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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HI★초점] '개그콘서트', 일본으로 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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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 내달 일본 도쿄서 한일전 개최
한국 코미디, 일본 관객들 웃길까
'개콘' PD가 직접 밝힌 포부는?
한국일보

'개그콘서트'가 일본에서 개그 한일전을 펼친다. KBS2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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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가 일본으로 향한다. 이른바 '코미디 한일전'이다. 한국과 일본은 코미디를 소비하는 방식부터 트렌드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평가가 어렵다. 이에 대항전 포맷으로 구성되며 통역 자막용 LED 등으로 언어의 벽을 허물 예정이다. 한국의 경우 만담을 이용한 '데프콘 어때요' '소통왕 말자 할매' 등 소통을 중심으로 한 코너가 출격한다. 일본에서는 몸개그를 이용한 콤비나 개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개그콘서트'가 25년 방영 첫 해외 진출이라는 점도 의미가 깊다.

최근 드라마·영화·예능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한일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 주제는 다양하다. 트롯부터 로맨스, 연애 리얼리티까지 한일 교류가 더 이상 생소하지 않다. 이 가운데 한일전 코미디 열전까지 예고되면서 또 다른 영역 확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KBS2에 따르면 내달 5일 일본 도쿄에 있는 공연장 제프 하네다에서 '개그콘서트 in JAPAN'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인 '데프콘 어때요'를 비롯해 '심곡 파출소' '소통왕 말자 할매' '만담 듀오 희극인즈' '알지 맞지' 등의 코너가 일본 코미디 팬들을 만난다. 일본 코미디언들로는 도니카쿠 아카루이 야스무라를 비롯해 콤비 카우카우·이치가와 고이쿠치·웨스피 등이 출전한다. 이날 공연은 약 2시간 30분간 총 14~16개 코너를 선보인다. 현장에 통역 자막용 LED를 설치해 언어의 벽을 허물고, 양국이 웃음으로 하나가 될 수 있는 장을 만들 계획이다. 이와 관련 KBS 관계자는 "K-팝, K-드라마에 이어 K-코미디 시대가 올 것"이라며 "글로벌 코미디 포맷의 가능성을 열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실 코미디 한일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국내 최초로 '코미디 한일전'이 추석 특집으로 방영됐다. 당시 양국 개그맨들이 대결을 펼쳤다. 국민 정서상 민감한 한일전인 만큼 자존심싸움이 주 골자였다. 이른바 '코미디 한류'를 꾀하는 한일 합동 코미디쇼라는 타이틀을 걸었다. 김병만 김준호 박성호 등의 만담과 이승윤 김재욱 김원효의 퍼포먼스 등이 전파를 탔다. 가깝지만 먼 나라로 지칭되는 일본과의 문화적 차이를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언어의 장벽이 웃음으로 무너지는 모습은 유쾌함을 남겼다.

또한 2012년 한일코미디페스티벌이 개최됐으며 지금은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맥락을 이어가고 있다. 2012년 당시 김준호는 "일본 코미디는 슬랩스틱 등 몸을 이용한 것들이 빵빵 터진다. 콘텐츠들이 더욱 다양하고 일본의 웃음 문화가 많이 열려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개그콘서트' 이재현 PD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애초 '개그콘서트' 제작진끼리는 해외 진출에 니즈가 있었다. 우리가 잘 돼서 해외 동포를 위해 공연할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실제로 관객들 중에서 해외에서 오신 분들이 많다. 또 유튜브를 통해 국내 콘텐츠에 대한 해외 시청자들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부 동남아 지역에서는 자국민을 위한 자막을 달기도 했다"라면서 흐름을 짚었다.

이어 "개그라는 소재가 해외에 진출하기 쉬운 소재가 아니다. 웃음 코드나 문화적 이해도가 높지 않는 이상 힘들다. 그럼에도 '개그콘서트'에 대한 반응이 나오는 것이다. 최근 K-POP, K-드라마가 너무 잘 됐다. 그렇다면 우리도 도전을 하면 어떨까. 일본에서도 요시모토 쪽과 우리 코미디언들이 인연이 있었다. 개그라는 명분 하에 교류를 많이 했고 윤형빈이 가교 역할을 했다. 우리 입장에서는 양국이 서로 개그를 이해해 보면서 한국 코미디 문화 저변 확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한국 코미디는 콩트가 일본보다는 스토리라인이 강하다. 한 편의 글 같다. 반면 일본은 웃기는 것에 집중하다. 그런 부분에서 서로 타협하기보단 각자의 무기를 보여주고 이해하려고 한다. 자신의 장점을 보여주면서 상대의 매력을 느끼는 시간이다. 일본 관객들을 억지로 설득할 생각은 없다. 일본 정서에 맞는 존중을 보여주면서 우리도 우리 문화의 존중을 보고 싶다. 이번 협업이 우리와 해외가 연결되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 단순한 수익보다는 글로벌 진출에 있어서 의미를 되새기고자 했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개그콘서트'의 일본 진출로 양국의 코미디언이 정기적으로 교류하게 되리라는 기대감이 크다. 한국 코미디언에게는 일본 진출, 더 나아가 아시아 그리고 글로벌 시장에서 기량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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