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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불멸의 양현종’ 10년 연속 170이닝 대기록 달성… 대투수 업적, 이범호의 찬사와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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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양현종(36·KIA)의 트레이드마크는 단연 꾸준함이다. 광주 동성고를 졸업하고 2017년 KIA의 2차 1라운드(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이후 특별한 큰 부상 없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마운드를 지켰다. 그렇게 20년 가까운 시간을 달려온 결과 화려한 누적 성적이 쌓였다. KBO리그 역사의 투수 순위에서 가장 꼭대기에 있는 기록도 적지 않았다.

양현종은 24일까지 KBO리그 통산 512경기에 나가 2498⅔이닝을 던지며 179승117패9홀드, 2072탈삼진, 평균자책점 3.82를 기록 중이었다. 2017년에는 20승을 달성하기도 하는 등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꾸준히 이름을 날렸다. 지난해 9승에 그쳐 아쉽게 9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는 달성하지 못했으나 171이닝을 던지며 자신의 시즌 목표인 170이닝은 기어이 채웠다. 그리고 올해도 28경기에서 166⅓이닝을 소화하며 11승4패 평균자책점 3.95로 선전하고 있다.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을 앞둔 상황에서 170이닝까지 거리가 멀지 않았다.

KBO 또한 경기 전 기록들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KBO는 “KIA 양현종이 KBO 리그 역대 2번째 2,500이닝 투구 기록 달성을 앞두고 있다. 지금까지 KBO 리그에서 2,500이닝을 달성한 선수는 2004시즌 송진우(전 한화)가 유일하다”면서 “24일(화)까지 개인 통산 2,498 2/3이닝을 던진 양현종은 1 1/3이닝만 채우면 20년 만에 2,500이닝 달성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KBO는 “2007시즌 KIA에 입단한 양현종은 2022시즌 4월 14일 광주 롯데전에서 역대 7번째, 34세 1개월 13일의 나이로 최연소 2,000이닝 투구를 달성했다. 2016, 2017, 2018 시즌에는 최다 이닝 투구 부문 2위에 올랐으며, 2016시즌에는 개인 최다 이닝 투구인 200 1/3이닝을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KBO는 “양현종은 꾸준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대기록까지 다가왔다. 본격적으로 선발투수로 활약한 2009시즌부터, 2012시즌을 제외하고는 매 시즌 100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지난 7월 10일 잠실 LG전에서 송진우(전 한화), 장원준(전 두산)에 이어 역대 3번째 11시즌 연속 100이닝을 달성하고, 9월 3일 광주 LG전에서 이강철(전 해태)만이 기록했던 10시즌 연속 150이닝을 달성하는 등 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양현종은 또 한번 대기록 달성에 도전한다”면서 “KBO는 양현종이 2,500이닝을 달성할 경우 표창규정에 의거해 기념상을 수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상대로 양현종은 25일 경기에서 두 가지 기록을 모두 잡았다. 2500이닝이야 올 시즌에 설사 달성하지 못해도 내년에 채우면 되는 기록이었다. 하지만 10년 연속 170이닝은 조금 달랐다. 올해 달성하지 못하면 기록이 9년에서 끊기게 되고, 만회할 남은 선발 등판이 없었다. KIA가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마당이라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양현종은 예정된 투구 수를 채울 예정이었지만 혹시라도 돌발 변수가 발생할 수 있었다. 달성 확률은 대단히 높았지만 장담은 못 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경기 전 “(양현종의 책임 이닝은) 몇 이닝을 정해놓지는 않았다. 80~100구 언저리를 보고 있다. 본인이 5회까지는 던지려고 하지 않을까. 승을 할 수 있으면 승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고, 80~100개 정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연속 시즌 170이닝 이상 투구에 대해 애착도 있고 의지도 강한 만큼 이 감독도 이를 충분히 염두에 두고 경기 운영을 할 것이라는 예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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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올해 양현종의 활약에 대해서는 “살아남은 1인자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올해 KIA 선발 투수들은 부상으로 얼룩졌다. 개막 로테이션에 포함된 이의리, 윌 크로우, 윤영철, 제임스 네일이 차례로 부상으로 쓰러졌다. 오직 양현종 하나만 로테이션을 지키며 분전했다. 기록 이상의 팀 공헌도였다. 중요한 경기를 잡아준 경우도 많았다.

이 감독 또한 “중간에도 정말 로테이션을 너무 잘 지켜줬다. 빼준다고 몇 번을 이야기했는데 본인은 ‘괜찮다’라고 하면서 본인 관리를 철저하게 잘한 것 같다. 고참으로서 올 시즌을 던지고 나면 10년 연속 170이닝이라는 위대한 업적을 남기게 되는 것 같다. 오늘 경기 끝나고 고생했다고 말을 전해주고 있다. 오늘까지 잘 치르고 코리안시리즈에서도 최고의 피칭을 보여주길 기도하고 있겠다”고 찬사를 보냈다.

올 시즌 송진우의 KBO리그 역대 탈삼진 기록을 넘어서며 1위로 올라선 양현종은 2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에서 대기록을 달성했다. 일단 1⅓이닝은 무난하게 채워 송진우(3003이닝)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2500이닝 이상 투구를 기록했고, 25일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기록이었던 10년 연속 170이닝 대업까지 집어삼켰다.

지난 9월 15일 키움전 등판 이후 충분한 휴식을 취한 양현종은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 임하며 더 힘을 냈다. 시작부터 페이스가 좋았다. 1회 선두 타자인 황성빈을 투수 땅볼로 잡아냈다. 2S 상황에서 황성빈이 3구째 패스트볼을 받아 쳤으나 양현종에게 돌아갔다. 이어 올 시즌 200안타 대업에 나서는 빅터 레이예스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슬라이더로 레이예스의 눈을 흔든 뒤 패스트볼을 던져 땅볼을 유도했다. 고승민은 삼진으로 잡아냈다. 1B-1S에서 3구째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바깥쪽 낮은 코스의 시속 144㎞ 패스트볼로 고승민을 얼어붙게 했다.

팀이 1회 1점을 내줘 1-0으로 앞선 2회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선두 손호영에게 1B에서 체인지업을 던지다 좌전 안타를 내줬다. 체인지업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어 전준우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초구 패스트볼에 전준우가 방망이를 냈지만 확실하게 맞지 않았다. 여기서 양현종은 송진우에 이어 역대 두 번째 2500이닝 달성에 성공했다.

이어 나승엽은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냈다. 역시 2B로 카운트가 몰렸지만 슬라이더로 나승엽의 빗맞은 타구를 유도했다. 이어 윤동희도 3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2회도 가뿐하게 마쳤다. 2회까지 투구 수는 단 19개에 불과했다.

1-0으로 앞선 3회에는 선두 박승욱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바깥쪽 패스트볼을 박승욱이 결대로 잘 밀어쳤다. 이어 정보근에게는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맞았다. 초구 패스트볼에 타이밍이 다소 늦었으나 타구가 우익수 앞에서 급격하게 무거워지면서 뚝 떨어져 무사 1,2루가 됐다. 이어 황성빈 타석에서는 2B-1S에서 4구째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았으나 결국 1루수 밑을 빠져 나가는 우전 적시타로 이어지며 동점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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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무사 2,3루로 이어진 이후 상황에서는 초구 슬라이더가 가운데 몰리며 레이예스에게 걸렸다. 레이예스가 친 타구는 2루를 지나가며 2타점 중전 적시타로 이어져 역전 당했다. 이어 다소 고전했다. 고승민의 타구가 3루 옆을 스쳐 지나가 좌익수 방면으로 빠졌고, 좌익수 고종욱이 펜스 플레이를 못하고 공을 한 번에 잡지 못하는 사이 두 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다. 3루타로 기록됐지만 수비가 아쉬웠다.

1-4로 뒤진 이어진 상황에서 손호영을 3루 땅볼로 처리했지만 전준우의 유격수 땅볼 때 3루 주자 고승민이 홈으로 들어와 이날 5번째 실점을 기록했다. 이어 나승엽의 타구는 3루수 방면 내야안타로 이어지면서 뭔가 꼬이는 흐름이 이어졌다. 다만 윤동희를 삼진으로 잡아내고 어려웠던 3회를 마감했다.

대기록이 나올 타이밍이었던 4회였다. 1-5로 뒤진 상황에서 다시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은 선두 박승욱을 2루수 직선타로 처리하고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아냈다. 이어 정보근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고 10년 연속 170이닝 달성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양현종은 2014년 171⅓이닝을 소화했다. 개인 첫 170이닝 투구로 의미가 컸다. 이후로는 꾸준하게 매 시즌 170이닝을 던졌다. 2015년 184⅓이닝, 2016년 200⅓이닝(개인 첫 200이닝 달성), 2017년 193⅓이닝, 2018년 184⅓이닝, 2019년 184⅔이닝, 2020년 172⅓이닝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도전으로 2021년 잠시 자리를 비운 양현종은 2022년 175⅓이닝, 2023년 171이닝을 기록했고 이날로 올 시즌 또한 170이닝을 넘어서며 10년 연속 170이닝 이상을 달성했다.

양현종은 이닝에 대한 애착이 크다. 평균자책점, 승리 등 선발 투수들을 평가할 수 있는 요소들이 적지 않지만 양현종은 꾸준하게 마운드를 지키며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을 가장 큰 덕목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170이닝 이상을 매년 목표로 한다. 말이 쉽지만 시즌 30경기 이상에 등판해야 하고, 경기당 5~6이닝은 소화해야 달성 가능한 기록이다. 부상으로 3~4주 결장만 있어도 달성할 수 없는 기록이다. 그만큼 양현종이 10년간 정말 몸 관리를 잘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돌려 말하면 앞으로 이 기록을 달성할 수 있는 투수가 다시 나올지는 알 수 없다.

이범호 KIA 감독은 양현종이 마흔까지 충분히 선발 투수로 활약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올해도 36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건재를 과시했고, 구속에 의지하는 선수가 아닌 만큼 앞으로의 위기도 현명하게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다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170이닝보다는 관리를 하며 던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전망을 내놨다. 이 기록은 언젠가는 끊기고, ‘10년’이라는 상징을 채운 만큼 양현종도 이제는 조금은 마음을 내려놓고 홀가분하게 던질 가능성도 있다. 10년이든 11년이든 양현종이 레전드 투수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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