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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주의 줬다, 그 이후 벤치가 다운됐다"…승부욕에 공 집어 던진 코너, 사령탑은 좌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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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포항, 김민경 기자] "주의를 줬다. 그 하나로 팀 전체 분위기가 좌지우지될 수 있기 때문에, 경기 끝나고 지적할 것은 지적했다. 다음 경기에서는 그런 모습을 안 보일 것이라 생각한다."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21일 포항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했던 코너 시볼드를 따끔하게 혼냈다. 코너는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5볼넷 5탈삼진 4실점에 그치면서 시즌 6패(9승)째를 떠안았다. 3회까지 2-0으로 앞서면서 5연승 상승세를 이어 가나 했는데, 코너가 갑자기 마운드 컨디션에 불판을 품으면서 제구가 급격히 무너지는 바람에 2-5로 역전패했다.

코너는 4회초 제러드 영에게 우월 솔로포를 얻어맞으면서 2-1 추격을 허용했다. 1사 후 제러드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고, 2구째 몸쪽 높은 시속 143㎞짜리 직구를 던졌는데 담장 밖으로 뻗어 가는 큼지막한 타구가 됐다. 그래도 코너는 여기서 더 흔들리지 않고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잘 마무리했다.

5회초 코너가 급격히 마운드에 예민한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투구할 때 디딤발을 딛는 곳의 흙을 스파이크로 수차례 계속 하면서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선두타자 김재환에게 볼넷을 내주고, 1사 후에도 김재호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1, 2루 위기에 놓였다. 김재환과 김재호 모두 2스트라이크를 먼저 잡고 허용한 볼넷이라 더더욱 기분이 나쁠 결과였다. 결국 정대현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해 코너가 왜 자꾸 스파이크로 흙을 파는지 확인한 뒤 진정시키고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코너는 이미 무너져 있었다. 다음 타자 조수행이 1루수 땅볼로 출루하면서 2사 1, 3루까지 버텼는데, 정수빈을 볼넷으로 또 내보내면서 만루 위기에 놓였다. 이어 이유찬에게 우전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2-3으로 경기가 뒤집혔다. 이유찬의 타구가 2루수 머리 위로 애매하게 뜨면서 안타로 연결된 것. 코너는 계속된 2사 1, 3루 위기에서 제러드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해 2-4까지 벌어졌다. 코너는 다음 타자 양의지를 투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했으나 결국 분을 참지 못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가기 전에 공을 바닥으로 패대기쳤다.

박 감독은 이 장면을 그냥 넘기지 않았다. 코너는 일단 5회까지 공 95개를 던지기도 했고, 흥분한 상태라 판단해 6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박 감독은 등판을 마친 코너를 불러 특히 마지막에 공을 집어 던진 태도를 지적하고 단단히 주의를 줬다.

박 감독은 22일 포항 두산전이 폭염 취소되기에 앞서 "그 행동 하나로 팀 전체 분위기가 좌지우지될 수 있다. 경기 끝나고 지적할 것은 지적했기 때문에 다음 경기에는 분명히 그런 모습을 안 보일 것이라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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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본인도 이제 마음먹은 대로 잘 안 풀리다 보니까 그런 표현을 했는데, 그런 행동은 팀 전체 선수들이 있는 데서 하는 것보다는 따로 혼자 감춰서 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할 것 같다. 그런 분위기로 인해서 (경기의) 전체 흐름이 안 바뀌었으면 좋겠다. 그 행동 이후에 어제(21일) 우리 벤치가 조금 다운된 상황이 있었다. 그래서 선수들 전체랑 스태프들, 나도 마찬가지로 조금 파이팅을 하면서 더 다독였는데 그런 행동 하나에 또 팀 분위기가 다운될 수 있으니까. 그런 행동은 조금 주의를 줬다"고 이야기했다.

코너는 올해 삼성과 계약하고 한국에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데, 포항 경기 전에도 마운드에 조금 예민한 편이었다. 박 감독은 "코너가 올 시즌 초에도 대구에서 조금 그런(마운드에 불만을 표현하는) 상황이 조금 많았다. 우리 선발투수들 중에서는 제일 민감한 것 같다. (포항 마운드가) 원태인은 괜찮다고 하고, 코너는 안 좋다고 하니까. 어떻게 할 수 없는 점이다. 전체 선수들이 다 그런 이야기를 했으면 몰라도 코너가 제일 민감한 거니까. 상황에 맞춰서 본인이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마운드에서 승부욕이 너무 강해서 나온 행동으로 이해했다. 박 감독은 "올해 우리와 첫해를 같이 하고 있지만, 경기 때 빼고는 코너가 정말 온순하다. 말도 없고 온순한데, 이제 그런 면은 승부욕이라고 생각한다. 조금 다혈질적인 면이 분명히 있는데 좋게 보면 승부욕이고, 안 좋게 보면 또 이제 단체 경기에서 팀 분위기를 깨뜨릴 수 있기 때문에 그 점을 이야기했고 메시지를 줬기에 다음 경기부터는 그런 모습을 안 보일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코너는 올해 삼성과 총액 100만 달러(약 13억원)에 계약하면서 기대를 모았다. 신입 외국인 선수가 받을 수 있는 최고액을 안길 정도로 삼성의 기대치가 컸다. 코너는 이달 초 한 차례 열흘짜리 부상자명단에 올랐을 때를 제외하고는 시즌 내내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삼성 선발진을 이끌고 있다. 25경기에서 9승6패, 141⅔이닝, 평균자책점 3.81을 기록하며 재계약이 충분히 가능한 성적을 내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성적이 좋아도 계속 팀 분위기를 깨는 행동을 반복하면 재계약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코너는 승부욕을 조금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표현하면서 계속해서 삼성의 시즌 막바지 2위 굳히기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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