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5 (화)

안세영한테 진 허빙자오 은퇴 처리…세계랭킹 삭제 [After Paris]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0년 9개월 만에 허빙자오(27·중국)가 없는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여자단식 월드랭킹이 나왔다.

안세영한테 제33회 프랑스 파리하계올림픽 금메달을 내주며 은메달을 획득한 것을 반영한 세계랭킹에서 2계단 오른 7위가 된 것이 마지막으로 남게 됐다. 허빙자오가 준우승 후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것이 BWF에 정식으로 접수되어 모든 서류 절차가 끝났다는 뜻이다.

중국은 국가대표팀 하위 개념으로 지방정부 대표팀을 운영한다. 대한민국 지방자치단체의 직장운동경기부와 비슷하다. 허빙자오는 고향 장쑤성 팀에서 부상을 치료하며 컨디션을 조정하고 있다.

매일경제

허빙자오가 제33회 프랑스 파리하계올림픽 여자배드민턴 은메달 시상식에서 입술을 굳게 닫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선수 생활을 당장 관두진 않고 중국 내부 대회를 중심으로 현역 생활을 이어갈 분위기다. 몸 상태가 좋아지고 심리적인 안정을 되찾으면 국가대표가 아닌 개인 자격으로 BWF 월드투어에 복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허빙자오는 2013년 11월14일 236위로 세계랭킹에 처음 진입했다. 이후 ▲올림픽 은메달 ▲세계선수권 동메달×2 ▲아시안게임 동메달 ▲아시아선수권 준우승 ▲청소년올림픽 금메달 ▲세계청소년선수권 준우승 ▲아시아청소년선수권 우승 등 모든 메이저대회 입상을 달성했다.

중국은 금메달22 은메달15 동메달15 및 52차례 입상 모두 올림픽 압도적인 선두를 자랑하는 배드민턴 최강이다. 2024 파리대회 역시 금2 은3 및 입상 다섯 번으로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파리올림픽 결과가 적용된 세계랭킹을 보면 중국은 ▲남자단식 ▲남자복식 ▲여자복식 ▲혼합복식 1위다. 우승 2회도 기대 이하였다. 단기전 결과뿐 아니라 객관적인 실력까지 열세인 종목은 여자단식이 유일하다.

매일경제

허빙자오(오른쪽)가 제33회 프랑스 파리하계올림픽 여자배드민턴 단식 결승 패배 후 금메달을 획득한 안세영을 축하해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안세영(22·삼성생명)은 △제28회 세계배드민턴연맹 월드챔피언십 △중국 항저우하계아시안게임(이상 2023년) △파리올림픽을 차례로 제패했다. 올림픽 은메달이라는 성인 글로벌대회 개인 최고 성적을 낸 허빙자오가 중국 여론의 칭찬을 받지 못한 이유다.

허빙자오는 파리올림픽 금메달을 내준 안세영과 여자단식 통산 전적이 5승 9패가 됐다. 지난 시즌 BWF 월드투어 슈퍼 500시리즈 태국오픈 및 슈퍼 750시리즈 일본오픈을 포함하면 결승 3연패다.

배드민턴 Greatest Of All Time으로 손꼽히는 린단(41·중국)은 “허빙자오는 파리올림픽 금메달 결정전을 앞두고 넘치는 자신감을 표현했지만, 안세영의 왕좌를 뺏을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다”며 국가대표 후배의 부족함을 냉정하게 지적했다.

매일경제

남자배드민턴 단식 역대 최고로 손꼽히는 린단이 VIP로 초대받은 2024 파리올림픽 개막식에 앞서 에펠탑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린단은 ▲월드챔피언십 5 ▲아시아선수권 4 ▲올림픽 2 ▲아시안게임 2 ▲주니어 월드챔피언십 1 ▲아시아청소년선수권 1까지 메이저대회 남자단식을 15차례 우승했다. 정상을 놓고 겨룬 경기에서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을 이겨본 적이 없는 허빙자오가 마음에 들지 않을만하다.

물론 허빙자오가 안세영보다 실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꾸짖은 것은 아니다. 린단은 “허빙자오는 상대 실수를 맹목적으로 기다리는 수비적인 배드민턴을 했다. 도전자가 이런 마음가짐을 품어서는 안 된다”며 비판했다.

“(정상을 지켜야 하는) 안세영이 오히려 기세가 더 강했고, 공격 의지 또한 앞섰다”고 분석한 린단은 “허빙자오가 정신력이 좋았다면 이길 기회가 확실히 있었지만, 사고방식이 너무 소극적이었다”며 꼬집었다.

매일경제

안세영(왼쪽) vs 허빙자오 파리올림픽 결승전.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린단은 “어려운 상황일수록, 쉽지 않은 상대와 게임을 한다면 더더욱 남의 손에 주도권을 넘기면 안 된다. 자신의 운명은 스스로 결정하라. 능동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후배들한테 조언했다.

“안세영이 허빙자오를 앞서긴 하지만, 둘의 차이는 0.5단계 정도로 크지 않다”고 평가한 린단은 “허빙자오가 수동적인 방어를 하다 보니 파리올림픽은 안세영과 격차가 더 벌어졌다. 2세트 선제공격이 좋은 결과를 내고 있었는데 다시 보수적으로 플레이하더라”며 안타까워했다.

린단은 “올림픽 은메달도 훌륭한 업적이지만, 궁극적으로 패배다. 다시 글로벌대회를 제패할 수 있는 무대로 돌아오기를 바란다. 이번 경험을 잘 이해한다면 준비를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격려도 잊지 않았다. 허빙자오가 국가대표 은퇴를 끝까지 고수할지 관심이 쏠린다.

매일경제

허빙자오(왼쪽)가 파리올림픽 시상식에서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을 축하해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허빙자오 국제 무대 여자배드민턴 단식 입상
# 세계대회: 금메달1 은메달2 동메달3

2013년 주니어 월드챔피언십 3위

2014년 주니어 월드챔피언십 준우승

2014년 청소년올림픽 금메달

2018년 월드챔피언십 3위

2021년 월드챔피언십 3위

2024년 올림픽 은메달

# 아시아대회: 금메달1 은메달1 동메달4

2013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 3위

2015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 우승

2017년 아시아선수권 3위

2019년 아시아선수권 2위

2023년 아시안게임 동메달

2024년 아시아선수권 3위

# 합계: 금메달2 은메달3 동메달7

허빙자오 vs 안세영 결승 상대 전적
3전 3패

모든 세트 열세

84득점 126실점

득실차 –42

세트 평균 –7

[강대호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