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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헤드샷 퇴장→오타니 유니폼 주문→8승1패→PS 첫 승…1차지명 다승왕은 간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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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이었어요.”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은 지난 7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충격의 헤드샷 퇴장을 당했다. 0.2이닝 3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4실점으로 흔들리던 원태인이 던진 속구가 강승호의 헬멧으로 향하면서 원태인은 자동 퇴장을 당했다.

이후 원태인은 해외 배송으로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유니폼을 구매했다. 17번의 다저스 홈 유니폼을 입고 삼성 라이온즈파크로 출근했다.

매일경제

삼성 원태인.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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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의 효과일까. 원태인은 7월 20일 대구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2탈삼진 4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었다. 이후 원태인은 자신의 선발 등판 때마다 오타니의 유니폼을 입고 출근했다.

성적은 어땠을까. 대박이었다. 11경기 8승 1패의 성적을 거뒀다. 올 시즌 28경기에 나와 159.2이닝 15승 6패 평균자책 3.66을 기록했다. 데뷔 첫 15승 달성은 물론 곽빈(두산 베어스)과 함께 2017년 양현종(KIA 타이거즈) 이후 7년 만에 토종 선수 다승왕에 등극했다. 최고의 시즌을 만들었다.

끝이 아니었다. 15일 열린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2차전. 원태인은 LG전에 약했다. 원태인은 2경기 1패 평균자책 4.09. 3월 27일 잠실 경기 5이닝 6피안타 3사사구 6탈삼진 1실점 노 디시전, 6월 25일 잠실 경기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5탈삼진 4실점 패전으로 부진했다.

또한 포스트시즌에 한 경기 나왔는데 2021년 11월 10일 두산 베어스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 나왔는데 1.1이닝 2피안타 3사사구 2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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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원태인.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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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도 오타니 미신을 믿었는데 통했다. 1회 1실점을 했지만 2회부터 6회까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7회 선두타자 박동원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으나 박해민을 삼진으로 돌리고, 이영빈을 유격수 이재현의 호수비에 힘입어 아웃 처리했다. 홍창기와 신민재에게 연속으로 안타를 맞으며 2사 만루 위기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러나 원태인의 뒤를 이어 올라온 김윤수가 오스틴 딘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원태인을 웃게 했다.

6.2이닝 7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는 104개. 직구 40개, 커터 31개, 체인지업 27개, 슬라이더 4개, 커브 2개를 골라 던졌다. 최고 구속은 150km까지 나왔다.

결국 팀 승리와 함께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승에 성공했다. 3626일 만에 나온 삼성 토종 PS 선발승 기록이다. 가장 최근 기록은 2014년 11월 11일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승리를 가져온 윤성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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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원태인.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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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태인은 “전반기 막판 좋지 않았고, 후반기 첫 경기에서도 헤드샷 퇴장을 당하면서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오타니 유니폼을 주문했다. 헤드샷 퇴장 후 오타니 유니폼을 입고 출근했는데 8승 1패를 했다. 좋은 기운을 받고자 2차전 때도 입고 왔다. 미신이지만 좋은 결과가 따라오니까 계속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1회 1실점 이후 2회에도 문보경에게 우전 안타, 박동원에게 볼넷 그리고 박해민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 실점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김범석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고, 홍창기도 좌익수 뜬공으로 돌리며 실점을 하지 않았다.

원태인은 “오랜만의 실전이었다. 힘은 넘쳤는데 정교함이 떨어졌다. 김범석 선수를 삼진으로 돌린 후 엉켜있던 게 풀렸다. 그 삼진으로 자신감이 생겼고, 위기를 막은 후에는 시즌 때 투구로 돌아갔다”라고 말했다.

김윤수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김윤수는 7회 2사 만루서 1차전에 이어 또 한 번 오스틴을 범타로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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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태인은 “(황)동재랑, 윤수 형, 나 이렇게 셋이 보드게임을 같이 하는 멤버다. 전날에도 같이 보드게임을 했는데, 그런 상황이 되면 꼭 막아주면 좋겠다고 했다. 오스틴 타석이라 ‘윤수 형이 올라오겠네’라고 생각했는데 올라왔고 막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거기서 상대방의 흐름을 끊어 이길 수 있었다. 내려와 고맙다고 인사했다”라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홈에서 1, 2차전을 잡고 잠실로 가게 됐다. 레예스 선수가 스타트를 잘 끊어줘 자신감을 얻었다. 기쁘다”라고 웃었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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