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7 (월)

장윤정 논란 갑론을박…“수천만원 받으며 립싱크?” vs “MR 일반적·비난은 가혹”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가수들 행사 립싱크 ‘뜨거운 감자’

책임감 가져야 vs 현장 이해해야

헤럴드경제

장윤정[KBS 캡처]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출연료 수천만원 받으며 립싱크?” vs “무대 환경 이해해야”

명실상부 ‘트로트 여왕’ 장윤정의 립싱크 논란이 관련 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일각에선 행사 출연료만 수천만원을 받으며 립싱크를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는 반면 노래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지도 않은 상황에서 라이브만 강요하는 것도 무리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논란의 시작은 지난달이었다. 각종 이슈가 올라오는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을 중심으로 장윤정의 립싱크 논란 영상이 게재되면서다. 해당 게시물들은 장윤정이 지난 8월 인천의 한 행사장에서 립싱크를 했다고 지적,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업계에선 이 영상을 완전한 립싱크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립싱크 논란 영상에서 장윤정은 ‘사랑아’ MR(반주 음원)에 라이브로 노래했다. 다만 이 반주 음원엔 기존 녹음된 목소리가 일부 깔려 있어 대중이 생각하기엔 100% 라이브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업계와 대중의 시각차가 부딪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립싱크’라고 하면 AR(가수가 부른 노래와 음악이 모두 녹음된 것)을 틀어놓는 만큼 장윤정의 무대를 완전히 립싱크라고 치부하긴 어렵다.

이런 이유로 인해 대중음악계 공연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일각에선 나날이 치솟는 행사 출연료를 언급, 책임감을 강조한다. 전국 각지의 행사를 담당하는 한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TV조선의 ‘미스터 트롯’, ‘미스 트롯’의 인기 이후 해당 프로그램 출연자를 비롯해 이름이 알려진 가수들의 출연료가 해가 다르게 뛰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가수라면 3000만원 이상인데 이런 고액의 출연료를 지급하는 만큼 관객들이 요구하는 무대를 보여줘야 하는 책임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행사 출연료는 규모와 친분에 따라 소폭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고정값’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역 행사에서 ‘이름만 들어도 아는’ 톱티어 트로트 가수들의 경우 행사 한 번에 5000만원을 가져가는 경우도 많다. 물론 K-팝 그룹은 이의 두 배 수준이다.

또 다른 행사 관계자도 “주최사의 입장에선 엄청난 수준의 출연료를 주고 가수들을 섭외하는 만큼 소위 말해 주는 만큼 무대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라는 마음도 크다”고 말했다.

헤럴드경제

하지만 업계에선 우후죽순 쏟아지는 행사에선 아무리 큰 무대를 꾸며 놓는다 하더라도 음향 등 무대 환경이 여의치 않은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무대 환경을 공연장처럼 최적화할 수 없는 이유도 분명하다. 정해진 예산 안에서 가수들의 섭외 출연료에 막대한 비용을 지불했기 때문에 빚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다. 주최 측에선 최대한 많은 관객을 끌어오기 위해 수천 만원의 출연료에 예산을 ‘올인’해 가수를 섭외하나, 이로 인해 무대 환경까지 신경쓸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는 항변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한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섭외를 해서 막상 행사장에 가보면 도무지 노래조차 할 수 없는 환경일 때도 많고, 무대 뒤 다른 공간에서 엄청난 소음과 각설이 공연 등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라이브를 온전히 소화하기 힘든 경우도 많다”고 말한다. 이런 이유로 목소리가 깔린 반주 음원을 틀고 라이브 공연을 하는 경우는 숱하다.

장윤정의 소속사 티엔 엔터테인먼트 역시 “다수의 가수가 댄스 등을 함께 소화해야 하는 무대에서는 상황에 따라 라이브 MR을 사용하는 것처럼 장윤정씨 또한 행사 진행 시 춤을 추며 관객들과의 호응을 끌어내기 위해 큰 볼륨의 도움이 필요해 댄스곡에 한해서 목소리가 반주에 깔린 음원을 틀고 라이브로 노래하고 있다”고 했다. 또 “간혹 컨디션이 좋지 못하거나 현장 음향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을 때 도움받는다”고 했다.

업계에서도 이런 상황은 대체로 이해하는 편이다. 한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야외 행사에선 돌발상황과 변수가 많아 MR 사용이 일반적이고 격한 안무를 동반해야 하는 가수들의 경우 목소리를 입힌 반주 음원을 쓰는 것이 잘못이라고 볼 수 없다”며 “이것이 논란이 된다면 대중음악계 가수들 대다수는 활동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장윤정에게 쏟아진 논란을 일각에서 가혹하다고 보는 것 역시 이런 이유에서다. 일부 곡에서 목소리를 입힌 반주 음원을 사용했을 뿐 100% 립싱크는 아니기 때문이다. 소속사 측 역시 “음원을 틀고 입만 벙끗하는 립싱크는 절대 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장윤정이라는 가수가 쌓아온 그간의 이미지로 인해 논란이 커졌으리라 본다.

익명을 요청한 한 관계자는 “‘행사의 여왕’, ‘라이브의 여왕’이라는고 불리며 노래 잘하는 가수로 워낙 정평이 나있기 때문에 이번 논란 역시 더 커졌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특히 일부 관객 입장에선 높은 신뢰에 대한 배신감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했다.

shee@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