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가수 김희재의 두 번째 뮤지컬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뮤지컬 ‘모차르트!’가 뮤지컬 배우 김희재의 가능성을 비춰준 작품이다면, ‘4월은 너의 거짓말’은 그의 진가를 가늠할 수 있는 무대가 돼 주었다.
‘4월은 너의 거짓말’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다시 한번 뮤지컬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밝힌 김희재. 그가 앞으로 꿈꾸는 인생의 목표는 멋진 가수나 훌륭한 뮤지컬 배우에 앞서 ‘좋은 어른’이 되기를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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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뮤지컬 ‘모차르트!’보다는 무대가 편해졌어요. ‘모차르트!’ 당시 노래할 때 정해진 틀에 저를 가둬놓고 표현을 하고자 했다면, 이번에는 그 부분을 조금은 깬 것 같거든요. 무대를 하면서 조금 더 자유로워졌어요. ‘모차르트!’는 매 무대가 전쟁터였기에 무섭고 두렵고 도망가고 싶었던 적도 많았죠. 오늘 나에게 주어진 무대를 잘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던 무대가 ‘모차르트!’였다면 ‘4월은 너의 거짓말’에서는 조금 더 자유롭고 행복하게 연기했어요. 마냥 즐겁고 ‘정말 하기를 잘했다’ 싶어요. ‘나 좀 더 해도 되겠는데’ 하는 자신감도 생겼죠. 동료 배우들을 비롯해 스태프까지, 좋은 분들을 만난 것 같아서, 행복한 마음으로 임했던 작품이에요.”
누구나 ‘처음’은 어려운 것처럼, 김희재에게 있어 ‘모차르트!’는 쉽지 않은 도전으로 기억돼 있었다. 너무 부담스러워서, 첫공 당시 하루 이틀 밤을 못 자고 할 정도였다고. 이에 대해 김희재는 “생각을 많이 하면 못 자는 편인데, 그 정도로 걱정을 하면서 ‘모차르트!’를 시작했다면, ‘4월은 너의 거짓말’은 그런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작품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아무래도 초연이다보니 뮤지컬을 좋아해 주시는 많은 분들이 저의 무대를 어떻게 보실까 걱정을 많이 했어요. 다행히도 무대가 거듭될수록 그런 부담을 내려놓기도 하고, ‘4월을 너의 거짓말’을 보신 분들께서 ‘뮤지컬 무대 위 김희재’가 나쁘지 않았다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웃음)”
극중 김희재는 천재 피아니스트 아리마 코세이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김희재는 자신이 연기한 코세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조용하고 소심하지만, 매력이 있는 아이”라고 설명했다.
“저도 좀 조용하고 소심한 부분이 있다보니,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원래의 캐릭터에 나의 성격을 가미하면 되겠다 싶었죠. 성격적인 부분에서 도움이 된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고등학생 김희재는 어땠냐고요? 그저 풋풋했달까요. (웃음) 노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세상 고민이 없이 학교 안에서만 일어나는 순수한 그런 아이였죠. 극중 코세이도 음악과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생활이 주가 되다보니 연기를 하면서 ‘그때 나의 고등학교 시절의 순수함은 어땠지?’라는 생각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사진 = EMK뮤지컬컴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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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자신 역시 코세이 못지않게 고민이 많았다고 밝힌 김희재는 “ ‘고등학생 김희재’는 가수가 되고 싶어서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고 전했다. 고민의 시간을 거쳐온 김희재인만큼 무대 위 뿐 아니라 세상 속 코세이를 향한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넬 수 있었다.
“그 형태는 다르지만, 트마우마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번 쯤은 살아가면서 힘든 시절을 겪게 되잖아요. 그렇게 살다 보면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도 있더라고요. 지금 생각하면 그게 바로 어른이 되는 과정이 아닐까 싶기도 해요. 그러한 시간이 있었기에 음악가로서, 그리고 어른으로서 성장할 수 있었던 거죠. 그렇기에 지금의 힘든 시간을 잘 견뎠으면 좋겠다는 것이 제 마음이에요.”
“‘트로트 신동 김희재’때는 사랑만 받았어요. 어린아이가 노래를 하니 많은 사람들이 예뻐해 주셨거든요. 그러다 변성기가 찾아왔고, 귀여웠던 ‘트로트 신동’은 사라졌죠. 어릴 때 저는 아무것도 몰랐기에 영원히 트로트 신동으로 노래할 수 있을 줄 알았어요. 그러다 변성기가 오고 어른이 돼 가는 과정 가운데 노래가 되지 않아 ‘가수를 할 수 있을까’ 진지하게 고민했던 시절도 있었죠. 만약 그 시간이 계속 이어졌으면 트라우마로 남을 수도 있었지만, 감사하게도 잘 극복했던 것 같아요. 그때의 기억을 떠올려 코세이를 연기했고, 덕분에 음악과 화해를 하면서 트라우마를 극복해 나가는 장면을 기분 좋게 연기했던 것 같아요. 하하”
김희재가 힘들었던 시간을 극복했던 방법은 ‘시간’이었다.
“당시에는 너무 힘들었고, 끊임없이 노력했어요. 세상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노래 레슨을 받았고 단점을 보완하려고 했던 시간도 있었죠. 오디션을 수십번을 더 본 것 같아요. 오디션에서 떨어질 때마다 아프지만 늘 다음을 기약해야만 했죠. 당시 젊은 트로트 가수는 장윤정, 박현빈 선배님밖에 안 계셨고, 트로트를 한다고 하면 ‘나이에 어울리는 노래를 하라’는 조언을 많이 들었기에 당시 아이돌을 준비했었거든요. 노래를 하고 싶었고, 가수가 되고 싶었기에 아이돌을 준비했었는데, 그 어디에서도 저를 뽑아주지 않더라고요. 내가 아이돌 외모가 아닌가 싶어서 ‘성형외과를 가야 하나’ 진심으로 고민도 많이 했죠. 그런 생각을 하면서 침울한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겨우 데뷔조에 들어가면 회사가 없어져 버리기 일쑤였고, 2년을 연습했는데 ‘이건 안 될 거 같은데’라는 말도 들었어요. 그렇게 좌절을 겪다보니 어느덧 제 나이가 24살이 돼 있더라고요. 아이돌 하기에 늦은 나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할 수 있는 게 없네’ 싶었어요. 그래서 그때 제가 선택한 건 ‘군대’였어요.”
사진 = EMK뮤지컬컴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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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의 시간을 어떻게 극복했느냐 물었더니 돌아온 답변은 “해군 정신으로 극복해 나갔다”고 돌아왔다. 아무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이 도리어 도움이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군악대로 근무했잖아요. 봉사를 하고 노래도 불러드리고…하루일과가 힘들다 보니, 밖에서의 일상을 생각할 수 없었어요. 해봤자 ‘휴가 나가면 뭐 하지?’ 정도였달까요. 하루하루가 힘들다보니 꿈과 미래에 대해서 크게 생각 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하하.”
이후 해군 병장 신분으로 ‘내일은 미스터 트롯’에 지원한 김희재는 모두가 아는 것처럼 최종 7위를 차지, ‘TOP7’에 이름을 올린 이후 트로트 가수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노력했던 시간은 지금의 그를 만들었고, 이제는 무대를 넘어 뮤지컬 배우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성장시켰다. 지금의 뮤지컬 뮤지컬 무대가 너무 재밌고 행복하다고 고백한 김희재는 자신을 보기 위해 직접 공연장을 찾아준 팬들을 향한 감사인사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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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팬분들의 연령층이 대부분 어른들이 많아요. 그렇다보니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처음 접해보신 분들도 많았죠. 그래도 감사한 것이, 저를 응원하기 위해서 ‘모차르트!’를 봤다가, 뮤지컬의 매력에 빠진 분들이 정말 많으시러라고요. ‘그동안 이런 여가생활을 못 했었는데 이런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돼 행복하다’고 말씀해 주시는 분들도 계셔요. 제가 출연했던 작품 뿐 아니라 다른 작품을 보고 오신 분들도 많으시더라고요. 돌아가면서 보시는 분들도 계셔요. 무언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해드렸구나 싶어서 뿌듯한 마음이 있어요. (웃음)”
김희재는 이와 동시에 ‘뮤지컬 문화’라는 것을 배우고, 공연장에서 조심하려고 노력하는 팬들을 향한 감사의 마음도 전했다.
“관람 매너라는 것이 있잖아요. 우리 팬분들은 아주 누나들이세요. 공연장 애티켓에 대해 어색하고 고민도 있으셨을 텐데, 저를 생각해서 공부를 많이 해 주셨더라고요. 팬들이 무대 밑에서 예의를 지키지 않고 행동하면 배우가 욕을 먹을 것이니 매너를 잘 지켜야 한다고 말씀해주시면서, ‘뮤지컬 문화 예절’을 십계명처럼 적어서 외우시더라고요. ‘핸드폰은 하지 말고’ ‘박수는 정해진 타이밍에’ ‘절대 말을 해서도 안 되고’ 등등의 조항들이 있었어요. 저를 욕먹이지 않기 위해 공부하는 팬분들을 보면서 늘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김희재가 생각하는 ‘뮤지컬 배우 김희재’의 점수는 어떻게 될까. 이에 대해 김희재는 60점이라고 답했다. 너무 낮은 점수 아니냐는 말에 김희재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저는 정말 한순간도 뮤지컬을 하면서 허투루 한 적은 없어요.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는 거예요. 집에 가서도 연습실에도 최선을 다했죠, 레슨도 따로 받았고요. 다만 이건 저의 노력이고, 뮤지컬 배우로서의 평가는 공연을 봐주시는 관객들이 해주시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아직은 뮤지컬 배우 김희재로서 인정을 해주시는 분들이 많지는 않아요. 저는 이제 시작하는 신인이기에 완벽한 점수를 주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김희재가 꿈꾸는 모습, 인생의 목표는 무엇일까.
“저의 목표는 선한 사람, 좋은 사람이 되는 거예요. 이건 억지로 해서 되는 것은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함께 더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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