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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약 없이 안 돼' 조롱 받더니 PS 영웅 등극… 다저스 잡는 킬러, 오타니가 반격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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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5·샌디에이고)는 뛰어난 기량과 탁월한 스타성을 가진 선수로 한때 메이저리그가 미는 새로운 아이콘이었다. 엄청난 운동 능력을 바탕으로 에너지 넘치는 경기를 했다.

그의 잠재력을 알아본 샌디에이고는 메이저리그에서 162경기 풀타임 시즌 한 번 해보지 않은 타티스 주니어에게 14년 총액 3억4000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계약서를 내밀었을 정도였다. 그리고 2021년 130경기에서 42개의 홈런을 치며 내셔널리그 홈런왕에 오르면서 타티스 주니어의 전성 시대는 일찍 시작되는 듯했다.

하지만 그런 타티스 주니어에 큰 오점이 생긴 건 2022년이었다. 2021년 시즌이 끝난 뒤 오토바이를 타다 손목을 다쳤다는 의혹을 받으며 자기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손목이 회복될 때쯤에는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되며 징계를 받아 잔여 시즌을 모두 날렸다. 그 결과 2022년 1경기도 나가지 못했다. 모두가 타티스 주니어의 그 뛰어난 재능이 약물에서 온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2023년 돌아왔지만 야유가 쏟아지는 경기장도 있었고, 특히 샌디에이고의 라이벌 팀들은 더 그랬다. 타티스 주니어가 눈엣가시였던 LA 다저스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타티스 주니어가 징계 해제 후 처음으로 다저스타디움에 왔을 때는 야유와 조롱이 쏟아졌다. 타티스 주니어의 성적도 좋지 못했다. 2023년 141경기에서 타율 0.257, 25홈런, 7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70에 그쳤다. ‘약이 없으면 안 된다’는 조롱은 선수가 감수해야 할 일이었다.

타티스 주니어는 올해 102경기에 나가 타율 0.276, 21홈런, 49타점, 11도루, OPS 0.833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는 나은 성적이었지만 조정 OPS는 130으로 3년 평균 160을 기록했던 2019년에서 2021년 사이의 수치보다 크게 떨어졌다. 좋은 선수는 맞지만 3억4000만 달러를 받을 만한 선수인지는 성적에서 확신을 주지 못한 셈이다. 그런데 그 타티스 주니어가 포스트시즌에서 날뛰고 있다. 그 기세에 내셔널리그 전체 1번 시드인 다저스가 탈락 위기다.

타티스 주니어는 9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LA 다저스와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4-1로 앞선 2회 상대 선발 워커 뷸러를 상대로 장쾌한 투런포를 터뜨리며 팀의 6-5 승리에 공헌했다. 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뷸러의 패스트볼이 가운데 몰리는 실투로 들어갔는데 이를 잡아당기며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총알 타구를 만들어냈다. 타티스 주니어의 홈런에 힘입은 샌디에이고는 시리즈 첫 판을 내준 뒤 2연승으로 이제 챔피언십시리즈 진출까지 1승을 남겼다.

이는 타티스 주니어의 이번 포스트시즌 4번째 홈런이기도 하다. 타티스 주니어는 지난 2일 열린 애틀랜타와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에서 홈런을 기록했고, 이후 좋은 감을 유지하더니 7일 다저스와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홈런 두 방을 쏘아 올리며 대활약했다. 그리고 이날 두 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렸다. 다저스에 유독 강한 면모를 가지고 있는 타티스 주니어가 다저스를 사지로 밀어 넣은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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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티스 주니어는 이번 포스트시즌 5경기에서 타율 0.556(18타수 10안타), 4홈런, 7타점, 3볼넷을 기록 중이다. 삼진은 아직 하나도 없다. 출루율은 0.636, 장타율은 0.1333으로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무려 1.969에 이른다. 결정적인 순간 홈런을 터뜨리며 스타성을 과시하고 있기도 하다.

전체 포스트시즌 성적도 가공할 만하다. 큰 무대에 강하다는 인상을 주기는 충분해 보인다. 타티스 주니어는 포스트시즌 통산 타율 0.425, 출루율 0.531, 장타율 0.975, OPS 1.506을 기록 중이다. 그리고 전체 타석 중 12.2%의 타석에서 홈런을 쳤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가을의 전설들도 타티스 주니어처럼 홈런 비율이 12.2%를 기록한 선수는 없었다.

그런 타티스 주니어와 기세를 타고 빅이닝을 곧잘 만들어내는 샌디에이고의 기세에 내셔널리그 1번 시드인 다저스가 탈락 위기다. 다저스는 최근 2년 연속 디비전시리즈에서 업셋의 수모를 겪었다. 2022년은 샌디에이고에 1승3패, 2023년은 애리조나에 3패로 탈락했다. 어려운 경기였던 1차전을 잡으며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줬지만, 타티스 주니어를 막아내지 못하면서 2·3차전을 내리 내줬다.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많은 다저스는 1차전에 야마모토 요시노부, 2차전에 잭 플래허티, 3차전에 워커 뷸러 순으로 나섰다. 10일 펫포파크에서 열릴 4차전 선발이 마땅치 않아 불펜데이를 진행할 예정이다. 부상으로 이탈한 타일러 글래스나우와 개빈 스톤, 그리고 클레이튼 커쇼의 공백이 커 보이는 가운데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불펜 운영에 관심이 몰린다. 반대로 샌디에이고는 1차전 선발로 나섰던 딜런 시즈가 등판해 아예 4차전에서 판을 접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결국 다저스로서는 타격이 시즈를 공략해 시리즈를 5차전으로 끌고 가야 한다. 하위 타선 쪽의 문제는 여전한 가운데 역시 MVP 트리오의 활약이 반드시 필요하다. 오타니 쇼헤이는 3차전까지 OPS 0.693, 무키 베츠는 0.885, 프레디 프리먼은 0.546을 기록 중이다. 오타니는 2·3차전에서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베츠는 1·2차전 성적이 좋지 않다가 3차전에 홈런으로 반등했다. 프리먼은 발목이 좋지 않아 지금 정상적인 타격 컨디션이 아니다.

결국 오타니에게 걸리는 부담감이 커지는 가운데, 타티스 주니어 이상의 스타성을 가지고 있는 오타니가 팀을 벼랑에서 구해내며 그 스타성을 다시 발휘할지도 4차전 관전 포인트다. 오타니는 3차전 종료 후 "2연패를 당한 건 이미 일어난 일이다. 이제 간단하다. 남은 두 경기를 이기는 것만 남았다"면서 "전반적으로 샌디에이고가 정말 승리를 원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분위기가 좋다. 우리도 그 열정에 맞게 잘 하고 있다. 팀 전체적으로 분위기를 바꾸려고 정말 열심히 싸웠다. 다음 시리즈로 가는 데 있어 우리 쪽으로 다시 흐름을 가져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의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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