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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4 (화)

"이건 진짜, 보통 아니다"…'보통의 가족', 웰메이드의 탄생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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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patch=김지호기자] 당신에겐 사회적 지위와 명성이 있다. 자녀 역시 사랑으로, 부족함 없이 키웠다.

그런데 그런 자녀가 충격적인 범죄를 저질렀다. 다만, 자녀가 범인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부모 뿐이다. 이 상황에서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보통의 가족'들은, 자녀의 범죄 앞에서 치열하게 고민한다. 싸우고, 대책을 논의하고, 극도의 혼란을 겪는다.

인간의 신념, 그리고 위선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각 부모들의 서로 다른 입장도 이해된다. 휘몰아치는 서스펜스 덕에 지루할 틈이 없다.

허진호 감독이 내놓은 웰메이드 서스펜스다.

영화 '보통의 가족'(감독 허진호) 측이 24일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 허 감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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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의 가족, 역설이다

'보통의 가족'은 두 부부가 자녀들의 범죄 현장이 담긴 CCTV를 접한 후 겪는 심리 변화를 그린다. 원작 소설은 '디너'. 이탈리아, 독일, 미국 등에서도 이미 영화화된 작품이다.

허 감독은 "앞선 영화들을 보고, 원작 소설도 읽었다"며 "'자녀들이 범죄를 저질렀을 때 어떻게 할 것이냐'는 것이 큰 틀이다. 이건 한국 사회에서도 할 만한 이야기라 느꼈다"고 밝혔다.

제목인 '보통의 가족'은, 역설이다. 그는 "영화를 보시면, 이게 과연 보통의 가족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 것이다. 반어적인 느낌도 있어 (이 제목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가족들이 벌이는 행동은 보통이 아니다"며 "그러나 '내게 이런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할까?' 라는 점에선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보통의 일이 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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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건, 가장 쇼킹하다

네 주인공의 입장은 모두 다르다. 형 재완(설경구 분)은 살인자 변호도 마다하지 않는 변호사다. 하지만 딸의 범행 앞에 번민한다. 아내 지수(수현 분)는 가장 객관적이다.

동생 재규(장동건 분)는 원리원칙을 중시하는 소아과 변호사. 연경(김희애 분)은 프리랜서 번역가. 시모 간병, 봉사, 아들 교육 등을 모두 해낸다. 둘 역시 아들의 범행에 무너진다.

형제의 결정이, 처음과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이 포인트. 그 중 재규의 변화가 충격적이다. 장동건은 "어쩌면, 처음부터 재규의 진심은 마지막에 내렸던 그 결정이었을 것"이라 귀띔했다.

장동건은 "사실 정답은 분명하다. 그런데 인간의 본성은 그렇지가 않다"며 "점점 정답이 중요해지지 않고, 어떤 게 자기한테 유리한지 불리한 지 생각하게 되는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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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희애, 가장 노련했다

연경은 초지일관이다. 지독한 모성애를 보여준다. 김희애는 "연경은 완벽한 여자다"며 "아들 문제가 닥쳤을 땐, 모든 걸 내던지고 날것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이 역을 소화한 김희애는 명불허전이다. 실망, 눈물, 분노 등 극한의 감정을 발산한다. 지수와의 은근한 신경전, 울면서 펼치는 자기합리화 등도 노련하게 표현했다.

'보통의 가족'에서 중요한 건, 3번의 디너. 네 인물이 모여 밥을 먹으며 치열한 구강 액션을 펼친다. 촬영만 100회 이상 했다. 여기서도 연경의 드라마틱한 감정 변화가 돋보인다.

김희애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감독은 "같은 장면을 여러 번 찍었다. 배우들이 화면에 나오지 않아도 연기를 해야 했다"며 "김희애가 카메라 밖에서도 우는 연기를 펼쳤다"고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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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경구·수현, 가장 이성적이다

재완은 재규와 정반대의 해답을 내놓는다. 담담하지만 단호한 변화. 쇼킹한 엔딩을 이끌어내는 결정이다. 설경구는 "아기 방 CCTV를 통해 들은 아이들 목소리가 결정적이었다"고 했다.

단, 그게 전부는 아니다. 설경구는 "재완은 여러가지 수를 따졌을 것이다. 실리도 따지고, 붙잡힐 경우도 생각했다. 제 나름대로는 끝까지 이성적인 판단을 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수현이 선보인 지수는 세 사람과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 그도 그럴 게, 지수는 재완의 후처다. 딸의 친모가 아니다. 연경은 그런 지수를 은근히, 혹은 대놓고 무시한다.

수현은 "제가 생각하는 지수는, 보시는 분들에게 '이런 생각은 왜 못 했지?'라고 전하는 캐릭터"라며 "소심하게 맞는 것에 대한 얘기도 하고, 신념도 보여주는 입장"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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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보통 아닌 영화다

유머 코드 역시 보통이 아니다. 심각한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웃음이 터진다. 설경구의 애드리브가 하드캐리. 연경의 뒤를 이어 호령하는 장면, "흥부야~" 하고 동생을 부르는 신 등이다.

허진호 감독은 "기존에 선보였던 영화들에서는 유머는 없었던 것 같다"며 "설경구가 어떤 연기를 했는데, 너무 재밌더라. 영화가 부조리극 같은 느낌도 들었다. 너무 좋았다"고 미소지었다.

해외서도 호평받았다. "해외에서도 많이 웃어주셔서 신기했다. (재완이) 떡을 좋아했다는 대사, 여자들의 화장실 싸움 등에 재밌게 반응했다. 화장실 싸움에선 김희애의 애드리브도 있다"고 했다.

'보통의 가족'은, 보통이 아니다. 자녀가 있다면, "나라면?" 이라는 자문으로 가슴이 조마조마할지 모른다. 짜임새도 탄탄하고, 심리 묘사도 훌륭하다. 군데군데 웃음 포인트도 있다.

'보통의 가족'은 다음달 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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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송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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