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3 (금)

이슈 스타 복귀·컴백 정보

130억 손배소에도 '컴백'하는 삼프티, 재기 가능할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피프티 피프티 전 멤버 새나·시오·아란, 메시브이엔씨와 전속계약
"하반기 활동 재개" 계획 발표했지만 냉담한 시선
어트랙트 發 130억 원대 손배소도 진행 중...앞날엔 아직 먹구름
한국일보

전 피프티 피프티 멤버 새나 시오 아란은 최근 아이오케이 산하 신규 레이블 메시브이엔씨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매시브이엔씨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 피프티 피프티 멤버 새나 시오 아란(이하 삼프티)은 재기할 수 있을까. 전 소속사 어트랙트와의 일련의 분쟁 속 국내 음악 시장에서 활동을 재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세간의 추측을 깨고 세 사람은 최근 새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체결함과 동시에 하반기 컴백을 예고했다. 새 아이돌 그룹을 결성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부와 함께다. 하지만 여전히 이들을 바라보는 대중과 업계 안팎의 시선은 냉담하기만 하다.

삼프티의 갑작스러운 전속계약 체결 소식은 지난 12일 전해졌다. 이들과 손을 잡은 것은 아이오케이컴퍼니 산하 레이블 법인 메시브이엔씨였다.

세 사람은 앞서 전 소속사인 어트랙트를 상대로 계약상 의무 불이행을 주장하며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뒤 법적 공방을 이어왔으나 법원이 가처분 신청과 항고를 잇따라 기각한데 이어 전 소속사 대표에 대해 삼프티가 제기한 배임혐의 고발 건에 대해서도 경찰이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내리면서 민심을 잃었다. 여기에 당초 함께 전 소속사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던 멤버 키나가 항고를 취하하고 소속사로 복귀한 뒤 분쟁의 배경에 외주용역업체 대표를 중심으로 한 탬퍼링 제안이 있었다고 폭로하며 삼프티를 향한 여론은 급격히 악화됐다. 이후 전 소속사는 삼프티에게 전속계약해지를 통보했고, 이들에 대해 130억 원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일련의 사태 속 세 사람에게는 탬퍼링 제안을 받고 물심양면 자신들을 지원한 전 소속사를 배신한 '통수돌' '배신돌'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업계에서 삼프티의 가요계 복귀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바라본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해진 세 사람의 새 전속계약 체결 소식은 놀라울 수 밖에 없었다. 심지어 메시브이엔씨 측은 세 사람을 '큐피드'(피프티 피프티의 메가 히트곡) 히트를 이끈 핵심 멤버로 소개하며 하반기 새 아이돌 그룹으로의 데뷔 계획까지 공식화했다.

하지만 "세계 시장에서 '큐피드'라는 성공 사례를 만들어낸 주역들과 함께 또 다른 성공 신화를 새롭게 써 나가겠다"라는 야심찬 포부가 무색하게도 이들을 향한 대중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했다. 아직 어트랙트가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이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하반기 활동 재개 발표는 성급하다는 지적이다. 전속계약 분쟁 사태와 관련해 제대로 된 처분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분쟁의 중심에 있는 삼프티가 재데뷔에 나서는 것에 대한 비판적 시선이 이어졌다.

실제로 어트랙트가 삼프티와 외주용역업체 더기버스 안성일 대표 등에 대해 제기한 130억 원 규모의 손배소는 이달 29일 첫 번째 변론기일을 앞두고 있다. 일반적으로 최종 판결까지 일정 수준의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이들의 발표대로 하반기 재데뷔에 나설 경우, 법적 문제가 매듭지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활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다른 연예인의 경우에도 전 소속사와의 분쟁을 겪으며 활동을 강행하는 경우가 없진 않았으나, 이들의 경우 데뷔 이후 채 1년도 안 된 시점에 전 소속사를 배신하고 탬퍼링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다 상황을 타개할 만한 법적 처분이 나오지 않는 이상 악화된 이미지를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에서 하반기 활동 재개 발표는 다소 섣부른 선택으로 보인다.

문제는 또 있다. 최근 원년 멤버 키나를 중심으로 재편한 피프티 피프티 2기가 재데뷔를 앞두고 프로모션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삼프티가 활동 재개 소식을 전하며 이들의 행보가 피프티 피프티의 활동을 의도적으로 방해하기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이는 세 사람이 또 한 번 대중의 '미운털'을 사게 되는 계기가 됐다. 새 출발을 위해선 무엇보다 이미지 회복이 중요한 상황에서 이 역시 악재인 셈이다.

메시브이엔씨 측은 세 사람의 향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글로벌 활동에 대한 청사진까지 그렸지만, 정작 업계는 물론 대중도 세 사람의 인지도에 물음표를 띄우고 있다. 데뷔 이후 1년도 안 돼 전 소속사와의 분쟁에 나선 탓에 이들을 지지해줄 만한 팬덤은 물론 대중적 인지도 역시 미비한 수준이다. 그나마 이들을 알고 있는 이들 상당수도 전속계약 분쟁, 탬퍼링 의혹 등 부정적 이슈로 이들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프티가 재기를 노리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해외 시장의 경우, 국내에 비해 분쟁 등의 잡음에 너그러운 편이라고는 하나 '큐피드'를 제외하면 피프티 피프티가 해외 시장에서 쌓아놓은 커리어 역시 거의 전무한 상황에서 이들이 이전 활동의 후광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 삼프티 측은 전 소속사인 어트랙트가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하며 멤버들의 소속이 없는 상황에서 새롭게 전속계약을 체결하고 활동하는 것에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진행 중인 손배소의 경우 새 소속사가 일련의 지원에 나서며, 삼프티의 모든 입장은 재판을 통해 소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들의 말대로 삼프티의 새 전속계약과 활동 재개가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세 멤버가 K팝 시장에서 바라는 대로 재기하기 위해선 법적 문제보다 사태에 대한 충분한 소명(혹은 처분)을 통한 민심 회복이 우선이다. 무조건적 활동 강행은 절대 청사진의 열쇠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때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