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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쉬워 보이죠?" 왜 美는 오타니에 경악하나…'87년 만의 대기록' 도전 자체가 기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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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참 쉬워 보이게 하죠?"

LA 다저스 크리스 테일러가 팀 동료 오타니 쇼헤이의 플레이를 지켜보며 툭 던진 말이다. 오타니는 올 시즌 내내 미국 메이저리그를 발칵 뒤집어놓고 있다. 경기에 출전할 때마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쓰고 있어서다. 오타니는 이미 54홈런-57도루를 달성하면서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로 50홈런-50도루를 달성했다. 50홈런과 50도루를 각각 달성한 타자는 있어도 두 기록을 동시에 달성한 것은 그동안 말도 안 되는 일로 여겨졌는데, '유니콘' 오타니에게는 가능한 일이었다. 오타니는 역대 최초 55홈런-55도루까지도 홈런 1개만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미국 언론의 관심은 현재 55홈런-55도루 달성 여부보다는 내셔널리그 타격 3관왕 달성 여부를 더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일단 타격 3관왕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된 과정부터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오타니는 지난 19일(한국시간) 마이애미 말린스와 원정경기에서 6타수 6안타(3홈런) 10타점 2도루 맹활약하면서 51홈런-51도루를 기록해 50-50 달성 과제를 해결한 이후부터 더 미친 듯이 안타를 생산하고 있다. 19일 경기 전까지 시즌 타율 0.287를 기록하고 있었는데, 최근 8경기에서 35타수 24안타(타율 0.686)라는 믿을 수 없는 성적을 내면서 시즌 타율을 0.309까지 끌어올렸다.

오타니는 28일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 경기에서도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1홈런) 4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11-4 대승을 이끌었다. 히트 포더 사이클에 3루타 하나가 모자란 활약이었고, 54홈런-130타점을 달성하면서 두 부문에서 내셔널리그 선두를 굳게 지켰다. 28일 기준으로 홈런 부문에서는 2위 마르셀 오수나(애틀랜타, 39홈런)를 크게 따돌렸고, 타점 부문 역시 2위 윌리 아다메스(밀워키, 111타점)와 격차가 크다.

타격 3관왕은 타율과 홈런, 타점 1위에 올라야 한다. 오타니는 현재 타율 부문에서는 내셔널리그 2위에 올라 있다. 1위는 빅리그를 대표하는 교타자 루이스 아라에스(샌디에이고 파드리스)다. 아라에스는 28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원정 경기에서 5타수 3안타를 기록하면서 시즌 타율을 종전 0.312에서 0.314로 끌어올렸다. 오타니는 7리에서 5리 차로 아라에스와 격차를 좁히긴 했지만, 아라에스의 뒷심도 만만치 않아 역전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내셔널리그 마지막 타격 3관왕은 1937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조 메드윅이었다. 오타니는 메드윅 이후 87년 만에 내셔널리그 타격 3관왕의 명맥을 잇고자 한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타격 3관왕을 차지한 사례는 모두 12차례 있었고, 선수 10명이 영광을 누렸다. 메이저리그는 타점이 공식 기록으로 인정된 1920년 이후만 타격 3관왕을 집계한다. 양대 리그를 통틀어 마지막 타격 3관왕은 2012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미겔 카브레라(아메리칸리그)였다. 카브레라 이후 12년째 트리플크라운 달성 선수 자체가 안 나오고 있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는 나란히 정규시즌 2경기씩 남겨두고 있다.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 샌디에이고는 와일드카드 진출을 확정해 주축 선수들을 무리하게 기용할 이유는 없는 상황이다. 그래도 오타니는 55홈런-55도루와 타격 3관왕 도전을 위해 정규시즌 남은 경기에 모두 나설 계획을 밝혔다. 아라에스는 남은 2경기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타율을 관리하는 방법도 있는데, 2년 연속 200안타 달성까지 안타 단 1개를 남겨둔 상황이라 출전 강행 의지가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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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에스는 타격왕 및 200안타 도전과 관련해 "감독님이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나는 29일과 마지막 경기 모두 뛸 준비가 돼 있다. 나는 이곳에 야구를 하기 위해 왔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아라에스가 끝까지 뛰고 싶어 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는 그 기록(200안타)을 달성하기 원할 것이고, 기록을 더 추가하고 싶을 것이다. 그는 전사고, 경쟁을 즐기는 사람이지만, 우리 역시 그가 컨디션이 괜찮은지 건강하게 포스트시즌을 준비할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며 어느 정도는 관리해 주고 싶은 뜻을 밝혔다.

미국 매체 '디애슬레틱'은 '아라에스는 올 시즌 왼쪽 엄지손가락 인대 손상으로 결장한 적이 있어서 200안타 도전을 피하고 남은 2경기에서 휴식을 취한다면, 오타니에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고 바라봤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은 오타니가 타율 1위를 탈환할 수 있는 경우의 수까지 계산했다. MLB.com은 오타니와 아라에스 둘 다 한 경기만 더 출전하는 경우(5타수 기준)와 둘 다 2경기에 다 출전하는 경우(9타수 기준)로만 나눠 경우의 수를 살폈다.

MLB.com에 따르면 둘 다 1경기만 더 출전하는 경우 오타니가 5타수 4안타를 쳐야 타율 0.3133를 기록한다. 이때 아라에스가 5타수 1안타(최종 타율 0.3129)보다 못 쳐야 오타니가 타격왕을 차지한다. 오타니가 5타수 3안타를 기록하면 타율 0.3117로 시즌을 마치게 되고, 이때 아라에스는 5타수 무안타보다 못해야 0.3114 밑으로 떨어져 2위로 밀려난다.

두 선수 모두 2경기에 다 출전할 경우는 3가지로 나눴다. 오타니가 9타수 6안타(최종 타율 0.3145)를 기록하면 아라에스는 9타수 3안타보다 못 쳐야 타율 0.3141 이하에 그쳐 2위로 밀린다. 오타니가 9타수 5안타를 기록하면 최종 타율이 0.3129가 된다. 이때는 아라에스가 9타수 2안타 이하를 기록해야 0.3125 밑으로 떨어져 2위로 밀린다. 오타니가 9타수 4안타를 기록하면 시즌 타율 0.3113이 되고, 이때 아라에스는 9타수 1안타 이상을 기록해야 타율이 0.3110 밑으로 떨어진다.

오타니는 올해 이미 수많은 기록을 갈아 치웠다. 50-50은 물론이고, 57호 도루에 성공하면서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이던 스즈키 이치로가 달성했던 일본인 역대 최다 56도루 대기록을 23년 만에 깼다. 스즈키는 평소 오타니가 자신의 우상이라 말했던 대선배이기에 이번 기록 달성은 더 의미가 있었다. 오타니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타격 3관왕까지 차지하는 기적을 쓴다면 그의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3번째 MVP에 견이 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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