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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싱글맘 아농, 한국 유학 왔다가 감금 후 임신 "만삭으로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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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방송된 MBN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5‘
한국일보

‘외국인 싱글맘’ 아농이 두 살 딸과 새 출발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MBN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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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싱글맘’ 아농이 두 살 딸과 새 출발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8일 방송된 MBN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5‘에서는 ’외국인 싱글맘‘ 아농이 출연해 한국으로 유학을 왔다가 몹쓸 짓을 당해 미혼모가 된 기구한 사연을 들려줬다. 또한, 출산 후 비자 문제로 취업을 못해 딸과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음은 물론 친부가 한국인임에도 ’이방인‘ 신세인 딸의 국적 문제로 한국에서 쫓겨날 처지임을 털어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다행히 아농은 난민 신청 후, 단기 비자를 얻어 한국에서 취직이 가능함을 확인하게 돼 동네 지인의 도움으로 일자리도 구했으며, 이인철 변호사 등의 도움으로 딸의 친부를 상대로 한 ’인지 청구 소송‘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딸과 한국에서 새 출발을 한 아농의 모습에 시청자들도 따뜻한 응원을 보냈고, 이날 방송은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집계 기준 2.1%(유료방송가구 전국)5420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먼저 아농이 한국에서 ‘미혼모’가 된 사연이 재연 드라마로 그려졌다. 아농은 “어릴 때부터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아서 한차례 교환학생 경험을 했고, 이후로도 한국이 늘 그리워 다시 한국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입학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농은 “한국행을 준비하던 중, 기숙사 신청 기간을 놓쳐 숙소를 구하지 못했고, 부모님이 이를 아시면 한국행을 반대할까봐 혼자 해결하려 했다. 그러다 SNS에서 ‘한국 공장 취업 및 숙소 제공’이란 광고성 피드를 보고 연락을 했고 한국에 도착해 SNS로 연락했던 담당자와 만나 한 숙소에 들어가게 됐다”고 해 걱정을 자아냈다.

이를 지켜보던 스튜디오 MC 박미선은 “느낌이 안 좋다”라고 불안해했으며 서장훈 또한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따라가면 어떡하냐”며 걱정했다. 모두의 우려대로 아농은 “숙소에 가니 여러 남자들이 살고 있었고 이들은 곧장 제 여권을 뺏어간 뒤 절 감금시켰다. 그러다 폭행은 물론 몹쓸 짓까지 했고 결국 임신을 해 뱃속 아이를 지키기 위해 탈출 시도를 했지만 번번히 붙잡혀 더욱 심한 폭행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다행히 아농은 “수차례 시도 끝에 간신히 여권만 들고 도망나왔고 지인의 도움으로 미혼모 시설에 입소해, 바로 다음 날 딸을 낳았다”고 해 충격을 안겼다.

스튜디오 출연진들의 탄식이 쏟아졌고, 아농이 스튜디오에 등장해 수심 가득한 표정으로 인사를 했다. 인교진은 “너무나 힘든 일을 당했는데, 혹시 원망스럽지는 않았냐”라고 조심스레 물었고, 아농은 “저의 잘못된 선택으로 이렇게 된 것이니 원망스런 마음은 없다. 다만, 제게 남은 시간이 한 달밖에 없어서 딸을 위해 어떤 일이라도 해보고자 여기에 나오게 됐다”고 자신의 고민을 털어놨다. 직후 두 살 딸과 함께 사는 아농의 일상이 공개됐다. 아농은 작은 원룸에서 딸과 단 둘이 살고 있었는데, 딸이 감기 기운을 보이자 병원으로 직행했다. 그러나 아농은 “아이 아빠가 한국인이고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딸의 국적이 한국이 아니라서 한국에서 계속 살 수 없다”고 설명한 뒤, 딸이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해 병원 치료비가 한국인보다 서너배나 많이 나오는 것 물론,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어 쉽게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속사정을 털어놨다. 또한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애를 데리고 가면 종교적인 문제로 위험해 질 수 있어서 갈 수가 없다”고도 덧붙여 그야말로 벼랑 끝 상황임을 알렸다.

통장잔고가 4만 원일 정도로 생활이 막막하지만 비자 문제로 취업도 불가해 돈을 벌 수가 없어서 아농은 친정엄마가 ‘유학비’에 보태라고 보내주는 돈과 지인들의 도움, 무료나눔 등으로 간신히 버티는 상황이었다. 때마침 친정엄마가 아농의 생일을 맞아 7만 1,500원의 용돈을 보내줬는데 이와 관련해 아농은 “본국에서는 (현지 평균) 월급이 30만 원 정도 되는데, 친정엄마가 제 학비에 보태라고 매달 10만 원씩을 보내주셨다”라며 눈물을 쏟았고, 아직도 친정엄마가 자신이 ‘미혼모’임을 모르고 있다고 밝혔다. 아농은 “돈을 벌지 않으면 한국에서 딸과 살아갈 방법이 없다”며 답답해했고, 굳은 결심을 한 뒤 출입국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비자 문제에 대해 상담을 했다. 다행히 담당자는 “(아농이) 난민 신청을 해 놓은 것으로 확인되고, 난민 신청 자격으로 g1 비자를 6개월 이상 유지하고 갱신했다면 단순 업무 관련해서는 취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줄기 희망의 빛을 본 아농은 제작진의 도움으로 변호사들을 만나 딸의 한국 국적 취득을 위한 법률 상담도 진행했다. 변호사들은 “아이의 친부에게 ‘인지 청구 소송’을 한 뒤, 결과가 나오면 딸의 한국 국적 취득이 가능함은 물론 친부에게 양육비도 청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담 후에는 동네 주민들이 소개해준 일터에 가서 농사 일을 배우기도 했는데, 일은 고되지만 숙식까지 제공한다는 말에 아농은 딸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일하기로 굳게 마음먹었다.

늦었지만 웃음을 되찾은 아농은 스튜디오 출연진들에게 “사실 어제 언니와 친정엄마에게도 용기를 내서 딸을 낳은 사실을 알렸다. ‘왜 여태 말을 안하고 혼자 고생했냐’고 하셨다”라며 부모님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이인철 변호사는 그런 아농에게 “‘인지 청구 소송’을 도와주려고 소장을 출력해 왔다”라며 “딸이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도록 법률 자문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해 모두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아농은 “앞으로 좋은 엄마가 되어, 딸과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다”고 약속해 뭉클함을 안겼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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