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나연 기자] 배우 함은정이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각오와 바람을 전했다.
최근 함은정은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KBS1 일일드라마 ‘수지맞은 우리’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수지맞은 우리’는 추락한 스타 의사 진수지(함은정 분)와 막무가내 초짜 의사 채우리(백성현 분)의 신개념 가족 만들기를 다룬 작품.
지난 3월 첫 방송된 ‘수지맞은 우리’는 총 128부작으로, 지난 4일 마지막회가 공개되며 약 반년간의 여정에 막을 내렸다. 주인공 진수지 역으로 극을 이끌었던 함은정은 “솔직하게 아직 끝난것 같지 않다. 실감이 안나는데 많은 분들이 잘 봤다고 얘기많이 해주셨다. 감개무량하다. 제가 아직은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어서 시원섭섭하지는 않다.아마 2주 후에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청자들로부터 ‘이 드라마는 뭔가 다르고 신선하고 재밌다’는 평을 들을때 가장 기분이 좋았다는 그는 “보통 결혼이 엔딩 때 나오는데 ‘수지맞은 우리’는 3, 40부에서 결혼을 했다. 중간에 클리셰가 나올 때 다르게 연기를 표현하려고 했고, 촬영하시는 감독님도 다르게 해보려고 노력했다. 그걸 알아봐주시는 게 좋았다”며 “KBS에 출입할 때 출입증 주시는 분과 몇년 동안 인사를 했는데 이번에는 ‘수지씨 재밌어요, 너무 잘보고있어’라고 해주시더라. 드라마를 많이 제작하는 방송국에 계시는분이지 않나. KBS에 다니면서 그런 얘기를 들은적 없었는데 이번드라마는 재밌게 보셨구나 하는걸 거기서 느꼈다”고 뿌듯함을 전했다.
함은정은 이번 작품을 통해 ‘인수대비’ 이후 13년만에 백성현과 다시 부부 호흡을 맞추게 됐다. 그는 “‘인수대비’에서도 부부로 24부를 같이했다. 티아라가 인기 좋을때라 야외촬영 나갈 스케줄이 안 될 정도로 바쁠 때였다. 20대 초중반 청춘일 때 만났다가 30대 중반 때 얘는 결혼하고 애아빠가 돼서, 저도 공중전까지 끝난 상태에서 겸허해진 상황에서 만나서 재밌었다. (백성현이) 결혼할 때도 제가 축가 부르러 가고 SNS 친구라서 근황을 서로 알고 있었다. 한 가족이 돼서 9개월 이상을 파트너로 연기하게 된다는 걸 알았을때는 너무 좋았다”며 “보통 인연 아니라고 했다. (백성현이) 드라마에서 결혼 두번했는데 다 저랑 했다더라. 윤다훈 선배님도 드라마에서 딸의 결혼식에 가는 장면을 저랑만 해봤다고 하시더라. 감독님도 1순위 배우만 캐스팅 됐다고 하셨고, ‘수지맞은’것처럼 잘 모였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배우들간의 끈끈함을 전했다.
첫 방송을 12.6%로 시작했던 ‘수지맞은 우리’는 대선 및 2024 파리 올림픽 중계 등으로 여러 차례 결방을 겪어야 했음에도 최고 15.9%를 기록하며 선방했다. 특히 최근 KBS 일일드라마가 6%대까지 떨어지면서 침체기를 겪고 있는 만큼 ‘수지맞은 우리’의 15% 돌파 소식은 배우들에게도 큰 힘이 됐다. 함은정은 “여러모로 겸허해지는 드라마다. 분위기가 좋았다. 성현이하고 저는 없는 애정신도 젆고 감독님과 치열하게 얘기하면서 다르게 해보려고 했다. 그래서 15%가 넘었을 때 감격이 어떤 상을 타는 것보다 훨씬 좋았다”고 기뻐했다.
그는 “처음에 시청률에 대한 부담감이나 책임감은 없었다. 함부로 생각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주어진 대본에 연기나 잘하자. 그러고 나서 그 뒤를 생각히자’ 주의라 시청률을 끌어올려야 겠다는 생각은 안 했다. 일일드라마가 기본적인 시청률이 있으니, 더 유입되게 하자는 목표는 있었다”면서도 “(시청률보다는) 대본 대로, 대본 이상으로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근데 반응이 오기 시작하니까 저도 신경 안 쓸수 없게 돼서 ‘이번주 에피소드 뭐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 그 다음부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SNS를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수지맞은 우리’는 함은정에게 있어 ‘속아도 꿈결’, ‘사랑의 꽈배기’에 이어 세 번째 일일드라마다. 그 전까지 여러 미니시리즈에서 주연으로 활약했던 그는 처음 ‘속아도 꿈결’에 조연으로 출연했을 때 “전화를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대부분 일일드라마 조연에서 시작해서 미니 시리즈로 간다는데 ‘왜 너는 미니시리즈를 하다가 일일드라마를 하냐’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 그런데 저는 반대로 생각했다. 제가 항상 티아라라는 이름 때문에 운 좋게 주인공을 많이 맡게 됐다고 생각했는데, 티아라를 뗐을 때 조연으로 제의가 들어온 게 신선했다. 조연이라 배울수있는 게 있다고 생각해서 흔쾌히 감사하다고 했다. 출연료 차이도 크게 겁 나는 부분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누군지는 알겠는데 어떤 연기를 어떻게 했는지는 정보가 없다. 그걸 쌓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러려면 리셋 해야한다고 생각해서 신인의 마음으로 했다. 조연상도 그 해에 받았고, ‘사랑의 꽈배기’ 주인공을 맡게 됐다. KBS 일일드라마 주인공은 ‘사랑의 꽈배기’가 처음이다. 그때는 멋 모르고 했고 이제야 ‘주인공은 이런거구나’라는 걸 알게 됐다. 사람들은 제가 일일드라마를 많이 한 걸로 아시는데, 그게 더 부담이었다. 그래서 일일드라마 주인공을 많이 했던 성현이한테 기대고 ‘선배’라고 불렀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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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정신과 의사라는 전문직 캐릭터를 연기했던 함은정은 “전문직 역할을 맡고 싶은 로망이 있었다보니 좋았다. 의사 특성상 절대 흉내내거나 가벼이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 어디까지 표현되고 어떻게까지 전달될지 모르겠지만 행하는 사람으로서는 가벼이 하고싶지 않아서 최대한 주어진 시간 내에서 정신과 선생님께 자문 구하고 대본 보여드리면서 뜻을 물어봤다. 상담도 받아보고 문진표를 작성하거나 책도 보면서 노력했다. 스타일 면에서도 신경 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함은정은 지난 1996년 KBS1 ‘신세대 보고 - 어른들은 몰라요’에 출연하며 아역배우로 데뷔했다. 하지만 2009년 걸그룹 티아라로 데뷔한 뒤 다양한 히트곡이 큰 사랑을 받게 되면서 대중들에게는 ‘배우 함은정’보다는 ‘티아라 은정’이라는 이름이 더 잘 알려지게 됐다. 티아라가 아닌 배우로서 완전한 독립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티아라 때도 갖고있었다”고 밝힌 그는 “아역 출신이고 오디션이나 미팅도 보고 티아라 전에 역할을 따냈던 경험도 많은데, 티아라때 맡는 영역 많아진다는 걸 확연히 느꼈다”며 “티아라라는 네임이 없이 함은정으로 홀로서기 하는건 쉽지 않다는 걸 알았다. 설령 티아라는 이름으로 운좋게 계속 연기를 한다고 해도 나중에 결혼하고 애 엄마가 되고 나이가 40대, 50대가 됐을때도 과연 아이돌일 것인가에 대해서는 준비해야하지 않을까, 밑에서부터 실력 자체를 쌓아 올려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고 싶었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는 “당연히 그렇게 해야한다고 생각했고, 그걸 하고싶은대로 했고, 후회는 없다. 너무 잘한 선택같다. ‘굳이 그랬어야 했냐’는 의견도 있지만, 제가 작년에 ‘타로’라는 OTT 드라마를 촬영했다. 그런데 분명히 일일드라마와 다른 게 있더라. 저는 둘 다 할 수 있는 배우이고 싶다. 쓰임새에 따라서 다양해 질 수 있는 실력을 만들고 싶다. 그러려면 해봐야하는데 겁먹거나 없어 보일 것 같은 두려움이 있지 않나”라며 “연기가 좋아서 매니저 없이 혼자 짐싸들고 다닐 때를 생각하면 그런 건 중요하지 않더라. 오히려 용감해졌다. 애 있는 유부녀 역할을 하면 아이돌 생각도 안 나고 좋지 않나? 싶었다. 그런데 이 와중에 티아라 일이 생겨서 너무 다행이더라. 여러가지를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어서 좋다”고 기뻐했다.
함은정은 ‘수지맞은 우리’를 끝마친 뒤 오는 7일 마카오에서 티아라 15주년 기념 팬미팅을 개최하고 팬들과 직접 만난다. 함은정은 “중국 포토카드 굿즈 이벤트였는데, 처음에 팬미팅으로 기사가 났다. 그래서 팬미팅스럽게 해드려야 하는 게 아닌가 해서 라이브를 준비했다”며 “마지막으로 티아라 활동을 했던 지연, 큐리, 효민, 은정 4명이서 함께 한다. 전부터 2세대 아이돌들이 컴백할 때 아시아 투어 제안이 꾸준히 있었다. 게속 못하다가 굿즈 이벤트라고 가볍게 생각했다가 커진 상황인데 너무 좋다. 이러면 내년에도 티아라 일들이 잘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 신곡 제안도 몇번 있었는데, 제가 일본에서 솔로 활동을 조금씩 하고 있다. 티아라도 하면 더 좋을 것”이라고 바람을 전했다.
다만 재결합에 대해서는 “(멤버들끼리) 재결합에 대한 얘기는 하지 않고, 일이 들어오면 서로 공유한다. 각자 일을 하다가 멤버들끼리 얘기한 뒤 회사에 전달드린다. 애정과 마음이 없으면 안 되는 일이다. 누군가 컨트롤 타워가 돼서 끌어주는 게 아니지 않나. 그래도 신곡도 없는데 이렇게 계속 공연 제의가 들어오는게 정말 감사하다. 저는 한국에서 하고싶다. 팬들이 너무 슬퍼하더라. 해외만 가니까. 우리 세대 때 노래를 들으신 분들이 오셔서 즐기는 자리도 되고, 추억거리를 줄 수 있는 아이콘처럼 콘서트를 열수있다면 얼마나 큰 일이겠냐. 누구나 다 아는 노래를 갖고 있다는 게 아무나 하는건 아니니까, 그게 좀 아쉬워서 (국내 콘서트를) 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그러면서 “저는 얻어 걸릴 때가지 계속 할 거다. 하다보면 잘 되겠죠. 이전에 ‘Re:T-ARA' 발매했을 때 작게 콘서트를 하긴 했었다. 그거 말고 로드맵 짜서 정식으로 프로모션도 하는 공연이 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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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각자의 위치에서 솔로 활동을 이어가는 사이 지연부터 멤버들의 결혼 소식도 하나 둘씩 들려왔다. 함은정은 “2가지 면모가 있다. 그러고 싶은데 일을 할 수 있는 데까지 최대한 하고싶다.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마음도 있지만 티아라 없이도 혼자 일일드라마를 해왔는데 조금 더 많이 하다가 가고싶다. 욕심이다. 언니들은 ‘말한대로 다 안 된다’고 해서 두렵긴 한데, 그래도 그렇게 해보고 싶다. 아역부터 시작해서 티아라 활동도 10년 넘게 했는데 (결혼이) 제 분야를 너무 많이 침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일 욕심이 많아서 제 일을 조금 더 단단히 하고 가고싶은 개인적인 욕심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결혼한 멤버들을 보고 결혼에 대한 자극을 받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그렇진 않다. 각자 장단점을 이해하고, 각자의 인생이 있다. 내 파트가 저 파트를 맡고 싶어도 나한테 그 파트가 오지 않으면 ‘이 파트는 쟤 거야’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그 친구의 인생’, ‘그 언니의 인생’ 이렇게만 보이지 ‘나도 그러고 싶다’ 하는 건 없다. 멤버들끼리 생각하는 게 너무 달랐다는 걸 최근들어 더 느끼고있다. 어떻게 이렇게 다채로운데 한 팀에서 조화로웠는지 신기할 정도”라고 멤버간의 각기 다른 가치관을 전했다.
아역부터 무려 30년간 연예계 활동을 이어온 함은정은 타이라가 아닌 배우 함은정으로서 해보고싶은 작품을 묻자 “사극을 워낙 좋아한다. 엣날부터 하고싶었다. 전문직도 한 번 더 하고 싶다. 정통 멜로도 너무 하고 싶은데 요즘엔 없더라. 저는 사실 감정이 섬세하게 많이 나오고 깊게 들어가서 연기하는 걸 좋아하는데, 그런 걸 해볼 기회가 없던게 아쉽다. 그래서 로망이 아닐까 싶다. 악역하면 잘할것 같다고도 하더라. ‘여명의 눈동자’ 최시라 선배님같은 흑화 연기도 하고싶다. 산전수전 공중전 다 나오는, 문학적이고 울림있는 드라마가 있으면 좋겠다”면서도 “그런 것 따지지 않고 하겠다. 작품이 귀하지 않나. 어떤 배우가 와서 어떤걸 만드느냐에 따라서 환경이 많이 바뀐다는 걸 많이 배우게 됐다. 일당백을 한번 해 보자. 그걸 먼저 배우는 게 지금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30년에 대해서는 “내년에 당장 어떻게 될지 예상할 수 없지만, 일상생활도 잘 표현해낼수있는 배우가 되고싶다. 독립도 한 달 전에 처음 했다. 해보고 알았는데 20대때 사회에 나와서 할 수 있는 걸 안 해봐서 그런 능력이 없었더라. 그래서 나중에 나이가 들고 결혼도 하고 아이 낳고 그렇게 일상 생활을 누릴 수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다 잘 겪어보고 나서 표현에 녹여내고 싶다. 알기때문에 덜 거짓이고, 더 리얼하게 표현할수 있는 지점이 실생활에서 많이 생기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어릴때 티아라 활동이 바빠서 아무것도 못했었다 보니 많이 느끼고 경험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마스크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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