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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최경주 선배처럼 퍼트했더니, 버디만 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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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최경주(왼쪽)와 장유빈이 4일 KPGA 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 10번홀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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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 선배와 처음 동반 라운드를 했는데 너무 긴장해서 많은 대화는 못했어요. 그런데 저와 똑같이 집게 그립으로 퍼팅해서 잘 살펴봤죠. 그리고 부드러운 리듬을 따라 했더니 오늘 버디만 5개를 잡았네요."

4일 경기 여주 페럼클럽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 KPGA 투어 대상 포인트 선두를 달리는 장유빈이 까다로운 러프로 무장한 페럼클럽에서 무결점 플레이로 선두권에 올라섰다.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적어내 중간합계 7언더파 137타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전반적으로 샷이 너무 잘됐다. 긴 러프를 피해 페어웨이에서 그린을 노렸더니 버디 기회가 많이 왔다"고 돌아본 장유빈은 "이 코스는 안전하게 그린을 노리고 파 또는 버디를 잡는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KPGA 투어 대상 포인트 1위, 상금랭킹 2위를 달리는 장유빈은 하반기 초반부터 욕심을 내다 두 번이나 컷 탈락을 당하는 등 잠시 부진했지만 대선배인 최경주 앞에서 우승 기회를 잡았다. 장유빈은 "당시 욕심이 과했다. 이번 시합부터는 매 대회, 18홀, 매 샷에만 집중하는 것이 경기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경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장유빈의 무결점 경기는 함께 라운드한 최경주 덕분이다. "최경주 선배와 처음 동반 라운드를 했다. 어제는 정말 많이 떨렸고 긴장됐다. 한편으로는 '내 실력을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도 했던 것 같다"고 돌아본 장유빈은 "그래서 더 열심히 치려고 했다. 드라이버샷이 잘 맞았을 때에는 '뷰티풀'이라고 얘기해주셔서 힘이 더 났다"고 설명했다.

장유빈은 큰 결점이 없는 선수로 유명하다. 평균 드라이버샷 비거리가 무려 313.8야드로 1위다. 아이언샷도 좋아 그린적중률도 73.73%로 16위에 평균 버디 수도 2위다. 당연히 평균 타수도 69.50타로 1위. 딱 하나 늘 불안한 부분이 있다. 장유빈의 평균 퍼트 수는 1.72개로 6위지만 여전히 가장 자신감이 없는 부분이 퍼트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 최경주와 함께 경기하며 해답을 찾았다. 직접 물어보고 배운 것은 아니지만 장유빈은 라운드 내내 자신과 똑같이 '집게 그립'을 잡고 퍼팅하는 최경주 모습을 유심히 살펴봤다. "제가 중학생 때 퍼트를 정말 못했다. 입스가 올 정도로 불안했다"고 돌아본 장유빈은 "집게 그립으로 바꾼 것은 8년쯤 됐는데 전 아직도 손을 많이 쓰고 템포가 빠르다. 그런데 똑같이 집게 그립을 잡은 최경주 선배의 퍼팅을 보니 여유 있고 부드러웠다"고 설명했다. 그야말로 해답을 찾은 느낌이었다. 이날 장유빈은 '최경주식 퍼트 리듬'을 바로 따라 했고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아내는 원동력이 됐다.

장유빈의 멘탈도 주목받았다. 장유빈은 대회 1라운드 때에는 성적보다는 '오구 플레이'로 주목받았다. 13번홀에서 벙커에 빠진 볼이 자신의 것인 줄 알고 쳤다가 그린에서 아닌 것을 확인하고 자진 신고를 한 뒤 다시 자신의 볼을 찾아 파를 잡았다. 결과는 2벌타를 받아 더블보기. 단 한 번의 방심에 2타를 잃었으니 어떤 대회보다 아쉬움이 컸다.

장유빈은 "'어차피 내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인정하는 게 내 골프 인생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한 번 더 확인을 안 하고 친 게 실수라고 생각하니 오늘은 마음 편하게 경기를 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오늘 13번홀 티박스에서는 "벙커 쪽으로 치지 말자고 생각했고 파를 잡았다"며 "사실 오늘은 평소와 다르게 공에 점을 하나 더 찍었다"며 웃어 보였다.

'대회 호스트' 최경주는 1타를 잃고 중간합계 3오버파 147타로 이 대회에서 4년 만에 컷통과에 성공했다. 첫날 선두였던 이수민은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중간합계 6언더파 138타로 단독 2위, '1974년생 베테랑' 황인춘이 샷이글 등 2타를 줄여 중간합계 5언더파 139타로 단독 3위에 올라 우승에 도전한다. 황인춘은 "욕심부리지 않고, 페어웨이를 지키고 그린에 공을 올리는 전략이 잘 맞았다. 퍼트감까지 좋아 오늘 타수를 줄였다"고 돌아봤다.

[여주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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