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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저승사자에 당한 오타니, 벼랑 끝에 몰린 다저스… 오타니는 쫄지 않는다, “2연승이면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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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는 올해 타격에만 전념하는 자신의 재능이 얼마나 빼어나고 무서운지를 잘 보여줬다. 지난해 막판 팔꿈치 수술을 받은 탓에 올해는 투수로 나서지 않고 야수로만 출전한 오타니는 시즌 159경기에서 타율 0.310, 출루율 0.390, 장타율 0.646, OPS(출루율+장타율) 1.036, 54홈런, 130타점, 59도루, 134득점을 올리며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 수상이 유력한 가운데 개인적으로는 하나의 한도 풀었다. 2018넌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며 LA 에인절스와 계약한 오타니는 6년간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소속팀 에인절스의 전력에 구멍이 너무 많아서다. 이는 오타니가 지속 가능한 강팀으로 군림하고 있는 LA 다저스의 손을 잡은 하나의 이유로도 풀이된다.

그리고 올해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15개 팀 중 1위 승률을 기록하며 당당히 포스트시즌에 나갔다. 오타니도 메이저리그에서의 첫 가을 야구를 경험한다. 당연히 LA 다저스가 포함되는 경기는 오타니를 막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선발 1번 타자로 출전하는 오타니의 방망이가 폭발하면 상대 팀으로서는 만회를 하기 쉽지 않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는 그렇게 오타니가 중심에 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도 착실히 대비를 하고 나왔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강호 애틀랜타를 두 판 연속 이기고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한 샌디에이고는 이번 시리즈에서 오타니 봉쇄를 비교적 잘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불펜 투수들이 오타니를 잘 틀어막으면서 경기 중·후반 다저스 공격을 봉쇄하고 있다. 그 중심에서는 ‘오타니 저승사자’가 있다. 샌디에이고의 핵심 좌완 불펜인 태너 스캇(30)이 그 주인공이다. 스캇의 맹활약은 샌디에이고의 질주를 이끌고 있다.

샌디에이고는 9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LA 다저스와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6-5로 이기고 시리즈 전적 2승1패를 기록했다. 적지에서 열린 1차전을 아쉽게 내준 샌디에이고는 2차전에서 선발 다르빗슈 유의 역투와 펑펑 터진 홈런포에 힘입어 시리즈 전적을 원점으로 되돌린 것에 이어 가장 중요했던 3차전도 잡았다. 이제 샌디에이고는 10일 열릴 디비전시리즈 4차전, 혹은 12일 열릴 수도 있는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서 한 판만 이겨도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한다. 다저스는 2022년 디비전시리즈 당시에도 다저스에 첫 판을 내주고 내리 세 판을 이겨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한 바 있다.

3차전의 중요성은 누차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었던 가운데 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무키 베츠(우익수)-프레디 프리먼(1루수)-테오스카 에르난데스(좌익수)-맥스 먼시(3루수)-윌 스미스(포수)-개빈 럭스(2루수)-토미 에드먼(중견수)-미겔 로하스(유격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선발로는 올 시즌 팔꿈치 수술에서 돌아왔으나 성적이 신통치 않았던 워커 뷸러가 맡았다.

이에 맞서는 샌디에이고는 루이스 아라에스(1루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주릭슨 프로파(좌익수)-매니 마차도(3루수)-잭슨 메릴(중견수)-잰더 보가츠(유격수)-데이비드 페랄타(지명타자)-제이크 크로넨워스(2루수)-카일 히가시오카(포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선발로는 현재 선발진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 중 하나로 뽑히는 우완 마이클 킹이 중책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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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다저스가 좋았다. 오타니가 1회 킹의 위력적인 스위퍼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무키 베츠가 풀카운트 승부에서 킹의 6구째 스위퍼가 다소 가운데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잡아 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어쩌면 2차전의 복수였다. 2차전 당시 베츠의 홈런성 타구를 샌디에이고 좌익수 주릭슨 프로파가 도둑했는데, 당시 프로파는 관중들에 앞서 글러브에 공을 담고도 마치 넘어간 듯 행동해 베츠의 혼란을 샀다. 프로파는 다저스 홈팬들 앞에서 도발적인 행동을 하기도 했고, 결국 이는 가뜩이나 사이가 좋지 않은 양팀의 감정을 폭발시키는 하나의 계기가 됐다. 그러나 이번 타구는 프로파의 마지막 점프에도 불구하고 담장을 살짝 넘겼다. 베츠는 이번에도 잡힌 줄 알고 신중하게 베이스러닝을 하는 장면이 잡혔다.

하지만 킹은 흔들리지 않았고, 샌디에이고는 0-1로 뒤진 2회 대반격을 시작했다. 다저스 수비진의 자멸도 있었다. 선두 매니 마차도가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간 상황에서 잭슨 메릴이 1루수 방면 땅볼을 쳤다. 그런데 공을 잡은 1루수 프레디 프리먼이 2루로 공을 던진다는 것이 악송구가 나며 타자와 주자가 모두 살았다. 마차도가 조금 영리하게 안쪽으로 뛰며 프리먼의 송구 시야를 방해했다.

이어진 무사 1,3루에서는 잰더 보가츠가 유격수 땅볼을 쳤다. 다저스 유격수 미겔 로하스는 직접 2루를 밟은 뒤 1루로 송구를 해 더블 플레이를 만들어낸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이미 내전근 부상이 있는 로하스보다 1루 주자 메릴의 발이 먼저 2루에 들어갔고, 1루 주자와 타자 주자가 모두 사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 그 사이 3루 주자 매니 마차도는 홈을 밟았다. 야수 선택 두 개로 1점을 주고, 무사 1,2루가 됐다.

샌디에이고는 여기서 끈질기게 뷸러와 상대한 데이비드 페랄타가 결국 1루수 옆을 빼는 우익선상 2루타를 치며 두 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여 3-1로 앞서 나갔다. 샌디에이고의 기세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유격수 방면 안타가 나왔고, 카일 히가시오카가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쳐 1점을 추가했다. 여기서 2사 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뷸러의 포심패스트볼을 그대로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쳐 순식간에 6-1로 달아났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었던 타구에 펫코파크가 열광했다. 타티스 주니어의 올해 포스트시즌 4번째 홈런이기도 했다.

다저스는 1-6으로 뒤진 3회 킹을 두들겨 턱밑까지 추격했다. 선두 미겔 로하스가 안타를 치고 나갔다. 오타니는 방망이가 부러지는 상황에서도 공을 끝까지 밀어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뒤를 받쳤다. 이어 무키 베츠의 안타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내전근 상태가 더 악화된 미겔 로하스가 결국 대주자로 교체되는 일이 있었다.

프레디 프리먼이 좌익수 방면으로 잘 맞은 타구를 날렸으나 좌익수 주릭슨 프로파의 글러브에 들어갔다. 하지만 다저스는 1사 만루에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킹의 스위퍼 실투를 놓치지 않고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극적인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5-6, 1점차까지 추격했다. 킹의 주무기인 스위퍼가 떨어졌어야 했는데 가운데 몰렸고, 에르난데스의 힘은 이를 홈런으로 만들기 충분했다. 경기가 오리무중으로 빠져 들었다.

한 이닝에 대량 실점을 한 뷸러와 킹 모두 5회까지는 추가 실점을 하지 않으며 잘 버틴 가운데 양팀은 불펜 싸움에 들어갔다. 오타니는 5회 중견수 방면으로 큰 타구를 날렸으나 담장 앞에서 잡히며 아쉬움을 남겼다. 양팀 불펜 투수들의 호투 속에 7회까지 경기는 6-5, 샌디에이고의 1점 리드였다. 다저스는 1번 타자, 오타니부터 시작되는 8회가 추격의 큰 기회였다. 하지만 예상대로 샌디에이고는 여기서 좌완 태너 스캇 카드를 뽑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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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완인 스캇은 오타니에 유독 강하다. 정규시즌 10번의 맞대결이 있었는데 오타니는 9타수 1안타 1볼넷에 그쳤다. 1안타도 단타였다. 포스트시즌 들어서도 샌디에이고는 1·2차전에 모두 스캇을 오타니에게 붙여 재미를 봤다. 그리고 8회 다시 운명의 대결이 시작됐다. 이번에도 승자는 스캇이었다.

스캇은 초구 98마일 강속구를 바깥쪽에 꽂아 헛스윙을 유도했다. 하지만 오타니도 이후 두 개의 공을 잘 보며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었다. 여기서 스캇이 4구와 5구 모두 한가운데 패스트볼을 던졌는데 오타니가 모두 파울에 그치며 이제는 스캇이 우위를 점했다. 그리고 6구째 바깥쪽 슬라이더가 기가 막히며 보더라인에 꽂히며 오타니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오타니는 볼이라고 판단했지만, 그래픽상 명백하게 존 안에 들어온 공이었다.

오타니가 출루하지 못한 다저스는 8회 2사 후 프레디 프리먼이 아픈 발목에도 불구하고 중전 안타를 치며 기회를 만들었다. 여기서 샌디에이고는 마무리 로베르트 수아레즈에게 아웃카운트 네 개를 맡기는 승부수를 걸었고, 수아레즈가 네 개의 아웃카운트를 차례로 잡아내며 결국 1점차 승리를 이끌었다.

4차전에서도 가장 중요한 승부처에 오타니에게는 스캇이 따라붙을 것이다. 결국 오타니와 다저스 모두 스캇을 공략해야 하는 숙제를 안은 것이다. 다만 경기 후 오타니는 “이제 모든 것이 간단해졌다. 2연승만 하면 OK다”라고 말하며 전의를 불태웠다. 오타니는 이번 디비전시리즈 3경기에서 1차전 홈런포로 기가 막히게 출발했지만 타율 0.231, OPS 0.693으로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4차전에서도 오타니 봉쇄 여부가 승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샌디에이고 선발 마이클 킹은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5실점을 기록했으나 타선 지원을 받고 올해 포스트시즌 두 번째 승리를 기록했다. 제레미아 에스트라다, 제이슨 애덤, 태너 스캇, 로베르트 수아레스로 이어진 불펜은 말 그대로 철벽이었다. 타선에서는 타티스 주니어가 투런포를 때렸고, 마차도와 크로넨워스는 2안타, 페랄타는 2타점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반면 다저스는 워커 뷸러가 5이닝 7피안타(1피홈런) 6실점으로 제 몫을 못했고 수비와 득점권 타율도 문제였다.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마무리 마이클 코펙까지 올리며 최선을 다했으나 타선이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만루홈런, 베츠가 홈런포 포함 2안타를 기록했으나 팀 전체로는 6안타에 머물렀다.

10일 열릴 4차전에 샌디에이고는 1차전 선발로 나섰던 딜런 시즈를 예고했다. 시리즈를 4차전에서 끝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반면 선발진에 펑크가 있는 다저스는 일단 불펜데이로 경기를 꾸려가겠다고 밝혔다. 위기에 몰린 다저스와 오타니가 기사회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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