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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시원한 설욕전이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홍명보호'가 적지에서 크게 웃었다. 지난 2월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아픔을 안긴 요르단과의 원정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며 월드컵 3차 예선 2연승을 질주했다. 월드컵 본선 11회 연속 진출에도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딛었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요르단 암만 국제경기장에서 끝난 2026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 개최) 아시아 3차 예선 B조 3차전 원정 경기에서 이재성(마인츠)과 오현규(헹크)가 각각 전반전과 후반전에 한 골씩 터트려 홈팀 요르단을 2-0으로 완파했다.
2만5000명 만원 관중의 함성을 잠재운 시원한 승리였다.
앞서 지난달 팔레스타인과 1차전 홈 경기에서 0-0 무승부, 오만과의 2차전 원정 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둔 한국은 이번 요르단 원정까지 합쳐 2연승을 달렸다. 승점 7이 되면서 요르단(승점 4)을 제치고 B조 선두로 뛰어올랐다.
3차예선 전반부 일정에서 가장 힘들 것으로 여겨졌던 요르단 방문 경기를 낙승으로 마무리한 홍명보호는 보다 여유롭게 이라크와의 홈 4차전을 준비하게 됐다.
이라크는 3차예선 조추첨에서 톱시드 한국에 이어 2번 시드를 받은 팀이다. 2차 예선에선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3팀을 상대로 6전 전승을 챙겼다.
이번 요르단전은 3차 예선 중요한 승리 외에 8개월 전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당한 치욕을 말끔하게 갚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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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는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던 시절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당했던 0-2 참패를 설욕했다. 한국은 당시 참혹한 경기력 끝에 후반 두 골을 내주고 패퇴했다.
귀국 며칠 뒤 대회 중 선수단에서 내분이 있었던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되면서 혼란을 겪어왔다.
홍 감독 개인에게도 이번 승리는 적지 않은 의미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가 홍 감독을 선임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고, 얼마 전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에서도 불공정, 불투명한 과정 끝에 홍 감독이 취임한 것으로 결론 났기 때문이다.
다만, 대표팀의 캡틴이자 주포인 손흥민(토트넘)이 부상으로 빠진 데다, 그의 대안으로 역시 프리미어리거인 황희찬(울버햄프턴)마저 이날 전반 중반 부상 교체 아웃된 상황에서 무실점 완승을 이끌어 낸 점은 홍 감독 향한 비판 여론을 어느 정도는 희석할 만한 성과다.
홍 감독은 이날 조현우를 골키퍼로 세웠으며 백4는 왼쪽부터 이명재, 김민재, 조유민, 설영우로 낙점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2명으론 박용우와 황인범이 이름을 올렸다. 2선에 황희찬, 이강인, 이재성이 나섰다. 주민규가 스트라이커를 맡았다.
손흥민이 주로 맡았던 레프트윙은 황희찬이 담당했다.
또 '임시 주장'을 맡은 김민재가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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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은 야지드 아부라일라(골키퍼), 모함마드 아부하시에시, 압달라 나시브, 후삼 알리 아부다하브, 야잔 알아랍, 누르 알딘 알 라와브데, 알리 올완, 마흐무드 알마르디, 호마나드 아부 타하, 니자르 알라시단, 에산 하다드(이상 필드플레이어)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K리그1 FC서울에서 뛰는 알아랍은 센터백으로 선발 출전했다.
홍명보호 입장에선 이날 경기 앞두고 행운도 따랐다. 부상을 당한 요르단 공격진 '원투펀치' 무사 알타마리와 야잔 알나이마트가 모두 선발 출전하지 못했다.
아시안컵 한국과 준결승에서 첫 골을 넣었던 알나이마트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준결승 1골 1도움 주인공 알타마리는 부상에서 돌아오지 못해 출전 명단에서 빠졌다.
한국은 상대의 거친 파울에 황희찬이 경기 초반 쓰러지는 불운을 맞았다. 전반 23분 황희찬이 왼쪽 발목 부상으로 들것에 실려 나갈 때만 해도 분위기는 암울했다.
황희찬은 전반 10분 압달라흐 나시브로부터 깊은 태클을 당한 뒤 왼쪽 발목에 고통을 호소했다. 약 2분 정도 의무팀 처치를 받은 뒤 다시 경기를 소화하던 황희찬은 전반 21분 에산 하다드와 경합하다가 엉켜 넘어졌다.
황희찬은 결국 들것에 실려 나갔다. 부상으로 빠진 손흥민의 대체자가 역시 부상으로 90분 경기의 3분의 1도 소화하지 못하고 나간 것이다.
홍 감독은 즉각 엄지성(스완지시티)을 준비시켜 교체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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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핵심 미드필더 이강인이 꽁꽁 묶여 고전했으나 전반 38분 이재성이 헤더골을 폭발하며 분위기를 확 바꿔버렸다.
흐르는 볼을 설영우(즈베즈다)가 끝까지 쫓아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에 문전으로 달려 나가던 이재성이 훌쩍 뛰어오르며 머리를 갖다 대 오른쪽 골망을 흔들었다. 이재성은 A매치 12호 골을 기록했다.
홈에서 일격을 몰린 요르단은 후반 시작과 함께 갈비뼈를 다쳤던 알나이마트를 투입하며 변화를 모색했다.
들어오자마자 두 팔을 크게 휘저으며 관중석 분위기를 끌어올린 알나이마트는 후반 9분 골대 오른쪽에서 조현우까지 제쳐 알리 올완에게 슈팅 기회를 안기는 등 매서운 플레이를 펼쳤다.
그러는 사이 한국은 황희찬 대신 들어간 엄지성마처 무릎 통증을 호소, 후반 6분 배준호(스토크시티)와 교체돼 나오는 등 수난을 겪었다.
하지만 이는 행운이었다. 배준호, 그리고 그와 함께 교체투입된 오현규 등 2000년대생 두 영건이 사고를 쳤기 때문이다.
후반 23분 배준호의 패스를 받은 오현규가 골 지역 왼쪽에서 수비수 둘을 앞에 두고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골대 왼쪽 하단 구석에 꽂아 2-0을 만들었다. 지난 2022년 11월 월드컵 본선 A매치 직전 국제 무대 테스트를 받았던 오현규가 데뷔 거의 2년 만에 귀중한 마수걸이포를 터트렸다.
이후 요르단 선수들은 전의를 상실한 듯 날카로운 공격을 선보이지 못하고 패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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