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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내가 감독이라면 손흥민을 선택”, 왜?… 최고의 골 결정력이 그 근거[최규섭의 청축탁축(蹴濁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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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이 판타지 프리미어리그(FPL) 감독이라면 누구를 미드필더로 선택하겠는가?”

이 물음에, 한국인 축구팬이라면 선뜻 누군가를 떠올리고 주저하지 않고 그를 낙점할 성싶다. 물론, 그 이름은 한국이 자랑하는 한국인 월드 스타인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이다. 팔이 들이굽지 내굽을 리 없다.

그러나 쑥스러워할 필요 없다. 손흥민이 충분히 뽑힐 만한 자격과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EPL[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내린 평가에서 그대로 나타나는 사실이다. EPL 사무국이 스카우트 보고서를 통해 손흥민을 FPL 최고 미드필더 가운데 한 명으로 손꼽은 데에서, 여실히 입증된 그의 가치다.

물론, 막연한 기대치에 근거를 둔 제안이 아니다. EPL 2023-2024시즌 성적과 통계 및 FPL 선수 몸값의 비교치를 바탕으로 한 추천이다. 이 보고서는 이에 따라 모두 6명의 EPL 정상급 미드필더를 제시하고 그중 누구를 가려 뽑을지를 분석했다. 아울러, 자신이 감독이라면 누구를 선택할지를 묻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적어도, 손흥민은 골 결정력에 관해서라면 으뜸이었다. 결국, 자신이 구상한 팀이 공격 파워에 비해 득점력이 뒤떨어진다면 당연히 손흥민을 낙점할 수밖에 없는 당위성이 엿보이는 보고서다.

EPL, 2023-2024시즌에 보인 으뜸의 마무리 능력을 바탕으로 FPL 최고 미드필더 낙점
EPL은 현실과는 거리가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꿈꾸고 싶다. 환상의 세계일망정 구단주가 되어 나만의 축구팀을 만들 수는 없을까? 열렬한 팬이라면 한 번쯤은 가져 보고 부풀렸을 꿈이다.

내가 선택한 선수들로 팀을 꾸려 경기를 치른다면, 한때나마 행복감을 만끽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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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울월드컵경기장, 조은정 기자]


바람으로 끝나지 않았다. 열망은 이뤄지듯이, 그 염원은 구현됐다. 실상으로 나타난 환상[Fantasy], 곧 판타지 프리미어리그다. EPL이 축구의 종가(宗家)에 걸맞게 내놓은 빼어난 작품이다. 다시 말해, EPL 사무국이 홈페이지를 통해 운영(https://fantasy.premierleague.com)하는 시뮬레이션 게임[Simulation Game]이다. 실제 성적을 바탕으로 하므로, 현실감 있게 다가오는 모의시험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시뮬레이션 게임은 전반적으로 현실의 무언가를 비슷하게 따라 하고 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춰 그만큼 정확도가 높다. FPL도 마찬가지 특성을 보인다. FPL에서 인기가 높고 영입 가격이 비싼 선수는 실제로도 승패를 좌우하는 키 플레이어로서 활약도가 무척 높다. 다시 말해 현실을 충실히 반영한 시뮬레이션 게임이 FPL이다. FPL의 흐름을 보면 그 시점에 누가 EPL의 핵심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치는지 가늠할 수 있다. FPL이 왜 전 세계적으로 700만 명 이상이 즐길 만큼 열풍에 휩싸여 있는지를 말해 주는 대목이다.

이 맥락에서, 오는 16일(현지 일자) 9개월여의 대장정에 들어가는 EPL 2024-2025시즌에 맞춰 나온 이 보고서는 미드필더 판도가 어떻게 펼쳐질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하나의 지표다. 그리고 EPL 입성 10시즌째를 맞이하는 손흥민이 한결같이 세계 정상급의 기량을 뽐낼 수 있으리라 객관적으로 평가받아 더욱 뜻깊은 보고서라 할 만하다.

2024-2025시즌 뛰어난 미드필더가 넘치리라 본 이 보고서는 그중 6명에게 950만 파운드(한화 약 166억 원·이하 FPL 몸값) 이상의 가격을 책정했다. 손흥민(1,000만 파운드·약 174억 원)을 비롯해 모하메드 살라(리버풀·1,250만 파운드·약 218억 원), 콜 팔머(첼시·1,050만 파운드·약 183억 원), 부카요 사카(아스널·1,000만 파운드), 필 포든(맨체스터 시티·950만 파운드·), 케빈 더 브라이너(맨체스터 시티)가 그 면면이었다. 이 가운데 더 브라이너를 제외한 5명은 2023-2024시즌 200점을 넘어섰을 만큼 절정의 기량을 과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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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울월드컵경기장, 조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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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지난 시즌 성적 가운데 네 가지 평가 척도로 비교했음을 밝혔다. 슈팅, 박스 내 슈팅, 빅 찬스, 골 전환 등을 평가 가늠자로 활용했다.

이 가운데, 손흥민은 골 전환에서 최상위권에 자리했다. 그만큼 골 결정력이 빼어남이 수치로서 입증됐다. 다섯 개 슈팅을 날리면, 그중 한 개가 골문을 뚫었다(20.0%). 이 부분에서 맨 위에 오른 팔머(20.2%)에 아주 근소한 차(0.2%)로 뒤졌을 만치 난형난제의 백중세를 이뤘다(표 참조). FPL에서 미드필더로 분류되는 손흥민이 EPL 최고의 마무리 능력을 갖췄음을 명백히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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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L 지난 시즌, 살라는 최악의 몸놀림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골 위협 측면에서 여전히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90분당 4.01개 슈팅, 3.24개 박스 내 슈팅, 1.16개 빅 찬스 등 3개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그런데도 FPL 지난 시즌, FPL 팬들이 살라를 뽑기를 꺼린 경향은 본질적으로 낮은(4위) 골 전환율(15.8%)에서 말미암았음을 엿볼 수 있었다.

팔머는 살라를 이을 걸출한 미드필더가 될 것임을 확실히 시사했다. 골 전환에서 1위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슈팅(3.70개)과 빅 찬스(0.75개)는 살라를 제외하면 가장 우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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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L은 주어진 예산(1억 파운드·1,743억 원) 범위 안에서 15명으로 이뤄진 팀을 구성해야 한다. 손흥민의 몸값은 이 예산의 10분의 1을 초과한다. 손흥민 한 명만 선택하더라도 전체 팀 구성이 자칫 곤혹스러워질 수 있다. 그런데도 이 보고서가 손흥민을 꼭 영입해야 할 미드필더라고 강조한 점은 그만치 그의 효용 가치가 절대적임을 시사한다. 2024-2025시즌 개막을 앞두고 손흥민을 반드시 영입해야 할 ‘절대 선수’로 낙점한 이번 스카우트 보고서는 분명 한국의 축구팬 기분을 좋게하는 낭보임이 틀림없다.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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