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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안세영, '중립성 의문' 배드민턴협회 조사위 출석 거부→문체부 장미란 차관과 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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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신뢰는 바닥이다. 결국 안세영은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자체 진상 조사 출석 요구를 거부했다.

안세영은 대한배드민턴협회 진상조사위원회의 출석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재 대한배드민턴협회가 꾸린 진상조사위원회는 중립성에 의문이 제기된 상태. 조사위원들이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 동의를 거쳐 선임됐기에 협회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이사회 의결 없이 진상조사위를 구성했다며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세영 역시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진상조사위원회를 신뢰할 수 없어 출석 요구에 불응한 것으로 보인다.

안세영은 장미란 문체부 차관과 19일 비공식 면담을 가졌다. 문체부가 진행하는 조사에서는 적극적으로 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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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안세영은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딴 후 작정하고 대한배드민턴협회를 비판했다. 쌓인 게 많았다. 안세영의 발언 이후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전국민적인 분노를 샀다.

"7년 동안 정말 많은 걸 참고 살았다. 이 목표를 위해 억누르면서 말이다. 조심스럽지만 이야기는 한 번 해보고 싶었다. 한마디만 더 하면, 내가 올림픽에 우승하고 싶고 악착 같이 달렸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내 목소리에 힘이 실렸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다."

"내가 생각하기에 배드민턴은 단식과 복식은 엄연히 다르고 선수들 자격이 박탈되면 안 된다. 우리 협회는 너무 모든 걸 다 막고 있는 거 같다. 또 그러면서 자유라는 이름으로 많은 방임을 한다. 배드민턴이 더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은데, 금메달이 하나밖에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선 돌아봐야 되지 않나 싶다."

"내 부상은 생각보다 낫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처음 오진이 났을 때부터 참아오면서 경기했다. 지난해말에 다시 검사해 보니 많이 안 좋더라. 올림픽까지 시간이 얼마 안 남았고 참고 가야 되는 상황이었다. 옆에서 트레이너 선생님이 도와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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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가 발칵 뒤집어졌다.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향한 비난 여론이 들끓자 정부까지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2일 대한배드민턴협회 조사를 시작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문체부는 안세영이 인터뷰에서 언급한 것들을 중점적으로 대한배드민턴협회를 조사할 생각이다.

이 조사는 문체부 소관 비영리법인의 설립 및 감독 규칙에 따른 사무 검사와 보조금 관리 법류에 따른 보조사업 수행 상황 점검의 법적 성격을 지닌다. 2024년 기준 문체부는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보조금 71억 2,00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문체부는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의 인터뷰로 논란이 된 미흡한 부상 관리, 복식 위주 훈련, 대회 출전 강요 의혹 등에 대한 경위 파악뿐만 아니라 그동안 논란이 됐던 제도 관련 문제, 협회의 보조금 집행 및 운영 실태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볼 것이다"고 알렸다.

이어 "국가대표 선발 과정의 공정성 및 훈련과 대회 출전 지원의 효율성, 협회의 후원 계약 방식이 협회와 선수 사이에서 균형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 배드민턴 종목에 있는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 제한 제도의 합리성, 선수의 연봉 체계에 불합리한 점이 없는지를 들여다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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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단장은 문체부 이정우 체육국장이 맡는다. 문체부 직원들과 산하 기관인 스포츠윤리센터 조사관 등 10명 이상이 조사단에 포함됐다.

이정우 국장은 "안세영뿐 아니라 우리 선수라면 누구든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다. 선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문체부와 체육단체가 지녀야 할 당연한 자세다. 이번 조사의 근본적인 질문은 '협회가 선수를 위해 제 역할을 하고 있는가'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귀국 후 말을 아끼던 안세영은 지난 16일 개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예고했던 입장문을 공개했다. 안세영은 "앞으로 이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고 자칫하면 배드민턴을 하지 못하게 될 수 도 있다는 생각도 무섭게 밀려든다. 하지만 그동안 받은 국민분들의 응원과 관심에 보답하고자 고민한 끝에 이 글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이 글에서 안세영은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선수 관리 문제를 지적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적극적인 문제 해결 의지보다는 회피에 급급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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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은 "내가 궁극적으로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불합리하지만 관습적으로 해오던 것들을 조금 더 유연하게 바뀌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에 대한 것이다"며 "특히 부상에 있어서는 모든 선수에게 정말 괴롭고 힘든 일이다. 나 또한 부상으로부터 잘 회복할 수 있는 여건과 지원을 바랐다. 각 선수가 처한 상황과 구체적인 부상 정도가 모두 다르기에 그에 맞는 유연하고 효율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기를 원했지만 현실에서 맞닿은 상황은 전혀 그렇지 못해 크게 실망했고 안타까웠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안세영은 "매순간 '아니다, 나쁘다, 틀렸다'가 아니라 이런 부분들이 바뀌어야 다 함께 더 발전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시스템, 소통, 케어 부분에 대한 서로의 생각 차이를 조금씩 줄이고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상식선에서 운영되어 주시기를 바라는 것 뿐이다"고 전했다.

안세영은 선수들의 목소리를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반영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와 선수들간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누군가가 관심을 갖고 점차 규정과 시스템이 바뀌며 변화해 나간다면 나 뿐만 아니라 미래 선수들도 조금 더 운동에 집중하고 케어 받는 환경에서 운동을 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문체부와 체육회에서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협회와 선수가 원활하게 소통이 되고 있는지 선수들의 목소리에도 꼭 귀를 기울여주셨으면 한다."

"지금부터는 협회 관계자 분들이 변화의 키를 쥐고 있다. 더 이상 외면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행동해 주셨으면 한다. 합리적인 시스템 아래에서 선수가 운동에만 전념하며 좋은 경기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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