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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한화서 첫 승' 잊힌 LG 마무리 출신 이상규를 지탱한 한 마디 "위기가 곧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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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상규 / 사진=김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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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위기가 곧 기회다"

LG 트윈스의 마무리에서 한화 이글스의 선수로 새롭게 태어난 이상규가 극적인 승리를 챙겼다. 승리와 함께 그간 힘들었던 시절을 되돌아봤다.

이상규는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팀의 8번째 투수로 등판해 2이닝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한화 이적 후 첫 승리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 2차 7라운드 70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이상규는 지난 KBO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로 팀을 옮겼다. 이날 전까지 승패는 물론 홀드와 세이브도 올리지 못했지만, 2이닝 동안 노히터를 기록하며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경기 종료 후 이상규는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앞서 방송 중계사와의 인터뷰에서 이상규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눈물의 의미를 묻자 "전 LG 이상훈 해설위원이 '느낌이 어떤지' 물어보셨는데 저도 모르게 울컥했다"면서 "그때(LG 시절) 마무리를 했을 때는 팬이 없었어서 이런 걸 못 느꼈는데, 처음 느끼게 되서 감정이 북받혔다"고 답했다.

10회 승리를 눈앞에 두고 탈삼진 2개와 파울 플라이로 완벽한 피칭을 보였다. 이상규는 "우선 최재훈 선배님이 너무 잘 해주셨다. 강력하게 사인을 내주셔서 그거에 맞게 던졌다. 제 공이 좋기보다 하라는 대로만 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팀의 필승조가 모두 소진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책임감을 느꼈냐고 묻자 "책임감은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내 공을 못 던지는 날이 많아서, 나의 공을 던지자는 생각밖에 안 했다"고 밝혔다.

김경문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도 자신감보다는 '믿음'을 주문했다. 이상규는 "항상 (마운드에) 올라가기 전 '자신감 있게 하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네가 공이 안 좋은 것이 아니고 자신감이 없었기 때문에 결과가 좋지 않은 것이다. 자신감 있기만 던져라'라는 말을 많이 해주셨다"고 전했다.

2020년 고우석이 무릎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고, 이상규는 이때 LG의 임시 마무리로 기용됐다. 하지만 28경기에서 2승 3패 1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6.68로 눈에 띄는 성적을 만들지 못했고, 육성선수로 계약이 전환되기도 했다.

이상규는 "(육성선수 전환 당시) '나도 이제 잘리는 건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 그것을 극복하고 한화에 와서 팬들이 많은 곳에서 이런 일(승리)이 생겨서 색다르다"고 말했다.

한화로 이적이 결정됐을 때를 묻자 "그때도 많이 울었다. LG 보호명단에서 벗어나서 이적했기 때문에 많이 슬펐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이어 "막상 여기 오고 또 좋은 분들을 만나서 다시 시작하니까 기분이 괜찮아졌다"고 답했다.

이상규는 "위기가 곧 기회다"라고 강조했다.[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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