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를 이끄는 외국인 선수 세징야(왼쪽)와 에드가. 남은 기간 K리그1 잔류에 총력전을 펼친다. /프로축구연맹·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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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대구FC는 승강제가 도입된 2013시즌 13위에 그치며 2부 리그로 자동 강등됐다. 2014~2015시즌 2년 연속 1부 승격에 실패한 대구는 2016년 구단 역사를 바꿀 선수를 영입한다. 브라질 명문 코린치안스 출신으로 자국 리그에서 큰 빛을 보지 못하고 한국 2부 리그를 노크한 세징야(35·브라질)다. 그는 그해 11골 8도움을 올리며 대구를 1부로 끌어올렸다.
세징야와 함께한 대구는 시민 구단이라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도 그 후 7시즌 동안 1부에서 버텼다. 2018년부터 대구 유니폼을 입은 스트라이커 에드가(37·브라질)도 꾸준한 득점포로 힘을 보탰다. 대구 구단 유일한 우승 트로피는 2018년 FA컵(현 코리아컵). 당시 울산과 맞선 결승 1~2차전에서 세징야와 에드가는 각각 2골씩 넣으며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다.
올해 세징야는 대구에서 9번째 시즌, 에드가는 7번째 시즌을 맞았다. ‘대팍(홈 구장 DGB대구은행파크)’의 왕이라 불리며 대팍 앞에 동상을 세우자는 팬들 요청이 빗발치는 세징야는 출장(260경기)과 득점(99골), 도움(65개) 모두 대구 구단 최다 기록을 보유한 레전드다. 득점과 도움은 각각 역대 외국인 선수 3위 기록. 득점(1위 데얀 198골)은 어렵겠지만 도움(1위 몰리나 69개)은 역대 최고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크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
대구는 지난 시즌 K리그1(1부) 12팀 중 선수 연봉 총액이 11위(총액 84억원·선수당 평균 2억원)에 그쳤지만, 세징야에겐 K리그 최고 연봉(15억5000만원)을 안기며 융숭한 대접을 해줬다. 포르투갈과 UAE, 튀르키예, 카타르, 태국 리그 등을 전전하다 대구에 정착한 에드가도 K리그 통산 48골 19도움을 올리며 오랜 시간 최전방에서 활약하고 있다.
어느덧 둘다 30대 중후반 베테랑이 됐지만, ‘달구벌 삼바 듀오’ 위력은 여전하다. 세징야는 올 시즌 공격포인트(18개·11골 7도움) 리그 2위를 달리고, 주로 교체로 들어가는 에드가는 4골 1도움을 올렸다.
지난 6일 전북과 벌인 2024 K리그1 33라운드 홈 경기는 세징야와 에드가를 위한 무대였다. 대구는 세징야와 이탈로의 연속 골로 2-0으로 앞서다 연속 3골을 허용하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경기 시간도 얼마 남지 않은 이 절체절명 순간에 대구는 후반 43분 에드가를 교체로 투입했다. 장신(191cm)을 활용해보겠다는 심산. 에드가는 교체로 들어간 4분 뒤 세징야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동점을 만들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후반 51분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어 크로스를 올리는 척 수비수를 제쳐낸 뒤 정확하고 빠른 패스를 골문 앞으로 연결, 박세진이 극적인 ‘극장 역전골’을 만들어 내도록 도왔다. 짜릿한 4대3 재역전승.
대구 홈 관중들은 두 선수 이름을 외치며 이날 명승부를 만끽했다. 세징야는 지난달 21일 FC서울과 홈 경기에서도 후반 추가 시간 벼락같은 중거리 슛으로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내며 팀을 패배 위기(1대1 무승부)에서 구출한 바 있다.
대구는 이번 시즌 주로 10~12위에 머물며 좀처럼 강등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최근 6경기 4승2무로 상승세를 달리던 전북을 잡으며 9위로 뛰어올랐다. K리그1은 이제 7~12위 팀끼리 잔류 경쟁을 벌이는 파이널 라운드 5경기만 남았다.
12위는 자동으로 2부로 떨어지고, 11위는 2부 2위, 10위는 2부 3~5위 간 플레이오프 승자와 각각 승강 플레이오프를 벌이는 구조. 승점 38(9승11무13패)인 대구는 10위 전북(승점 37), 11위 대전(승점 35)과 승점 차가 크지 않아 벼랑끝 승부인 승강 플레이오프를 피하기 위해선 어떻게든 지금 자리(9위)를 지켜야 한다. 세징야와 에드가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대구는 올 시즌 17경기 중 10경기를 매진시키며 홈 평균 관중 4위(1만1190명)를 달린다. 두 장수 외국인 콤비의 오랜 활약 공이 크다는 평가다. 세징야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항상 우리에게 응원을 보내는 팬들을 행복하게 해 드리고 싶다”며 “남은 5경기 모두 결승전이란 각오로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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