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빈이 13일 열린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 최종일 연장 1차전에서 우승을 확정 짓는 버디를 성공시킨 뒤 캐디와 환호하고 있다. KPGA |
'할 수 있다. 나는 무조건 된다.'
마법의 주문을 외친 장유빈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사상 첫 시즌 상금 10억원 돌파의 주인공이 됐다.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 정상에 오르며 새 기록을 작성한 그는 세상에서 가장 환한 미소를 지었다.
장유빈은 13일 부산 기장군 아시아드 컨트리클럽 파인·레이크 코스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3언더파 68타를 쳤다. 합계 9언더파 275타를 기록한 그는 동타를 기록한 장희민을 1차 연장에서 따돌리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KPGA 투어 통산 3승째를 올린 그는 우승상금으로 2억88만3889원을 받았다. 시즌 상금 10억449만8531원으로 늘린 장유빈은 사상 첫 시즌 상금 10억원 돌파 선수로 KPGA 투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나흘간 단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고 정상에 오르는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의 감격도 처음으로 맛봤다.
공동 선두로 이날 경기를 시작한 장유빈의 첫 버디는 3번홀에서 나왔다. 5번홀에서 또 1타를 줄인 그는 8번홀과 9번홀에서 2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그러나 11번홀에서 아쉬운 티샷 실수가 나왔다. 첫 번째 보기를 적어낸 그는 아슬아슬한 1타 차 리드를 이어갔다.
파 행진을 펼치던 장유빈은 14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하는 위기가 찾아왔다. 반드시 파를 잡아야 하는 상황. 장유빈은 침착하게 세 번째 샷을 붙인 뒤 퍼트를 집어넣으며 귀중한 파를 기록했다.
파5 15번홀에서 버디를 놓치는 등 장유빈이 타수를 줄이지 못하는 사이에 장희민이 치고 올라왔다. 장희민은 15번홀과 16번홀에서 2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장유빈과 함께 공동 선두로 올라섰고 연장에 돌입했다. 18번홀에서 진행된 1차 연장에서 장유빈은 두 번째 샷을 홀 옆 약 6m 거리에 붙이며 버디 기회를 잡았다. 마무리는 완벽했다. 장유빈은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기나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장유빈은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끝에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차지해 정말 기쁘다. 몇 차례 위기를 이겨내고 정상에 오른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 KPGA 투어 사상 처음으로 시즌 상금 10억원을 돌파한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된 것은 정말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 시즌 10번째 톱10을 우승으로 장식한 장유빈은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경쟁에서 한 걸음 더 앞서 나가게 됐다. 상금랭킹에서는 김민규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골프 남자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장유빈이 프로 무대에 성공적으로 연착륙하게 도운 건 김형태 한국 남자 골프 국가대표 코치다. 장유빈이 지난해 프로 대회에 출전했을 때 선배들과 경쟁하기 전부터 지고 들어가는 것을 발견한 김 코치는 '할 수 있다. 나는 무조건 된다'는 마음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김 코치 말대로 마음가짐을 바꾸자 장유빈은 펄펄 날기 시작했다. 지난해 아마추어 신분으로 군산CC 오픈 정상에 오른 뒤 프로가 된 장유빈은 올 시즌 2승을 포함해 톱10에 10번 이름을 올리는 KPGA 투어 간판선수로 거듭났다.
장유빈은 "어떤 상황에서도 나는 잘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한 샷, 한 샷 집중해 치고 있다. 후회가 남지 않도록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같을 것 같다. 계속해서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장희민은 2002년생 동갑내기 맞대결에서 아쉽게 패했다. 2022년 5월 우리금융 챔피언십 이후 2년5개월 만에 승수 추가에 도전했던 장희민은 1차 연장에서 패하며 통산 두 번째 우승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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