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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인터뷰] 이민호 “‘파친코2’ 봐야할 이유? 내가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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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배우 이민호가 ‘파친코2’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진| 애플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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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민호(37)가 ‘파친코2’를 시청해야하는 이유로 자신의 출연을 꼽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는 애플 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2’ 공개 관련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민호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나 ‘파친코2’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파친코’는 고국을 떠나 억척스럽게 생존과 번영을 추구하는 한인 이민 가족 4대의 삶과 꿈을 그려낸 작품이다.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로 선정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시즌2에서는 시즌1으로부터 7년이 지난 1945년 오사카를 시작으로, 2차 세계대전의 위협이 목전에 다가온 상황에서도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선자(김민하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또 1989년 도쿄를 배경으로 벼랑 끝에 몰린 솔로몬(진하 분)의 이야기도 담는다.

이민호가 맡은 ‘한수’는 혈혈단신으로 한국을 떠나 자수성가한 사업가로 일본 야쿠자의 딸과 결혼하며 재력과 권력을 얻어 한국으로 돌아온 인물이다. 시즌1에서 한수는 한국에 돌아와 생선중개상을 하던 중 우연히 선자와 만나 은밀한 사랑을 나눴다. 그러나 아이를 가졌다며 결혼하자는 선자에게 “결혼 못해. 가정이 있어. 오사카에 처가 있어. 딸도 셋이고”라며 뒤늦게 유부남임을 밝혔다. 또 “너와 네 어머니 세상 부러운 것 없이 살게 해줄게. 집도 영도에서 제일 큰 걸로 사줄게”라며 결혼 없이 내연녀로 살 것을 제안하면서 ‘쓰랑꾼’(쓰레기+사랑꾼)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이민호는 2년 만에 시즌2가 공개된 소감을 묻자 “오래 걸린 것 같다. 다시 인사 드릴 수 있어서 반갑다”면서 “의미있고 깊은 감정을 다룰 수 있는 작품을 이어 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시즌1과 시즌2의 극중 배경에는 7년의 간극이 존재한다. 이민호는 “시즌1에서 한수는 생선중개상으로 끝났다. 7년 동안 무기밀매상이 되고, 정치권과 연결됐다. 어떻게 치열하게 또 올라갔는지, 그 과정에서 얼마나 더러운걸 손에 묻혀야 했는지 그걸 표현하려고 고민했다”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캐릭터를 발전시키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별들에게 물어봐’라는 작품을 오래 찍고 있던 차였다. 그래서 시즌2에 늦게 합류해 캐나다에 가서 촬영을 준비할 시간이 2주 정도밖에 없었다. 부담이 되었다기 보다는 한번 만났던 환경인 만큼 마음 편하게 몰입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촬영 당시를 돌아봤다.

한수는 원작보다 드라마에서 더욱 악한 인물로 그려졌으나 이민호의 잘생긴 외모로 미화된다는 평도 있었다. 이에 대해 이민호는 “원작에는 없던 에피소드인데 시즌1에서는 한수의 어린시절이 나온다. 영상화 작업을 하면서 드라마틱한 요소가 생긴 것 같다. 한수라는 절대선의 인물이 절대악이 되는 과정을 친절하게 보여주면서 풍성하게 보이길 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수가 선자를 접할 때 ‘친절한데?’라고 생각할 만한 섬세한 지점들이 있다. 지금 관점에서 보면 투박하긴 하지만. 순화되어 보이는 것이 잘생긴 외모 때문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민호는 또 “선자의 삶은 감정을 느낄 여지가 없다면 드라마가 아니라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야 하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척박하고 절박한 삶이다. (한수는 선자에게) 그럼에도 사랑은 있었고, 그럼에도 살아갈 수 있었다는 지점을 만들어주는 것 같아 좋았다”고 덧붙였다.

한수의 폭력성에 대해서는 “한수여서, 남자여서가 아니라 인간 안에는 폭력성이 존재할 수 있다. 시대를 거듭하면서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체계 안에서 규칙이 많이 생겼지만 그 시대엔 그런게 명확하지 않았기에 한수가 비도덕적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원하는 곳에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을 선택했을 뿐이다. 성장에 유리하니까. 그런 폭력이 주가 된 성장 방식을 가진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론 현재에는 한수 같은 인물이 있어선 안된다. 폭력은 안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수에게 선자는 어떤 의미일까. 이민호는 “진정으로 내가 뭘 원하는지 모르고 살아가고 달려가는 사람들이 많다. 어느 지점에 다다르면 허탈감과 고독이 수반된다. 정체성에 진정한 혼란이 오는데 선자와 노아는 한수를 이 세상에 존재하게끔 하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한수는 아들이 사라지면서 그걸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또 “시즌2에서 한수는 선자에게 나타날 수 있는 가장 최적의 타이밍에 나타난 것 같다. 이삭을 꺼내줄 수 있는데 안 꺼내줬다고 생각한다. 한수는 선자를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다. 저는 한수를 로맨티스트라고 생각한다. 사랑하다보면 한번씩 길을 잃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놓치거나 할 수 있지 않나. 하지만 한수는 단 한번도 놓치지 않았다”고 한수의 선자를 향한 깊은 사랑을 언급하기도 했다.

‘파친코’는 선자(김민하, 윤여정 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하는 만큼 선자의 전 연인이자 노아의 아버지인 한수의 분량은 상당히 적다. 시즌2에서는 조금 분량이 늘었지만 그간 타이틀롤로 활약했던 이민호에겐 작은 배역으로 보인다. 이민호는 “사실 저는 ‘꽃보다 남자’ 이후 작품을 결정할 때 아주 심플하게 결정한다. ‘상속자들’을 촬영할 때는 26살이었는데 ‘언제 교복을 또 입을 수 있겠어. 지금 마지막으로 해야지’하고 결정했다. 또 제가 원해서 생긴게 아닌데 ‘백마탄 왕자’란 이미지가 있길래 이왕 이미지가 생긴거 백마까지 타고 끝내자 싶어서 ‘더 킹 : 영원의 군주’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파친코’ 출연 제안을 받았을 시점은 이민호에게 어떤 전환점이 필요했던 시점이란다. 이민호는 “데뷔 12~13년차였다. 새로운 에너지가 필요했고 갇히기 싫고 자유롭고 싶다는 욕망이 컸을때 대본을 받았다”면서 “새로운 동기와 에너지가 필요할 때 작품을 만나서 자유로운 경험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한류스타도 저의 의도와 상관없이 만들어진 이미지 아닌가. 언제든 깨질 수 있다. 어떤 작품이든, 사소한 것이라도 마음이 동하는 부분이 있다면 출연 결정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민호는 또 “이번 작품을 촬영하면서 좋은 분들과 자유에 대한 경험을 했다. 스스로 편안한 상태에서 하고픈데까지 해봤다. 그런 경험을 하니 인간 이민호로서도 성장을 많이 했다. 굉장히 좋은것 같다. 개인적 삶의 밸런스나 만족도가 높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이민호는 ‘파친코’ 출연을 위해 오디션을 봤다. 이민호는 그간 다수의 작품에서 주인공으로 출연해온 만큼 출연 제의는 많이 받아봤으나 오디션을 보는 것은 상당히 오랜만이었다. 이민호는 “오디션을 보는 과정 자체도 개인적인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다. 선택을 받기 위해 준비하고, 시간을 쏟고 열정을 태우는 시간이 오랫 만의 귀중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경력이나 인지도 면에서) 어느 순간이 지나면 한국에서는 ‘내가 오디션을 봐야해?’라는 (불만이 생기는) 문화인데 완벽한 캐스팅을 위해서는 오디션이 있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오디션 자체에 대한 만족감이 높아졌다. 그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들어가긴 했지만 디테일한 오디션 과정을 통해 연기를 하려는 게 아니라 (캐릭터 자체인) 그 사람이 왔다는 느낌이 들더라”고 말했다.

오디션 과정에서 이민호는 김민하와 우연히 마주칠 기회가 있었단다. 이민호는 “처음 오디션을 할 때, 서로를 몰라야 하는데 주최측의 실수로 스쳐지나간 적이 있다. 보자마자 ‘쟤 선자같다’는 생각을 했다. 또 케미스트리 오디션이라고 배우들끼리 교차로 마주하는 오디션도 있었는데 그때도 보자마자 선자 같더라. 보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오르고 감정이 피어오르는 게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민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상당히 만족스러운 반응을 얻었다. 배우로서 ‘희열’을 느낄 수 있는 반응이었단다. 이민호는 “시즌1이 끝난 뒤 리뷰를 다 찾아보지 않았지만, 한국 관계자들에게 ‘다른 느낌을 받았다. 잘 선택한 것 같다’는 반응이 있었다. 이런 이야기들이 가장 희열 있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생각해보니 ‘한국에서 만들어진 작품이었다면 한수 역에 이민호라는 배우를 매칭시키기 쉬웠을까?’라는 생각도 들더라. 좋은 평가를 들을 때 의미있는 작업이 되는 것 같다”고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로코킹을 의도하진 않았으나 20대에 그런 면이 부각되었다면, 꺼내놓을 것이 많은 배우로 하나씩 꺼내면 40대 배우 인생이 찬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앞으로 더욱 보여줄 게 많은 배우로 활약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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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민호가 “‘파친코2’를 통해 더 좋은 사람이 되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 Apple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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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는 최근 김민하와 뉴욕에서 열린 ‘파친코2’ 프리미어 행사에 다녀왔다. 현지 반응은 어땠을까. 이민호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분들이 공감을 많이 해준 것 같다”면서 “미국에는 이민자가 많다. 그래서 공감하기 쉬운 것 같다. 땅을 딛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이지 않나. 낯선 땅, 새 터전에서 시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 더 깊이 공감해준 것 같다”고 반응을 들려줬다.

이민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뭘 얻었을까. 이민호는 “한수를 연기하면서 ‘삶이 뭔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뭘 지켜야하고 무엇이 중요한가. ‘파친코’가 가지는 힘이 그런거라고 생각한다. 더 좋은 사람이 되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성장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인생 교육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인정 욕구가 센 편이 아니다. 그동안은 뭔가를 해서 인정받고 열광받고, 이런 사랑을 직접 느끼면서 더 큰 책임감을 느끼긴 했다. 하지만 내가 노력했으니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욕구가 없는 사람이다. 시즌2 역시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했고, 이로 인해 어떤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은 없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파친코’가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시즌3로 이어진다면 참여 의사가 있을까. 이민호는 “만약 진행하게 된다면 참여 의사가 있다. 윤여정 선생님만 좀 설득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열린 ‘파친코2’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윤여정이 “나는 늙은 사람이다. 여러분은 안늙어봐서 모른다. 기억력도 다르다. 맨날 집에서 누워있다. 걸어다니는게 용한거다. 너무 힘들다. 시즌3는 안한다. 일어 대사를 외우느라 힘들었다. 시즌3를 할거면 나 없이 하라”고 너스레를 떨었던 것을 언급한 것.

그러면서 “배우로 가장 많이 소통하는 건 이정재 선배님인데 선배님이 늘 하시는 말씀이 ‘너 재능있다. 작품 계속해라’는 것이다. 함께 술 마실 때마다 혼난다. 스스로에게 동기 부여가 많이 되더라. 존경할만한 선배님이 ‘너 배우로서 좋아’라는 말해주고, 그래서 쉬면 안된다고 해주는게 원동력이 된다”며 “쉬고 싶진 않았지만 구체적으로 출연을 논의 중인 작품은 아직 없다. 헐리우드, 발리우드, 중국, 동남아 작품이든 좋은 기회에 문화 교류를 할 수 있는 좋은 콘텐츠가 있다면 주연, 조연 할 것 없이 5분 분량이더라도 출연 의사가 있다”고 앞으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민호는 ‘파친코2’를 봐야할 이유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제가 나오니까?”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파친코’라는 작품은 드라마적인 요소보단 감정적인 요소를 해소할 수 있는 드라마다. 긴호흡에 나눠보고, 시간이 지난 뒤에 보더라도 느낄 수 있는, 해소될 수 있는 감정 코드가 있다. 시즌1과 2 사이의 텀이 길어도 보는데 무리가 없지 않을까 싶다”면서 “물론 저도 나온다”고 장난스레 시청을 독려했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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