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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 (금)

[인터뷰①] ‘백설공주’ 고보결 “변요한·변영주 감독 덕에 몰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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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배우 고보결이 ‘백설공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 하이지음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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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하게 이 작품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열정으로 임했어요.”

배우 고보결(36)은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나 MBC 금토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블랙아웃(Black Out)’(극본 서주연, 연출 변영주, 이하 ‘백설공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4일 종영한 ‘백설공주’는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살인 전과자가 된 고정우(변요한 분)가 형사 노상철(고준 분)과 10년 후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그린 스릴러물이다. 고보결은 극 중 고정우를 짝사랑하는 최나겸 역을 맡았다.

이 작품은 촬영 2년 만에 공개됐다. 고보결은 “순수한 열정으로 임한 작품이다. 바쁜 선배들까지 함께 모이시는 걸 좋아하는 이례적인 팀이라 마지막 회도 다 같이 모여서 봤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배우들이 순수하게 이 작품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열정으로 임했다. 작품이 소중하니 팀이 소중해지고, 그게 팀이 모이는 원동력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또 “듬직한 대장님 같은 통솔력 있는 감독님을 믿고 따르면서 행복하게 촬영했다. 웰메이드 작품임을 확신했고, 나오기만 하면 좋은 작품이란 평가를 받을거라 생각했다. 긴 기다림 끝에 나왔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고 사랑해주셔서 선물받는 느낌이었다. 감사하다”고 시청자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고보결이 맡은 ‘최나겸’은 학창시절 무난한 인상의 조용한 학생 최덕미였지만 데뷔 후 톱스타 최나겸(가명)으로 화려한 인생을 사는 인물이다. 만인의 워너비 스타지만 일편단심 고정우만을 바라보며 옥바라지를 마다하지 않고 고정우의 출소 후에도 살뜰히 챙긴다. 헌신적인 면모를 보여주며 고정우의 조력자를 자처하지만 이면엔 고정우가 누명을 쓸 단초를 제공했다는 비밀을 숨겼다.

고보결은 최나겸에 대해 “객관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이었다”며 “내면에서 그런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던 동기를 찾으려 했다. 대본에 나오지 않은 것들. 가정 환경이나 최나겸이 느꼈을 다른 이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 결핍과 자격지심, 열등감, 집착, 망상이라고 할 수 있는 생각들을 찾아보려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고보결은 연기를 하면서 일지를 쓰며 도움을 받았단다. 고보결은 “최나겸에게 과거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어떤 느낌을 받았을지 상상해서 써보고 그림으로도 그려봤다”면서 “나겸이를 생각하니 조각나있는 사람이 떠오르더라. 자신이 온전히 자신으로 있지 못한다. 초라하게만 보이니까 빛나고 싶어서. 특히 정우한테 그렇게 보이고 싶었을 거다. 정우가 좋아하는 여자가 어떤 사람일지, 대중이 보는 멋진 배우는 어떤 사람일지 생각하고 그걸 공허한 내 위에 조각조각 붙인 거다. (일지를 통해) 최나겸의 결핍과 공허함에 공감할 수 있었다”이라고 이야기했다.

또 “감독님께서 ‘전체 장르는 스릴러지만 나겸이에겐 멜로가 아닐까?’라고 하셨던 말씀이 도움이 많이 됐다.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나겸이에 집중할 수 있었다. 나겸이 과거 (학창시절) 덕미였을 때의 모습, 극이 치달으면서 장애물이 나타날수록 커지는 집착, 궁지에 몰렸을 때 한 선택들, 절박함에 공감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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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보결은 극 중 최나겸에 몰입해 미스터리 스릴러인 ‘백설공주’를 멜로라고 생각하며 촬영했다고 밝혔다. 사진| 하이지음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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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나겸은 고정우에 과할 정도로 집착한다. 집착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걸까. 자신 때문에 고정우가 감옥에 갔다는 죄책감 때문일까? 고보결은 “부러움”이라고 말했다.

“덕미가 본 정우는 자신과 다르게 너무 밝게 빛나는 아이였어요. 자신은 너무 초라하고, 보잘것없고, 어둡고 아무것도 타고난 게 없는 것 같은데 고정우는 교우 관계도 좋고 공부도 잘하는 모든 게 완벽한 친구였습니다. 나겸이는 부러운 감정만큼 ‘저 친구가 내 품에 들어오면 나도 저런 사람처럼 되고, 내가 완성될 것’이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학창 시절 고정우는 반짝반짝 빛나는 교내 스타였을지 몰라도 시신 없는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10년간 감옥에 다녀오면서 고정우의 입장이 조금 바뀌었다. 살인 전과자가 된 고정우에게 최나겸이 변함없이 집착하는 이유는 뭘까. 고보결은 “변치 않는 것이야말로 광기 어린 집착이 아닐까, 보통 사람은 아니었던 거다. ‘정우라는 사람이 있어야 내가 완성된다’는 환상을 가진 것”이라면서 “결말에서도 참 허무하다는 게 느껴지더라. 덕미는 덕미 자체로도 재능이 있고, 스스로도 빛날 수 있는 존재인데 그걸 타인에게서 찾으려고 했던 게 문제였다. 정우가 없으면 안 될 것 같이 살았던 게 안타깝다”라고 덧붙였다.

최나겸은 누명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치는 고정우를 결국 납치까지 한다. 고보결은 “대본을 볼 때는 ‘이렇게까지?’ 할 정도로 놀랐다. 그런데 나겸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생각해보니 이해가 되더라. 경주마처럼 시야가 좁아져 정우만 보이는 상황이고 정우를 잃으면 다 잃는다는 생각이었을 거다.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해서는 안 되는 선택을 한 것”이라고 최나겸의 입장을 대변했다.

악인 연기를 하면서 부담감은 없었을까. 고보결은 “나겸이 악역이긴 하지만, (연기를 하는 입장에서) 제가 나겸이를 악인이라고 생각하면 몰입하기 힘든 점이 있다. 저는, 나겸이는 멜로를 하고 있다는 마음으로 집중하려 했다. 그래야 시청자분들께 설득력 있게 닿지 않을까 생각했다. 제가 먼저 나겸이에 공감해야 시청자분들을 설득할 수 있으니까”라고 여전히 최나겸에 몰입한 모습을 보여줬다.

상대역인 변요한과 호흡은 어땠을까. 고보결은 “첫 만남, 대본 리딩할 때부터 정우가 되어서 와줬다”면서 변요한의 열연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미 많은 생각을 하고 현장에 왔더라. 정우로 있어 주기 위해서 (촬영 전후로도) 말을 최대한 아끼더라. 덕붙에 저도 나겸이에 몰입할 수 있었다. 현장 분위기를 잘 챙겨주고, 변영주 감독님과 더불어서 몰입감 있는 현장을 만들어줬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또 “호흡도 너무 좋았다. 리허설 할 때부터 배려도 많이 해주더라. 이미 (변요한은) 정우로 잘 살아있으니 그걸 믿고 정우에게 맡기기만 하면 됐다. 나겸으로서 저를 봐주니까 신뢰가 쌓여서 연기적으로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 작품은 10년 전, 고3 수능이 끝난 시점에서 고정우와 친구들이 얽힌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10년 전과 현재를 오가는 구성인 만큼 변요한을 비롯해 고보결 등은 직접 교복을 입고 연기를 했다. 고보결은 “분장팀, 감독님과 함께 의논하면서 준비했다. 안경테도 어떤게 투박하게 보일지, 가발 헤어 스타일은 어떻게 할지 등 고민이 많았다. 주근깨도 만들고, 아랫니 교정기도 했다. 교정기는 저의 의견이었는데 덕분에 발음이 어눌해지고 발성이 달라져 저절로 의기소침하고 자신감 없이 어물대는 덕미 말투가 생겼다”고 외적인 준비 과정을 언급했다.

존재감 없는 학생 최덕미와 톱스타 최나겸은 비주얼도 달라야 했다. 어떤 식으로 대비시켰을까. 고보결은 “갑자기 제가 엄청나게 달라질 수는 없지 않나.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어서 제 안의 아름다움을 보여드리려 식단도, 운동도 열심히 했다. 마르기만 해서는 진짜로 말라보이게 안 나온다. 근육이 탄탄하게 붙어야 드레스 핏이 잘 나온다. (촬영 중) 대부분의 시간을 대본 보고 운동하면서 보냈다”고 남모를 노력을 공개했다.

이번 작품은 변영주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이다. 고보결은 “리더십이 타고난 분”이라면서 “현장이 매끄럽고 단합력도 좋고 합이 잘 맞았다. 디렉팅도 배우가 가진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도록 해주시더라. 배우도 신뢰와 믿음을 드릴 수밖에 없는 이상적인 현장이었다”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촬영하다가 감독님 마음에 드는 장면이 안 나오면 나올 때까지 말씀해주시는데 만약 나오면 한 번에 오케이를 해주신다. 이런 부분이 확실하니 더욱 믿음이 갔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촬영 즈음, 정우에게 약을 먹이는 신이 있는데 장면이 길기도 하고 대사도 길다. 중요한 시간이라 촬영에 할당된 시간이 길었다. 오전부터 오후까지 잡아뒀는데 한 번에 오케이를 해주셔서 점심 전에 촬영이 끝나기도 했다. 아쉬워서 ‘한 번 더 할까요?’ 했는데 감독님이 ‘네가 어떻게 연기했는지 모르지? 못 믿겠으면 모니터 봐봐’라고 해주셨다. 너무 감사했고 믿음을 주는 부분이 있더라”고 이야기했다.

연출부터 연기, 스토리 구성까지 구멍 없는 ‘백설공주’는 웰메이드 작품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첫 회 시청률 2.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시작해 마지막 회에서 최고 시청률 8.8%를 달성했다. 고보결은 “감사하고 기적 같은 일”이라면서 “MBC 관계자분이 ‘작품의 힘으로 시청률이 오르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고 축하해주셨다. 스태프, 배우 모든 제작진이 열정을 다해 만들었는데 그 케미를 시청자분들이 봐주신 게 아닌가. 오롯이 시청자분들 덕이라고 생각한다”고 재차 감사 인사를 건넸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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