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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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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전 전국대회서 우승하니 대견하고 울컥” 초등학생 당구유망주 ‘환희 아빠’ 이성훈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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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환희가 대회에 출전하면 할아버지, 아빠, 엄마, 형 온 식구가 대회장에 간다. 지난 6월 전북 남원에서 열린 전국당구선수권도 마찬가지다. 환희는 이 대회에서 우승, 3월 국토정중앙배에 이어 2대회에서 연속 우승했다. 우승 후 가족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아빠, 형, 환희, 엄마, 할아버지. (사진=환희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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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대디]③초등생 유망주 환희 아빠 이성훈 씨
3년전 아빠따라 당구장 갔다가 큐 잡아
“형 레슨보고 아빠 졸라 함께 배워”
지난3월 선수등록…전국대회 2연속 우승


김행직 조명우 이미래 등 현재 한국당구 정상에 있는 스타선수들은 일찌감치 신동과 천재 소리를 들으며 성장해왔다. 이들은 어려서부터 체계적으로 당구를 배우는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모두 뒤에서 든든히 받쳐주는 아버지 열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들은 요즘 어린 선수들에겐 성공모델이다. 부모 생각도 다르지않다. 아이가 당구에 소질이 있고 즐긴다면 당구선수로 성장하는 걸 적극 밀어주고 있다. 아이들에게 쳬계적인 레슨을 받게 하고, 국내외 당구대회장에는 아이와 동행하며 여러 경험을 쌓게한다. 아직 아이들이 어리기 때문에 생업을 하면서도 코치이자 매니저, 운전기사 등 다역을 맡는다. 김건윤(부산동래고부설방통고1) 김도현(부천상동고부설방통고1) 김대현(시흥대흥중2) 양승모(인천예송중3) 이환희(구미금오초6) 김민준(익산부송중1) 편준혁(방통고1) 이규승() 등 미래 한국당구 주역을 꿈꾸는 선수들의 뒤에는 이처럼 열성적인 아빠, 즉 ‘당구대디’가 있다. 이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세번째는 초등학교 선수 환희 아빠 이성훈 씨다.

3년 전인 2021년 10월 경북 구미시 구미역 뒤쪽에 있는 역후당구장. 몇몇 동호인들이 게임을 즐기던 오후에 초등학생 두 명이 아빠 따라 당구장에 왔다. “레슨때문에 왔는데요.”

“환희가 하고싶은거 최대한 지원해야죠”
구미 역후당구클럽 김도형 선수가 스승
당구 유망주로 전국대회 초등부를 휩쓸고 있는 이환희(구미 금오초등학교6학년)가 처음 당구장을 찾은 날이다. 원래 이날 주인공은 환희가 아니고 두 살 위인 형 태희였다. 환희 아빠 이성훈(43) 씨 얘기. “큰 아이가 주의가 산만해 보여 집중력을 올리는데 뭐가 좋을까 생각하다 당구를 배우면 좀 나아지겠지 하는 생각에 당구장을 찾게 됐습니다.”

◆3년 전 환희와 형 데리고 구미 역후당구클럽 찾은 환희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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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에서 수학학원을 운영하는 아빠 이성훈 씨는 환희가 하고싶은걸 하도록 최대한 지원해주고 선배들처럼 모범적인 당구선수가 되길 바랐다. 사진은 구미 역후당구클럽에서 환희의 스트로크를 지켜보는 아빠. (사진=환희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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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강원도 양구에서 열린 국토정중앙배 초등부 결승에서 경기하는 환희. 선수 등록 후 첫 출전한 이 대회에서 환희는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대한당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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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 스승인 김도형 선수가 운영하는 구미 역후당구클럽에 걸린 환희 우승 기념 플래카드. 환희는 3년 전인 2021년 형이랑 아빠 따라 이 당구장에 왔다가 처음 큐를 잡게 됐다. (사진=김도형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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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후당구클럽은 집과 가까워 접근성이 좋고 무엇보다 현역선수(경북당구연맹 김도형)가 운영해서 믿음이 갔다. 그때 환희가 초등학교3학년, 형(태희)이 5학년이었다.

며칠 후부터 형이 역후당구클럽에서 김도형 선수에게서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그런데 따라간 환희가 엄청 졸라댔다. “형이 레슨받는데 옆에서 자기 키만한 큐를 들고 자기도 배우고 싶다고 얼마나 졸라대던지.” 아빠는 결국 환희 말을 들어주기로 했다.

환희는 역후당구클럽이 운영하는 ‘학생선수 육성프로그램’에 따라 체계적으로 배웠다. 스승 김도형 선수는 얼마 지나지 않아 환희의 소질을 알아봤다. 이성훈 씨는 레슨 두 달만에 김도형 선수가 “환희에게 소질이 있다. 아버지만 괜찮다면 환희를 선수반으로 옮기는게 낫겠다”고 했단다. 그 말을 들은 환희는 너무 좋아했다.

“아버지로서 아이가 잘하는게 하나 있으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하고 싶은걸 하면 더욱 좋고요. 환희는 욕심이 많아서 공부도 열심히 하고 당구선수도 잘하고 있습니다. 대견하지요.”

◆환희 경기땐 양구 남원 고성 태백으로…할아버지 아빠 엄마 형까지 온가족 나들이

아빠 이성훈 씨는 다른 아빠처럼 가끔 친구들 하고 취미 삼아 당구치는 정도였다. 중대 200점 실력. 그나마 결혼 후에는 당구장에 거의 못갔다. 학원을 운영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럼에도 조금씩 환희에게 보조를 맞추고 있다. “환희가 당구를 배우면서 저도 대대를 시작, 지금은 23점까지 올렸습니다. 시간될 때 유튜브로 당구동영상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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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국토정중앙배 전국당구대회 초등부 1쿠션에서 우승한 환희가 상장을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환희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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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는 선수 등록 후 처음 출전한 3월 국토정중앙배에서 우승했다. 아빠 이성훈씨는 대견스럽고 울컥했다고 했다. 시상식 후 가족의 기념촬영. (왼쪽부터) 할아버지, 형, 엄마, 환희, 아빠. (사진=환희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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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남원 전국당구선수권 초등부에서 우승한 환희가 남원당구연맹 김희원 회장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환희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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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구미에서 수학학원을 운영한다. 원래 주말수업은 토요일마다 했고, 일요일에는 가끔했다. 그러나 환희때문에 주말 수업 일정을 변경했다. 환희가 출전하는 학생대회는 대부분 토~일요일에 열린다. 환희가 경기에 출전하는 날은 집안 식구 모두 따라간다. “아버님과 환희 엄마랑 환희 대회장에 가기 위해 토요일수업은 오후 3시에 끝내고, 일요일 수업은 안합니다. 토요일 수업이 끝나면 온가족이 양구 남원 태백 고성 대회장으로 떠납니다.” 원래 술담배를 안하는 이성훈 씨는 환희가 오롯이 당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아예 개인 시간도 포기했단다.

2년 정도 레슨을 받은 환희는 스스인 김도형 선수 추천으로 지난 3월 경북당구연맹을 통해 대한당구연맹에 학생선수로 등록, 정식 선수가 됐다. (당시 성주 수륜초등학교6학년인 한연우와 함께 선수등록했다) “선수 되니까 환희가 너무 좋아했습니다. 대회에 나간다고 더 좋아하고. 레슨받으며 때로는 혼나기도 하고 힘들었을텐데 잘 이겨내고 커줘서 고맙지요.”

◆환희 첫 출전 양구대회 우승에 ‘대견스럽고 울컥” 모범적인 선수로 컸으면

정식 선수가 된 환희는 금방 두각을 나타냈다. 선수등록 후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덜컥 우승했다. 3월 강원도 양구에서 열린 2024 국토정중앙배 전국당구대회 초등부(1쿠션)에서 1위를 차지한 것. “처음 나간 대회에서 우승하니 저도 모르게 울컥했습니다. 환희가 열심히 하는줄은 알았는데, 성적으로 증명받으니 할아버지와 엄마 모두 대견하고 자랑스러워했습니다.”

이어 6월에 열린 남원 전국당구선수권에서도 우승, 2대회를 연속 석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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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 김도형 선수는 “환희의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중고등학교로 진학, 신체적 성장이 이뤄지면 더욱 더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김도형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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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아빠를 졸라 당구를 시작한 환희는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이 되면서 제법 의젓해졌다. 연습구장인 구미 역후당구클럽에서 잠시 연습을 멈추고 포즈를 취한 환희. (사진=환희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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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훈 씨에 따르면 스승 김도형 선수는 체계적으로 환희를 가르쳤다. 1년6개월 가량 매일 4시간 이상씩 기본 자세와 스트로크 훈련에 집중했고, 처음 1㎏짜리 모래주머니를 차고 100개씩 연습하던 스트로크 개수가 1000개를 넘어갔다.

이후 1쿠션, 3쿠션 시스템 이론교육을 배웠고 어느새 수지도 24점까지 올라갔다. 현재는 더 발전해서 26점이다.

스승 김도형 선수(경북)는 “환희는 소질이 뛰어나기 때문에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평소 훈련할 때도 어린 나이임에도 안되면 될 때까지 해내려는 끈기와 욕심이 대단하다”며 “중고등학교로 진학, 신체적 성장이 이뤄지면 더욱 더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희는 당구연습뿐 아니라 공부도 열심히 한다. 환희의 일과는 학교 끝나면 역후당구클럽에가서 레슨받고 연습한다. 대개 저녁 7시쯤 혼자 버스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늦을 땐 아빠가 데리러 간다.

환희네는 다문화 가정이다. 엄마가 필리핀 사람이다. “환희는 학원을 안 다닙니다. 저녁에 숙제 마치면 제가 수학을 가르치고, 온라인으로 배우는 영어를 엄마가 도와줍니다.”

아빠의 바람은 하나다. “환희가 하고싶은걸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해줄 겁니다. 당구선수로서 기본을 잊지않고 훌륭한 선배들 따라서 모범적인 선수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황국성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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