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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소신 발언은 어제로 끝” 냉정 찾은 박진만의 한 가지 바람, 이제 운명의 하루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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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은 비로 경기가 중단되는 포스트시즌 사상 초유의 사태가 있었다. 경기가 끝까지 진행되지 못했고, 콜드게임도 아니었고, 경기가 다음 날로 이어지는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기 때문이다.

21일 광주 지역은 오후 6시를 전후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양팀 선수들의 훈련까지만 해도 지장이 있는 날씨는 아니었지만 경기 시작을 앞두고 비가 왔다. 이날 광주 지역은 밤 늦게까지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다. KBO로서는 다소 난감한 상황이었다. 강수량이 그렇게 많지 않았기에 관중들이 입장한 상황에서 경기를 취소시키기는 어려웠다는 분석이 있다.

게다가 한국시리즈 개회 선언 등 1차전을 앞두고 매번 있었던 행사까지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방수포를 덮었다가, 다시 걷어내고 행사를 준비했다가, 다시 방수포를 덮는 일이 세 차례나 반복됐다. 그 사이 그라운드는 계속 젖었다. 결국 예정된 오후 6시 30분에 경기가 시작되지 못했고, 행사까지 진행되는 와중에 경기는 당초 예정보다 66분이나 늦게 시작됐다. 경기가 시작된 건 오후 7시 36분의 일이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6회초 삼성의 공격에서 경기가 중단되고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된 뒤 불만스러운 어조를 내비쳤다. 박진만 감독은 1차전이 중단된 뒤 취재진을 만나 “경기를 안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이미 예보가 있었다. 비가 오락가락 하는 상황이었다. 정상적인 경기력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 안 했다”고 다소 격앙된 이야기를 했다.

결과적으로 경기를 해서 더 큰 손해를 본 쪽은 삼성이었다. 에이스 원태인은 5회까지 66구만 던졌다. 최소 6이닝, 길게는 7이닝 이상도 갈 수 있는 흐름이었다. 하지만 경기가 서스펜디드 처리되면서 원태인 카드를 더 쓰지 못하고 그냥 버리는 상황이 됐다. 여기에 6회초 김헌곤의 홈런 이후 디아즈 강민호가 연속 볼넷을 고르며 무사 1,2루의 추가점 찬스를 맞이했기에 더 그랬다. 흐름이 끊겼고, 안도의 한숨을 쉰 것은 어쩌면 KIA였다.

삼성으로서는 계속 비 예보가 있었고, 실제 1회부터 계속 비를 맞으며 경기를 한 만큼 아예 경기를 하지 않거나, 혹은 어차피 비가 계속 내리고 있었기에 6회말 KIA 공격까지 모두 끝낸 상황에서 뭔가의 결정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불만이 있을 법했다. 6회초 삼성의 추가점 확률은 꽤 높았고, 원태인의 투구 내용을 고려하면 6회 종료 시점 삼성이 경기를 앞서고 있을 가능성은 충분했다.

박 감독의 마음은 삼성 팬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다만 결정은 내려진 것이었고, 그렇다고 1차전 결과가 다 사라진 건 아니었다. 밤을 보낸 박진만 감독의 어투도 어느 정도는 차분해져 있었다. 당초 서스펜디드 게임 처리된 1차전의 남은 경기는 22일 오후 4시부터 진행되고, 원래 22일 예정된 2차전은 이 경기에 이어 진행될 예정이었다. 다만 광주 지역에 21일 밤부터 22일 오전까지 비가 많이 내렸고, 그라운드 정비까지 3시간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는 판단 속에 경기는 순연돼 23일로 밀렸다. 어차피 서스펜디드 결정을 돌이킬 수 없다면, 삼성에는 나쁘지 않은 비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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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감독은 일단 자신이 다소 민감한 것 같았다며 사과를 했다. 자신이 22일 경기 후 조금은 민감했다는 것을 인정하며 한걸음 물러섰다. 박 감독은 “어제 내 소신 이야기는 어제로 다 끝났다. 우리 팀이 부상 선수들이 있다 보니 그런 면에서 민감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면서 “어제 비로 인해 양팀 선수들이 부상 없이 지나간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제 일은 어제 일로 잊고, 새롭게 경기를 준비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돌이킬 수 없는 만큼 과거의 일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박 감독은 다만 앞으로의 경기는 조금 더 정상적인 기후 속에서 진행되길 바랐다. 꼭 삼성뿐만 아니라 양팀 선수들 모두 부상 없이 100% 경기력으로 한국시리즈에 걸맞은 승부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박 감독은 22일 일정 순연에 대해 “유불리를 떠나서 정상적인 그라운드 상태에서 선수들이 경기력이 나올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컨디션이 우리뿐만 아니라 상대 팀도 마찬가지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고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차분하게 다음을 내다봤다.

이제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 23일 오후 4시부터는 21일 끝내지 못한 1차전이 이어 열린다. 삼성은 1-0으로 앞선 6회 무사 1,2루, 김영웅 타석의 1B 상황에서 경기를 다시 시작한다. KIA도 그렇고, 삼성도 그렇고 이 지점이 가장 중요하다. 삼성은 무조건 추가점을 내고 경기의 흐름을 이어 가야 한다. 그렇다면 억울한 감정이 조금은 누그러들고 자신들의 페이스대로 경기를 진행할 수 있다. 반대로 만약 여기서 추가점이 없다면 말 그대로 비가 흐름을 끊은 셈이 된다. 21일 결정이 자꾸 생각이 날 수밖에 없다.

박진만 감독은 21일 경기 당시 김영웅에게 번트 사인을 내지는 않았다. 그리고 김영웅이 초구 볼을 고른 뒤 경기가 중단됐다. 박 감독은 당시는 번트를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흐름상 상대를 밀어붙이는 추세라 번트보다는 강공으로 확실하게 도망가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하지만 비로 하루도 모자라 이틀의 공백이 생겼고, 사실 21일 경기 분위기와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 됐다. KIA도 투수를 좌완으로 낼 가능성이 있다. 박 감독은 이런 것들을 모두 고려해 전력을 짜겠다고 밝혔다.

22일 6회말 수비부터는 좌완 이승현을 낼 생각이었다. 이승현이 1~2이닝을 잘 막아주면 뒤에는 필승조가 있기 때문에 굳히기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23일에도 결국은 이승현이 6회 임무를 부여받을 가능성이 있다. 일단 삼성은 1차전만 이기면 한숨을 돌린 채 2차전에 들어갈 수 있다. 2승을 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원정에서 1승1패도 사실 그렇게 나쁜 결과가 아니다. 삼성이 억울한 심정을 지워내고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음은 22일 일정 순연 뒤 가진 박진만 감독과 일문일답.

- (순연) 결정이 일찍 내려졌는데?

박진만 감독 : 내 소신 이야기는 어제로 다 끝났다. 우리 팀이 부상 선수들이 있다 보니 그런 면에서 민감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어제 비로 인해 양팀 선수들이 부상 없이 지나간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 내일 경기 원태인 이어서 올라올 투수에 변화가 있나

박진만 감독 : 오늘 만약에 서스펜디드 경기에 들어갔다면 6회말에 (좌완) 이승현을 준비하고 있었다. 1차전 리드를 하고 있고, 이겨야 하는 게임이라고 판단이 됐다. 불펜 쪽에 우리 필승조를 다 투입하려고 준비는 하고 있었다.

- LG전부터 퐁당퐁당 경기가 이어지고 있는데?

박진만 감독 : 유불리를 떠나서 정상적인 그라운드 상태에서 선수들이 경기력이 나올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컨디션이 우리뿐만 아니라 상대 팀도 마찬가지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고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 어제 김영웅 선수 마지막 타석에서는 다른 작전 계획 있었나?

박진만 감독 : 그때 당시에는 작전 없이 김영웅에게 맡긴 상태였다. 상대 투수가 누구냐에 따라 변동이 있을 것 같다. 내일 서스펜디드 게임 시작할 때 상대 투수에 따라 조금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레예스 2차전 등판 가능성이 있나?

박진만 감독 : 레예스는 내일 세모(미출전선수)다.

- 비로 변수를 맞이하게 됐는데 선수단 결집에 효과 있나

박진만 감독 : 포스트시즌은 한 경기, 한 경기 결집이 된다고 생각한다. 항상 말씀드렸듯이 정상적인 그라운드 상태에서 좋은 경기력이 나올 수 있게끔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유불리를 떠나 그런 선수들이 활기차게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게 더 중요하다.

- 원태인 투구 수가 적었는데?

박진만 감독 : 원태인은 어제 투구 수가 70개가 안 됐기 때문에 5일째 들어가는 날에 충분히 들어간다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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