.



“충분히 막으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삼성 투수가 많이 없었고, 많이 던지기도 했다. 선수들이 좀 더 많은 찬스가 있었는데 긴장되고 어려운 상황에서 경기를 치른 것 같은데 너무나 극적이게 선수들이 최선을 다한 결과로 이길 수 있어서 감사하다.”



-정규 시즌 돌아보면, 가장 위기였던 적은.



“선발 투수들이 빠졌을 때가 가장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 아무래도 야수들은 9명에서 1명 빠지는 것이라 전체 선수들을 다스리면 좋은 선수가 나올 수 있고, 팀 타선이 강해서 한 명은 어떻게든 막는데 선발은 공 100개를 던져야 하고 한두 경기를 대체 선수로 넣다 보니까 확실히 불펜 부하가 많이 걸렸다. 이의리가 안 좋고, 윤영철은 허리 아프고, 제임스 네일 빠지고 선발 고민 많이 했는데, 백업 선수들이 잘 메워줘서 1등을 지키면서 한국시리즈를 할 수 있었다.”



한겨레

기아 타이거즈 선수들이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뒤 이범호 감독을 헹가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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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칭찬하고 싶은 마음 속 MVP는.



“모든 선수가 잘했지만 김도영이 이렇게 이른 시간에 성장하면서 팀 자체가 굉장히 변하는 시즌이었다. 김도영이 나오지 않았으면 젊은 선수 뎁스가 쉽게 변할 수 없었다. 김도영이 내야 자리 찾으면서 다른 선수들에게 시너지 생기고 고참들이 옆에 선수들을 잘 도와주면서 팀이 좋은 선수를 얻게 됐다. 젊은 선수들이 분발해서 매년 좋은 선수들이 나오면 팀이 강해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김도영이라는 선수가 너무나 큰 좋은 선수로 거듭난 것이 올시즌 제게 가장 감사한 일이다.”



-곽도규 활약은 어떻게 보는가.



“젊은 선수들이 어떻게 커주냐에 따라 팀 변화가 커지는데, 곽도규나 윤영철, 김도영, 정해영이 전부 다 젊은 선수들이라서 아직 성장하고 있는 단계라서 더 좋아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처음 개막전에 곽도규 올릴 때 이 선수만 필승조에 붙어주면 우승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어려운 상황에 올렸는데 확실히 큰 담을 가지고 있고 그 선수가 성장해줘서 선발이 힘든 상황에서 중간들이 버틸 수 있었다.”



-선발진에 네일 거취 문제도 있고, 양현종도 나이 많다.



“김도현도 있고 황동하도 있다. 김도현도 이닝수만 채워주면 선발 자리에서는 충분히 괜찮다고 생각한다. 내년에 이의리 들어오면 불펜도 선발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중에 신인이나 퓨처스에서 성장하는 선수 나오면서 조금씩 맞춰가면 강해지는 팀이 될 수 있다.”



-김태군이 한 표차이로 엠프비피(MVP) 놓쳤는데.



“그래서 저한테 옆구리 찌르면서 팀 MVP 없냐고 묻더라. 볼 배합 잘해주고 너무나 잘해줘서 제게 엠브이피라고 생각하고 위로해주고 잘 달래겠다.”



-타이거즈 대표적인 인물이 됐는데.



“기아로 올 줄 알았다. 한화 뛸 때 잘 쳤고, 광주 팬들이 제가 오면 하는 말이 이름이 호랑이인데 왜 광주 안 오냐고 했다. 그래서 잘하면 팀이 나를 이름 떄문에라도 부를 수 있겠다고 했는데 너무나 좋은 구단에 당시에 힘들어서 일본에서 외롭게 있는 저를 찾아와줘서 그때 저를 스카우트 해주신 그, 모습이 아직도 기억이 나는데 그분들께 너무나 감사드린다. 그분들이 프런트에 있어서 제가 이 팀에 올 수 있었고 은퇴하고 우승도 하는 팀에 있게 돼서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 큰 감흥이 있다. 앞으로 기아 타이거즈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여기 선수들이 좋은 선수로 잘 성장하도록 감독으로서 좋은 팀 만들어서 앞으로 더 멋진 팀이 되도록 하겠다.”



-다음 목표는.



“기아에서 14년 몸 담으며 내가 할 것은 젊은 나이에 좋은 팀으로 만드는 게 내가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것을 배워서 이 팀에 전수하는 사람이 되자고 생각하고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 팀 자체가 제가 감독 맡으면서 정말 영광스럽게도 1년 만에 큰 변화가 생기면서 우승 타이틀을 안겨줘서 감사하다. 우승이라는 목표로 달리지만 거기에 한 명, 한 명 성장하는 선수들 모습 보는 게 제가 가야할 길이라고 생각한다. 우승 못 해 본 선수들을 한 번씩 우승시킬 수 있는 그런 팀 만들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



-박찬호가 많이 울었는데.



“박찬호의 플레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플레이하는 것 보면 오글대는 것도 있고. 플레이하는 것에 있어서 박찬호처럼 매일매일 경기 뛰는 선수는 많지 않다. 선수는 아픔이 있어도 힘든 시기 겪어도 경기 출전하는 선수가 최고인데 그 모습은 우리 팀에서 큰 그릇을 가진 선수라고 생각한다. 올시즌에는 박찬호가 원했던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줬는데 내년에는 더 멋진 선수로 올라갈 수 있도록 돕겠다.”



-선수들과 약속은.



“선수들에게 감독 부임하면서 ‘절대 니들이 하고 싶은 대로 야구 해라’라고 했는데 그건 시즌 내내 지켰다. 앞으로 그런 야구를 펼칠 것이고 감독 때문에 눈치 보는 팀이 없어지도록 제가 노력하고, 자기 기량 못 펼치고 그만두는 선수들이 많은데 기량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 좋은 선수들을 많이 만들고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는데 보탬이 되는 지도자가 되겠다.”



-언급하고 싶은 스승님은.



“선수 은퇴하고 ‘감독관’ 만들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싶다.”



-작년 엘지가 왕조 만들겠다고 했지만 못했다. 기아는 왕조 위해서 어떤 부분 신경 써야 할까.



“선수들이 자만에 빠지지 않고 내년 시즌에는 우승한 것을 다시 느끼게 하도록 하는 게 감독의 역할이다. 내년 시즌에 다시 도전해서 우승하는 팀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왕조라는 것은 굉장히 힘든 것이고 그런 말을 쓰기가 굉장히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희 선수들 세밀한 부분을 잘 잡아낸다면 올시즌처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거만해지지 않고 차근차근 올라가는 팀으로 만드는 것이 내년 시즌에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광주/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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