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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5 (일)

[그늘집에서] 누더기 그린에 시름 깊은 신한동해오픈 조직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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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코스 복구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인천 영종도의 클럽72 직원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올해로 창설 40주년을 맞은 신한동해오픈을 준비중인 조직위 관계자들이 깊은 시름에 빠져 있다. 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대회 장소인 인천 영종도의 클럽72 오션 코스 그린이 엉망이기 때문이다. 대회를 주관하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관계자들이 대회장을 둘러본 뒤 정상적으로 경기를 치를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을 정도다.

대회 코스인 오션 코스의 그린은 보식한 부분이 너무 많다는 게 코스를 점검한 KPGA 관계자의 전언이다. 신한동해오픈 조직위 관계자들은 대안을 찾기 위해 급하게 다른 수도권 골프장까지 물색했으나 시간이 너무 촉박해 대체지를 찾는 걸 포기했다는 후문이다.

클럽72 오션 코스는 지난해에도 신한동해오픈 대회 기간중 코스 상태가 좋지 않아 문제가 됐다. 언론의 지적도 있었기에 올해는 코스 관리에 만전을 기했어야 했다. 오션 코스에는 전 지역에 한지형 잔디가 식재되어 있어 특히 폭염에 취약했다. 이에 대한 적절한 대비를 했어야 했는데 영업에만 치중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골프장 측은 급기야 응급 조치로 지난 월요일부터 일주일간 오션 코스의 문을 닫고 집중적으로 코스 관리에 나섰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코스 복구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한낮 기온이 여전히 30도를 웃돌고 밤 기온도 20도를 넘는 상황에서 빠른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국내 골프장들이 코스 관리로 몸살을 앓는 것은 올해 유독 심한 폭염 때문이다. 특히 열대야 기간이 길어 야간에 잔디가 회복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내장객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코스 상태가 악화된 건 자연 재해에 가깝다. 지난 주 한화 클래식이 열린 제이드 팰리스 골프클럽도 그린 상태가 나빠 코스관리 직원들이 밤잠을 설쳐야 했다. 내장객이 많지 않은 프리미엄 회원제 골프장 임에도 중계를 통해 드러난 그린 상태는 심각했다.

신한동해오픈은 KPGA 투어와 아시안 투어, 일본프로골프(JGTO) 투어 등 3개 투어가 공동주관하는 대회로 25개국에 중계된다. 누더기 그린에서 경기가 치러지는 장면이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각국에 중계된다면 아시아 맹주를 자처하는 한국 골프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것이다.

그린의 보식한 부분을 감추기 위해 착색제를 사용할 수는 있다. 하지만 보식한 부분이 많으면 그린 스피드는 물론 볼의 구름을 일정하게 만들 수 없다. 공정한 경기가 이뤄질 수 없는 조건인 것이다. 코스 사용료를 받고 최적의 코스 상태를 제공하지 못하는 것은 불량품을 파는 것과 마찬가지다. 클럽72 경영진은 대회 코스를 빌려주는 게 단순한 영업활동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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