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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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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드래프트에 비디오 판독?... 목포여상 김다은, 전체 1순위로 한국도로공사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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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목포여상 김다은이 3일 프로배구 여자부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한국도로공사 지명을 받은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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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스포츠 경기에선 보다 정확한 판정을 내리기 위해 비디오 판독을 진행한다. 축구에서 페널티킥 여부, 야구에서 아웃·세이프 여부, 배구에서 인·아웃 여부에 대한 판정 등이다. 그런데 비디오 판독이 경기 도중도 아닌 프로배구 신인 드래프트 행사에서 나오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3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2024-2025 시즌 프로배구 여자부 신인 드래프트를 진행했다. 프로배구 드래프트는 직전 시즌 순위 역순으로 확률을 35%~1%로 차등 부여해 1~7순위 지명권을 추첨한다. 확률에 따라 각 팀이 구슬 1~35개씩, 총 100개의 구슬을 추첨 기계에 넣어 하나씩 뽑는 방식이다. 원래는 버튼을 누르면 구슬이 하나 떠오른 뒤 자동으로 기계 밖으로 굴러떨어져야 하는데, 이날 기계에 결함이 생겨 구슬이 떠오르기만 할 뿐 밖으로 떨어지지 않아 진행자가 손으로 직접 구슬을 꺼냈다.

3순위 지명권까지 결정이 됐을 때 추첨이 돌연 중단됐다. 매 추첨마다 각 팀 확률이 달라지지 않도록 이미 추첨돼 나온 구슬을 다시 기계에 넣고 추첨을 해야 하는데, 구슬을 다시 넣기 전에 다음 추첨 구슬이 떠올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구슬을 다시 넣지 않고 추첨이 진행됐다면 각 팀이 부여 받은 확률과 실제 추첨 확률이 달라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KOVO는 논의 끝에 지적을 받아들였다. 가장 먼저 추첨했던 1순위 지명권(한국도로공사)은 그대로 인정을 하고, 그다음 뽑은 2순위(GS칼텍스)와 3순위(페퍼저축은행) 지명권을 무효로 하고 다시 뽑겠다고 했다. 그러자 GS칼텍스 등 일부 구단이 “먼저 뽑은 구슬을 다시 넣은 상태에서 문제 없이 추첨이 진행됐다. 비디오를 돌려보거나 아예 처음부터 다시 하라”며 재차 반발했다. GS칼텍스는 이번 드래프트 페퍼저축은행의 1라운드 지명권을 트레이드로 양도를 받았기 때문에 원래 결과라면 전체 2·3순위를 모두 뽑을 수 있었다.

결국 각 구단 관계자들이 노트북 한 대 앞에 모여 추첨 장면을 돌려봤다. ‘비디오 판독’ 결과 애초 추첨에 기계 결함은 있었지만, 먼저 뽑힌 구슬을 정상적으로 다시 기계에 넣은 후 추첨이 진행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KOVO는 2·3순위 추첨을 무효로 하겠다던 발표를 재차 번복하고, 처음 추첨 결과를 그대로 따르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드래프트 진행이 40여분 지연됐다. 시간이 걸렸지만 비디오 판독을 통해 정확한 사실을 확인해 더 이상 어떤 팀의 이의제기도 없이 드래프트가 정상 진행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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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열린 프로배구 여자부 신인 드래프트에서 추첨 기계 결함이 발생하자 각 구단과 한국배구연맹 관계자들이 노트북 앞에 모여 영상을 돌려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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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드래프트에선 지난 7월 아시아 청소년 배구 선수권 3위를 이끌었던 ‘장신 세터’ 김다은(18·목포여상)이 전체 1순위로 한국도로공사에 입단했다. 김다은은 키 178.2cm로 이번 드래프트에 참가한 세터 중 가장 크다. 그는 블로킹과 서브에 능한 공격형 세터인데다, 패스 구질도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세터 포지션 보강이 필요했던 한국도로공사는 1순위 지명권을 얻자 망설임 없이 그를 선택했다.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김다은은 볼 컨트롤과 힘도 좋지만, 높이를 우선으로 생각하고 뽑았다”며 “초반에는 경기 상황에 따라 높이 보강을 위해 교체 자원으로 쓰겠지만, 경험이 쌓이면 충분히 주전 경쟁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다은은 “베테랑 언니들에게 많이 배워서 제 실력을 향상시키겠다”고 했다.

2순위로는 드래프트 참가 선수 46명 중 최장신(199cm)인 미들블로커 최유림(19·전주근영여고)이 GS칼텍스 유니폼을 입었다. 김다은과 아시아 청소년 선수권에 나섰던 아웃사이드 히터 이주아(18·목포여상)와 전다빈(18·중앙여고)도 각각 3순위·7순위로 GS칼텍스와 정관장에 입단했다.

남자배구 ‘레전드’ 최천식(59) 인하대 감독의 딸인 세터 최연진(18·선명여고)는 6순위로 IBK기업은행 선택을 받았다. 김철수(54) 한국전력 단장의 딸 김세빈(19·한국도로공사)가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을 받아 신인상까지 차지한 데 이어 2년 연속 배구인의 딸이 1라운드에서 프로 팀 선택을 받았다.

[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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