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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저녁바람'으로 돌아온 김창완 "힘들었던 4개월, 다시 신바람 나네요"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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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29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SBS 러브FM '6시 저녁바람 김창완입니다'(이하 '저녁바람')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DJ 김창완과 연출을 맡은 정한성 PD가 참석했다.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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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바람'이 약수처럼 세상에 늘 흐르는 방송이 됐으면 좋겠어요."

가수 겸 배우 김창완이 '아침창' 하차 이후 4개월 만에 '저녁바람' DJ로 돌아온 소회를 전했다.

29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SBS 러브FM '6시 저녁바람 김창완입니다'(이하 '저녁바람')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DJ 김창완과 연출을 맡은 정한성 PD가 참석했다.

지난 3월, 23년간 DJ석을 지켜왔던 SBS 파워FM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에서 하차해 청취자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던 김창완은 프로그램 하차 4개월 만에 '저녁바람' DJ로 귀환했다.

지난 22일 첫 방송된 '저녁바람'은 하루를 열심히 살아낸 이들을 위한 저녁 음악 프로그램으로, DJ 김창완은 매일 오후 6시 5분부터 8시까지 청취자들을 만난다.

"4개월 전에 말해줬어야지!"...김창완, PD에 원망 토로한 이유


김창완은 지난 3월 '아침창'에서 하차한 뒤 '저녁바람'으로 귀환하면서 SBS 파워FM에서 러브FM으로 적을 옮기게 됐다. 이에 대해 "러브FM으로 오게 된 이유는 모르겠다"라고 말문을 연 김창완은 "같은 건물에 있고 부스만 따로 있는 형태다 보니 매일 아침에 오던 곳으로 오는 거라 사실 실감이 잘 안 난다. 아직 몸만 저녁으로 왔지 이 시간대가 어떤 시간인지 전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 일주일 지나면 저도 대강 감이 잡히지 않을까 했는데 아직은 솔직히 오프닝도 못 쓰겠다. 오늘도 PD가 '오프닝 안 주시냐'라고 연락을 했길래 '오늘 기자간담회에서 무슨 이야기가 나올지 모르니 그거 지나고 나서 쓰겠다'라고 했다. '아침창'을 할 때는 그래도 내가 그날의 희망을 적는다던지 '오늘은 이랬으면 좋겠다' 등의 이야기를 쓰곤 했는데 저녁은 미리 쓰기가 참 힘들더라. 아직은 진짜 오프닝도 제대로 못 쓴다. 아직 시차 적응 중이라고 보시고 조금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새 프로그램으로의 복귀 전 상당히 불안했다고 말을 이어간 김창완은 "외부 환경의 변화는 잘 못 느꼈지만 아직 시차 적응이 잘 안 됐다고 말씀드린 것 처럼 진짜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건데 '이거 잘 할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DJ 데뷔를 하는 그 시절의 생각이 다시 났다. 제가 1978년에 라디오 DJ를 처음 시작한 것이 저녁 7신데, 어쩌면 그 시간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 셈이다. 그래도 일주일 동안은 전혀 그런 생각이 안 들었다. 그런데 엊그제부터 저녁 어스름 해질녘이 되니 그 때 당시 서소문으로 라디오를 하러 다녔던 저녁 무렵이 아련하게 떠오르더라. 그러면서 '내가 조금씩 저녁 시간에 다가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김창완의 '아침창' 하차와 '저녁바람' 섭외에 대해 정 PD는 "사실 저희의 큰 그림이다. 러브FM이 지난해부터 보시면 아시겠지만 편성 하나하나에 공을 들이고 있다. 큰 그림을 완성한다는 의미에서 저녁 시간대에 힘을 줬다. 경쟁이 심한 저녁 시간대에서 폭발력을 가지신 분이 누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가능하면 우리가 잘 아는 분, 파워FM에서 너무 큰 사랑을 받으며 검증 받으신 분(김창완)을 모시면 어떨까란 생각에 모시게 됐다"라고 말했다.

정 PD의 말에 김창완은 "그럼 그걸 4개월 전에 내게도 말해줬어야 하지 않나. 그 때는 무 자르듯이 그냥 뚝 잘라놓고"라고 너스레 섞인 원망을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아침창' 하차 후 분리불안 겪어, 골탕 먹었다"


웃음기 섞인 농담에 가까웠지만, 실제로 '아침창' 하차 이후 김창완이 라디오를 떠나 있던 4개월은 그에게 어려운 시간이었다.

김창완은 "저는 제가 이렇게 불안한 사람인지 몰랐다. 진짜다. 애들이 '분리불안' 이런 게 있다고 하는데 그게 어른이 돼도 있구나 싶었다. 사실 하차 당시 갑자기 '김창완 하차'라고 하니까 청취자 여러분들도 굉장히 못 마땅해 하셨다. 저는 '그냥 늘상 나오는 소리겠지' 했는데, 정작 제가 하루 이틀 지나면서 그야말로 '이런게 분리불안 증세인가. 나는 누구와 떨어져 있는거지'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라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지난 4개월 동안 다른 방송 출연, 새로운 프로그램 제작, 다수의 공연 등을 소화하며 바쁜 시간을 보냈다고 말을 이은 김창완은 "'이것저것 하고 다니면 잊히지 않을까, 불안 증세에서 벗어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쉽사리 치유가 안 되는 거였더라. 오히려 그 바쁜 와중에도 더 생각이 났다. 그런데 지난주 돌아와서 일주일이 지나니 조금 정신이 들어오는 것 같다. 아직 청취자분들과 애착 관계가 완벽하게 자리잡지 않았지만 '엄마가 돌아왔다' 이런 기분이 든다"라는 소회를 전했다.

약 한 달여 전 '저녁바람' 섭외 제의를 받으며 새 출발을 하게 됐다는 김창완은 "그 때부터는 이 일을 하든 저 일을 하든 신바람이 나더라. 사람을 지치게 하는 것이 기다리게 하는 것이더라. 이게 진짜 잔인하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니까 한 100일은 사람이 진짜 골탕을 먹었다. 그리고 다른 방송국을 가더라도 마음이 떠있다. 그냥 오라니까 손님으로 가는거지, 발걸음이 떨어졌겠나"라고 재차 농담 섞인 심경을 털어놨다.

"아직 시차 적응 중"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인 김창완은 언제나 같은 곳에서 흐르고 있는 '약수'처럼 '저녁바람' 역시 세상에 늘 흐르고 있는 방송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정 PD 역시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DJ가 누가 있냐고 물었을 때 생각나는 인물이 많지 않다. 젊은 세대도 좋아하고 5~60대 중장년층도 친숙하게 생각하는 분이 김창완 선배님이 아닐까 싶다. '저녁바람'이 세대 공감이 많이 일어나는 자리였으면 좋겠다. 누구에게나 만만하게 다가가는 것이 목표다. 계속해서 서민적으로 청취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선생님과 함께 고민하겠다"라는 포부를 덧붙였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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