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검사 요청만 8명 '변수'...이라크전 최종 훈련 40분 지연 "홍명보 감독이 직접 나섰다"

[스포티비뉴스=용인, 조용운 기자] 홍명보호가 불시에 잡힌 도핑 테스트로 계획한 시간보다 훈련 진행이 늦어졌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이끈 홍명보 감독은 15일 오후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B조 4차전을 대비했다. 한국과 이라크는 나란히 승점 7점으로 조 선두 싸움을 하고 있어 이번 결과가 월드컵 본선 직행에 큰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대표팀은 이라크전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요르단 원정 직후 전세기를 이용해 국내로 돌아왔다. 장거리 이동이 불가피하지만 가능한 피로도를 줄이기 위한 방안이었다. 선수들의 회복에 중점을 두면서 귀국한 날도 외박을 주며 리프레시에 최선을 다했다.

홍명보호는 경기를 하루 앞두고 결전이 열리는 용인으로 향했다. 항상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가 월드컵 예선을 소화하지 못할 정도로 망가져 용인으로 급히 변경됐다. 대표팀도 이제야 잔디를 밟는 적응 훈련을 시작한 셈이다.

다행히 잔디 탓을 할 정도는 아니다. 홍명보 감독은 미르스타디움의 잔디를 확인한 뒤 "경기하는 데 문제는 없을 것 같다"며 "우리 선수들이 유럽에 주로 있다 보니까 해왔던 잔디와 다르다. 사실상 원정 팀과 같은 입장인데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훈련에 박차를 가하려던 홍명보 감독인데 뜻밖의 도핑 테스트에 다소 계획이 틀어졌다. 당초 대표팀은 오후 3시 30분에 감독과 주장이 착석한 기자회견을 한 뒤 4시부터 최종 훈련을 진행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호흡을 맞추는 거라 국내 미디어에도 초반 15분만 공개할 정도로 집중을 요했다.

그런데 4시가 넘어서도 선수들이 훈련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무려 39분이나 늦어진 오후 4시 39분에야 26명의 선수가 모여 가볍게 런닝을 시작했다.

예상하지 못한 도핑 테스트 때문이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가 홍명보호 8명의 검사를 요구하면서 부득이하게 훈련이 지연됐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도핑 테스트는 불시에 진행한다. 오늘은 훈련 1시간 전에 통보됐고, 8명의 선수를 대상으로 한다"며 "훈련 전에 일부 선수가 진행했다. 그러나 도핑이 빠른 시간에 이뤄지지 않은 선수들에 있어 훈련 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라고 설명했다.

홍명보 감독이 직접 나서 상황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훈련 시간상 도핑을 마냥 기다릴 수 없었다. 홍명보 감독님이 KADA 측과 직접 논의해 일부는 훈련 후에 하기로 했다"며 "과거에도 경기 당일 도핑 검사를 한 적이 있다. 늘 불시에 진행하며, 현재 대표팀의 경우 홍명보 감독이 부임한 뒤로는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도핑은 체력, 심리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다. 더구나 다수가 검사 대상이 되면서 평소 진행하던 훈련 시간보다 미뤄져 리듬을 중요시 하는 선수들에게 어느정도 타격이 될 전망이다.

홍명보호도 훈련을 마치고 오후 6시에 저녁 식사를 하는 게 루틴인데 훈련 지연으로 자연스럽게 석식도 미뤄졌다. "경기 전날 컨디션 관리가 중요한데 우려가 되기도 한다"라고 관계자는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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