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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 (금)

[인터뷰②] 고보결 “‘덕미저리’라고, 욕먹어도 기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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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배우 고보결이 ‘백설공주’ 최나겸 캐릭터에 대한 욕심과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 하이지음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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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에 이어)고보결은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블랙 아웃’을 통해 미스터리 스릴러에 처음 도전했다. 주류 장르도 아니고, 연기가 쉽지 않은 만큼 출연을 결심하기 어려운 지점도 있을 법하다. 그러나 고보결은 “욕심이 났다”며 출연 이유를 밝혔다.

“제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오디션을 보고 나겸 역을 맡게 됐어요. 신나고 재미있을 것 같았습니다. 배우로서 다양한 면모를 보이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 덕미와 나겸이라는 상반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흥미로웠어요. 이걸 재미있게 봐주시면 좋겠다는 마음에 덕미와 나겸이의 격차를 어떻게 둘지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이런 캐릭터에 대한, 스릴러 장르에 대한 갈증도 있었어요. 단조로운 인물이 아니라 입체적인 인물이고 격동이 크기 때문에 보여드릴 수 있는 점이 있기도 하고요. 제가 느끼는 재미를 함께 느껴주시길 바랐어요.”

최나겸은 끝까지 자신이 만든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정신병원에 갇힌다. 고보결은 “나겸이가 헛된 집착을 했다는 걸 입증하는 결과였다. 찬란하게 빛날 수 있던 일생이 허무하게 무너지는 걸 보면서 ‘나에게도 헛된 집착이 있었나?’하는 반면교사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악인들이 처단당하거나 벌을 받으면 통쾌해하지 않나. 나겸이도 그렇게 됐을 때 ‘시원하면서 안타깝다. 씁쓸하다. 불쌍하다’는 반응이 있더라. (악인에 대해서도) 복잡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게 이 드라마의 매력인 것 같기도 하다. 잘 봐주신 시청자분들께 감사하기도 하다”고 이야기했다.

고보결은 이번 작품으로 새로운 별명을 얻기도 했다. 고보결은 “많은 피드백이 있더라”면서 “재미있었던 별명 중 하나가 ‘덕미저리’(덕미+미저리)더라. 또 무천마을 아니고 미친마을 아니냐고 하더라. ‘고보결의 색다른 모습’이라고 해주시기도 하던데 기분이 되게 좋았다. 욕을 먹으면서도 기분 좋더라. 그만큼 시청자분들이 몰입해주신 것 아닌가.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행운이었다”고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시청자들이 최나겸을 보며 ‘덕미저리’라고 느꼈다면 고보결 자신은 최나겸을 보면서 뭘 느꼈을까. 최나겸을 반면교사로 삼았던 지점이 있을까.

고보결은 “제가 어릴 때 연기를 시작했고, (줄곧) 훌륭한 배우가 되는 게 꿈이었다. 연기에 대한 집착이 있던 것 같다”며 “제가 경주마가 됐던 시절도 있고, 연기 외엔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산 시절도 있다. 제 삶을 못 보고 좁은 시야를 가지고 살았던 게 아닌가 싶어서 제 삶을 돌보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하지 않는 순간에도 나답게 살려고 노력하고 다른 나를 찾아보려 하기도 한다. (집안) 정리하고 있는데 비우면서 진짜 소중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구분하는 연습을 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백설공주’를 하면서 이런 점이 변하지 않았나 싶다”고 조금 더 넓은 시야로 자기 삶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는 점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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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보결이 “좋은 향기를 내는 배우가 되고싶다”고 밝혔다. 사진| 하이지음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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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보결은 또 “제 몸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다. 너무 과하게 운동해도 좋지 않고, 너무 나태하게 있어도 좋지 않지 않나. 나를 가꾸는 법, 마음을 가꾸는 법이 소중하다는 걸 깨달았다. 또 정리하다가 보니 가지고 있었는지도 몰랐던 불필요한 게 너무 많더라. 그걸 모아서 쓸 수 있는 건 기부하고, 새 물건은 중고 거래 어플로 팔기도 하면서 정리 중이다. 빈 공간을 보니 뿌듯했다. 새로운 걸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는 뜻인 것 같기도 하다. 차분함과 설렘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백설공주’가 제 변곡점이 되었으면 좋겠다. 가파른 시청률 추이처럼 제게도 가파르게 성장한 작품이 되면 좋겠다”면서 “제 연기를 아직 잘 못 본다. 부족한 게 많아 보여 아쉽다. 그럴수록 성장에 대한 욕구가 커져 빨리 더 좋은 연기를 하고 싶단 생각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이 드라마를 보고 가능성을 보신 감독님들, 연락 부탁드린다”고 장난스레 이야기하기도 했다.

연기에만 몰입하던 고보결은 최근 가족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일하면서 자신의 세계를 조금씩 넓히고 있단다. 고보결은 “연기 외의 일을 하는 것 자체가 처음인데 확장되는 느낌이 들더라. 연기에 매몰돼 보지 못한 넓은 세상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연기 외 다른 세상을 경험할 수 있던 좋은 기회였다”며 “이전엔 식당, 카페에 가도 크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분들의 삶이 보이더라. 가게 하나하나가 자영업자분들의 인생이고 삶이라는 걸 보게됐다”고 말했다.

이어 “바리스타, 로스팅 자격증도 땄다. 우리가 커피콩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여러 콩 종류가 있고 저마다 레시피가 다르다. 같은 레시피로는 맛있을 수 없다. 사람도 저마다 레시피가 있고 같은 레시피로는 삶이 아름다워질 수 없는 것 같다. (삶을 가꿔나가면서) 좋은 향기를 내는 사람, 배우가 되고 싶다”고 소망했다.

마지막으로 고보결은 “아직도 ‘백설공주’가 끝난게 믿기질 않는다. 의미가 남다른 작품이었다. 응원을 받은 기분이다.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또 좋은 작품, 캐릭터로 만나 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인사했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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