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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13년 걸린 첫 우승, 석달만에 또 타이틀…배소현, 시즌 2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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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8일 KLPGA 투어 더헤븐 마스터즈에서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뒤 물에 뛰어들어 기쁨을 만끽하는 배소현. [사진 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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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소현(31)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 GA) 투어 더헤븐 마스터즈의 초대 우승자가 됐다.

배소현은 18일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의 더헤븐 골프장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3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황유민(21)과 서어진(23)을 차례로 제치고 정상을 밟았다. 배소현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 4개만 잡아 합계 15언더파 201타를 기록했고, 1~3차 연장에서 잇달아 버디를 낚아 경쟁자들을 물리쳤다.

1993년생인 배소현은 국가대표 선수들을 지도했던 아버지 배원용(2019년 별세) 코치를 따라 자연스럽게 클럽을 잡았다. 좋은 DNA를 물려받았지만, 프로 생활은 순탄하지 않았다. 2011년 KLPGA 입회 이후 오랫동안 2부 투어를 전전했다. 2017년에야 1부 투어 정회원이 될 정도로 무명 세월이 길었다.

어느덧 30대가 된 배소현은 올 시즌 마침내 꽃을 피웠다. 지난 5월 E1 채리티 오픈에서 생애 처음으로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154번째 출전 대회에서 처음 들어 올린 우승 트로피였다. 배소현은 당시 떨리는 목소리로 “나를 늘 믿어주신 아버지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말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첫 우승을 위해 10년 넘게 기다렸던 것과는 달리 두 번째 우승은 석 달 만에 찾아왔다. 배소현은 특히 전날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를 잡아내면서 코스 레코드를 세우는 기염을 토했다. 이전 기록은 2014년 9월 메트라이프 한국경제 KLPGA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허윤경(34)이 기록한 8언더파였다.

신들린 듯한 샷감각을 앞세워 둘째날 11언더파 공동선두로 올라선 배소현은 최종 3라운드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추가해 황유민·서어진과 함께 15언더파 공동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연장전은 파5 18번 홀에서 열렸다. 1차 연장에선 버디를 놓친 황유민이 먼저 탈락했다. 2차 연장에서도 버디로 비긴 배소현과 서어진의 희비는 3차 연장에서 갈렸다. 배소현은 세컨드 샷을 그린 앞 벙커 옆으로 빠뜨렸지만 침착한 샷으로 홀 80㎝ 거리에 공을 붙인 뒤 버디를 잡아냈다. 서어진은 약 7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지 못해 첫 우승 목전에서 물러났다.

올 시즌 2승을 거둔 배소현은 “나는 주니어 시절에는 골프를 잘 치지 못하던 선수였다. 2부 투어에서도 한 단계씩 올라오는 선수였다. 그래도 팬들은 나 같은 선수를 보는 재미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다음 주 메이저 대회(한화 클래식)에서도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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