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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논란' 女 복서, 결승까지 올랐다…"최고의 대응은 금메달" 굳은 의지 [2024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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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성별 논란에 휩싸였던 알제리 출신 여자 복서 이마네 칼리프(26)가 대회 결승전에 진출했다.

칼리프는 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하계올림픽 복싱 여자 66kg 준결승 경기에서 잔자엠 수완나펭(태국)을 상대로 5-0(30-27 30-26 30-27 30-27 30-27) 심판 전원 일치 판정승을 거두며 결승에 올랐다. 롤랑가로스는 프랑스 오픈이 열리는 유서 깊은 테니스 경기장이지만 테니스 일정이 모두 끝나면서 복싱 준결승 및 결승을 치르고 있다.

이날 경기 내내 힘으로 상대를 압도한 칼리프는 첫 라운드부터 수완나펭을 콤비네이션으로 몰아붙였다.

1라운드에서 흐름을 가져온 칼리프는 이후 한 번도 상대에게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칼리프의 무차별 공격에 수완나펭의 가드는 시간이 지날수록 벌어졌다. 일방적이었던 경기는 결국 칼리프의 5-0 판정승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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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메달을 확보하면서 결승전에 진출한 칼리프는 승리가 확정된 뒤 링에서 춤을 추며 승리를 마음껏 기뻐했다. 동메달 결정전을 치러야 하는 수완나펭도 칼리프에게 박수를 보내고 포옹을 나누면서 칼리프의 승리를 축하해줬다.

이번 결과는 성별 논란을 딛고 오른 결승전이기에 칼리프에게 더욱 의미가 있다.

논란의 시작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올림픽에서 퇴출된 국제복싱협회(IBA)가 칼리프와 린위팅(대만)이 남성의 염색체인 'XY' 염색체를 보유하고 있다는 근거 없는 이유로 두 선수를 실격 처리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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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IOC는 두 선수의 파리 올림픽 출전을 허가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칼리프에 대해 "우리는 여자 복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선수들은 여성이 맞다. 수 년간 경쟁했던 복서들이다"라며 "우리가 인정하지 않은 조직(IBA)이 올림픽과 IOC의 명예를 훼손했다. 적법한 절차 없이 선수에게 실격 처리를 내린 것"이라는 발언으로 칼리프를 존중하면서 IBA의 결정을 비판했다.

칼리프의 출전은 이번 파리 올림픽 최대 논쟁 거리가 됐다.

특히 첫 판에서 칼리프의 주먹 두 방에 이탈리아 선수 안젤라 카리니가 눈물을 흘리며 기권을 선언, 경기가 불과 46초 만에 종료되면서 파문을 더욱 커졌다. 이어 8강 상대인 헝가리 여자 복서 언너 루처 허모리는 자신의 SNS에 칼리프를 뿔난 괴물의 모습으로 표현한 사진을 올려 또 다른 논쟁거리를 만들었다. 사진엔 날씬한 여자 복서와 뿔이 달린 근육질 괴물이 글러브를 끼고 마주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외신들은 허모리가 칼리프를 괴물에 빗댄 것이라며 올림픽 정신에 어긋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또 린위팅과 맞붙는 불가리아 선수는 린위팅에 패배한 이후 양손의 검지로 'X'를 만들어 린위팅의 대회 참가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자신은 여성 염색체인 XX를 갖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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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프는 전세계적인 논란으로 인해 올림픽 기간 내내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칼리프는 8강전 이후 진행한 인터뷰에서 "나는 다른 사람의 말을 신경 쓰지 않는다. 내가 여기에 온 이유는 메달을 따고 경쟁하기 위해서다. 나는 앞으로 더욱 발전하고 나아질 것이다"라면서 "솔직히 말하자면 소셜미디어를 잘 보지 않는다. 올림픽에서는 선수들의 심리를 관리해주는 팀에서도 선수들이 소셜미디어를 자주 하지 않도록 관리해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칼리프는 'SNTV'와의 인터뷰 도중 "사람을 괴롭히는 건 그 사람을 파괴하고, 사람의 생각과 정신, 그리고 마음을 죽일 수 있다. 괴롭힘을 자제해 달라"며 호소했다.

결국 IOC가 성명을 통해 두 사람을 보호하기로 결정했다. IOC는 지난 2일 "모든 사람은 차별 없이 운동할 권리가 있다. 파리 올림픽 복싱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는 대회 출전 자격과 참가 규정, 의료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라며 "이번 대회는 이전과 동일하게 '여권'을 기준으로 성별과 나이를 정한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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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두 선수는 도쿄 올림픽, 국제복싱협회(IBA)가 승인한 세계선수권대회와 각종 국제대회 여자부 경기에 정상적으로 출전한 선수들이다. 둘은 IBA의 갑작스럽고 자의적인 결정의 피해자였다. 두 선수는 2023 세계선수권대회 말미 정당한 절차 없이 실격 처분을 받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칼리프에 패배한 수완나펭은 경기 후 칼리프를 '그녀'라고 지칭하면서 칼리프를 인정했다. 수완나펭은 "나도 그녀에 대한 논란을 접했지만 관심을 갖고 보지는 않았다. 그녀는 여성이다. 여성이지만 매우 강하다. 나는 내 스피드를 활용하려고 했지만 상대의 실력이 더 좋았다"고 말했다.

칼리프는 "정말 기쁘다. 이번 올림픽을 위해 8년간 훈련했다. 지금 이 순간이 정말 자랑스럽다. 알제리 국민들의 응원에 감사하다"면서 "상대는 정말 훌륭했지만, 지난 2주 동안 상대를 열심히 분석했다"라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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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프는 수완나펭과의 준결승전에서 승리하면서 알제리 최초의 올림픽 여자 복싱 메달리스트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이제 칼리프는 메달 색을 금색으로 바꾸기 위해 10일 열리는 결승전을 준비한다.

칼리프도 자신의 논란에 대해 "가장 좋은 대응은 금메달이다"라며 결과를 앞세워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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