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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GS칼텍스 이영택 감독 "선수들 기대 이상…블로킹하는 재미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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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사진=GS칼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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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선수들이 이제 블로킹하는 재미를 들였다"

GS칼텍스는 2024~2025시즌을 앞두고 이영택 감독을 제13대 감독으로 선임하면서 팀 재편을 시작했다. 그런데 주축 선수들이 이탈했다. FA 자격을 얻은 주포 강소휘가 도로공사로, 리베로 한다혜는 페퍼저축은행으로, 그리고 최은지도 흥국생명으로 떠났다. 미들 블로커 라인을 지켰던 한수지와 정대영은 은퇴했다. 이영택 감독과 함께 새 판을 짜야 하는 것은 당연했는데, 떠난 선수들이 너무 많았다.

대신 FA 보상선수로 미들 블로커 서채원, 최가은을 데려왔고 FA로 아웃사이드 히터 김주향과 계약하면서 공백을 채웠다. 지난해 V-리그 여자부를 폭격했던 외국인 선수 지젤 실바와도 재계약했다. 지난 시즌 아시아쿼터 선수로 애를 먹었지만, 올 시즌은 195cm의 신체 조건을 가진 호주 출신 스테파니 와일러를 선발했다.

부임한 지 약 6개월에 접어들었고 지난 6일부터는 7박 8일 전지훈련을 펼치고 있다. 오는 29일부터 경남 통영에서 열리는 KOVO컵을 앞둔 마지막 옥석 가리기와 담금질의 시간이다.

이영택 감독은 지금까지의 과정을 돌아보면서 "기대 이상으로 해주고 있다"라고 표현했다. 평균 연령 21.2세의 어린 선수단이 한 차원 높은 일본 팀들과의 연이은 경기를 통해 빠른 템포의 배구를 경험하고 있다. 이 감독은 "훈련은 한국에서 할 만큼하고 왔다"라면서 "어린 선수들이 많아서 실전 경험이 필요하다. 한 차원 높고 배구를 하는 일본 팀들과 직접 부딪히면서 경험하고 적응하는 모습을 보려고 했다"라며 이번 일본 전지훈련의 의미와 효과를 설명했다.

현역 시절 명 미들 블로커 출신으로 이영택 감독이 줄곧 강조했던 블로킹은 어떨까. 이 감독은 "블로킹 가르치려고 온 것이다. 잘 따라왔고 또 좋아지고 있다. 이제 선수들이 블로킹하는 재미를 들인 것 같다. 블로킹을 잘해야 수비도 잘할 수 있다는 점을 주지시키고 있다. 데이터를 보여주니까 이해도도 올라간다"라고 말했다.

"GS칼텍스라고 하면, 블로킹은 꼴찌지만 수비는 굉장히 잘하는 팀으로 알고 있었다"라고 말하는 이영택 감독. 하지만 데이터는 다른 얘기를 하고 있었다. 블로킹 수치가 가장 나빴던 것은 맞다. 36경기, 132세트 동안 221개의 블로킹에 그쳤고 세트당 1.67개에 불과했다. 그런데 수비 데이터는 선수들의 생각과 많이 달랐다. 세트당 18.39개의 디그로 7개 팀 가운데 6위에 머물렀다. 리시브와 디그를 합친 수비 수치도 세트당 25.8개 5위에 그쳤다. 하위권의 수치였다.

이 감독은 "최근 시즌 데이터를 뽑아 보니까 수비도 하위권이었다. 좋아 보이는 것뿐이었다. 선수들도 놀라더라"라며 "블로킹이 안 좋으면 당연히 수비도 좋을 수가 없다. 선수들도 이제 이 부분을 생각하면서 훈련하고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외국인 선수 실바는 몸 상태를 생각해야 하지만 클래스는 변함이 없다. 다만 아시아쿼터 스테파니는 아직 미완의 선수다. 비치발리볼 선수 출신으로 실내 배구를 배운 지는 4년 정도다. 아직 세밀함과 기본기 등은 더 다듬어야 한다는 평이 많다. 그는 "스테파니는 배구가 많이 늘었고 매일 좋아지고 있다. 체계적인 운동과 이런 훈련량은 아마 처음일 것이다. 훈련량도 많은데 군말 없이 잘 따라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바, 스테파니, 그리고 미들 블로커 라인 등 중요하지 않은 선수는 없다. 하지만 이영택 감독은 세터 김지원을 다가올 시즌 키 플레이어로 꼽았다. 그는 "김지원이 가장 중요하다. 풀 시즌을 뛴 것은 지난 시즌이 처음이었다. 지난 시즌을 풀로 뛰고 또 시즌이 끝나고 곧바로 국가대표팀에 갔다 왔는데, 그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라면서 "실력이 없는 선수는 아니다. 평균 정도를 해주면 된다. 기복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세터 출신이자 일본 여자배구 연령별 대표팀 감독과 코치를 거친 '브레인' 아보 기요시 코치는 이영택 감독에게 큰 조력자다. 이 감독은 "아보 코치가 훈련 플랜을 잘 짜서 세밀하게 정말 잘 가르쳐주고 있다. 훈련 진척 상태를 단계별로 꼼꼼하게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이런 훈련은 처음이다. 지루하지 않게 새롭고 신기한 훈련 방법을 알려주신다"라고 말했다. 이어 "매 훈련 순간 메모를 하면서 나와 상의를 한다. 일본에서 잔뼈가 굵지만 서로 존중하면서 함께 디테일하게 리뷰를 하며 팀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라며 코칭스태프의 조화도 잘 되고 있다고 밝혔다.

"어린 선수들, 또래 선수들이 붙어 있으니까 뭉쳐서 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 응집력이 좋다. 선수들도 많은 훈련량, 힘든 일정을 잘 따라왔다"라며 선수들을 격려한 이영택 감독이다. 올 시즌 약체라는 평가가 많지만, 이영택 감독은 어린 선수들의 패기를 믿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선수들이 잘 따라왔다. KOVO컵과 정규시즌 모두, 첫 경기, 첫 세트를 잘하면 이후 괜찮을 것 같다. 처음에는 선수들 경험이 부족하니까 당연히 버벅거릴 수 있다. 경기에 돌입하면 다양한 변수들이 있다. 만약 이 변수들을 잘 넘긴다면 괜찮을 것 같다. 마지막까지 잘 맞춰가면서 준비해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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