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제35회 대통령기 전국 종별 럭비선수권대회 18세 이하부 8강전 도중 선수 폭력 '논란'
‘제35회 대통령기 전국 종별 럭비선수권대회’ 18세 이하 8강전에서 발생한 선수 폭력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경기 중 A고의 한 선수가 상대 선수의 뒤통수를 가격하는 장면./B고 학부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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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박순규 기자] 전국 고교 럭비대회 경기 도중 상대 선수 뒤통수를 연달아 가격하는 폭력이 발생했음에도 그대로 경기가 진행돼 논란을 빚고 있다. 해당 학교의 감독·코치진과 학부모들은 선수 폭력에 대한 아무런 징계가 이뤄지지 않고, 항의 또한 받아들여지지 않자 "신사의 스포츠로 불리는 럭비가 오심으로 본래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상대 선수에게 뒤통수를 맞은 B고 선수가 그라운드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B고 학부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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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두부는 뇌와 두개골, 척추가 만나는 급소로, 투기 종목에서도 의도적인 후두부 가격은 반칙으로 보고 엄중하게 제재하고 있다. 감독·코치진은 즉시 항의했으나 해당 경기 주심인 H심판을 비롯해 부심 등 심판진 3명 모두가 해당 장면을 보지 못했다며 경기를 속행했다.
두 번째 장면은 후반 14분 22초를 남기고 발생했다. 이번에도 A고의 선수가 B고의 선수 머리를 손으로 가격했다. 볼 소유권 싸움 중 발생한 사건으로, 각도상 주심인 C심판도 목격 가능했지만 이 역시 그대로 경기는 속행됐다.
문제는 럭비 경기의 경우 축구, 야구 등과 마찬가지로 심판이 볼 수 없는 사각지대를 예방하기 위해 VAR(Video Assistant Referees, 비디오 보조 심판)과 유사한 ‘TMO(Television Match Official)’라는 심판제도가 있음에도 국내 럭비는 상임심판의 권위를 존중하는 규정 때문에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이번 대회는 4강전부터 TMO를 적용했다. 8강전 당시의 폭력 상황은 TMO 판독을 할 수 없었다. 학부모들은 대회 전 4강전부터의 TMO 적용 사실을 고지받지 못 했다고 주장했다. 상임심판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승패가 좌우될 수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시정되지 않았다.
특히 대학입학 체육특기자 전형에서 가산점이 주어지는 전국대회 4강에 들기 위한 고등부 8강전은 경쟁이 극도로 치열해 공정을 기하기 위한 TMO 적용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도 적용되지 않고, 결국 심판 판정에 대한 해당 학교의 감독·코치진과 학부모의 항의가 이어지자 C심판(주심)은 후반 14분여를 남기고 다리에 경련이 일어났다는 이유로 경기 도중 교체돼 경기장을 떠났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은 계속 이어졌다. 부심을 맡다가 주심으로 긴급 교체된 D심판은 B고가 터치(트라이)를 해 20-14로 쫓아가는 상황에서 컨버전 킥을 차는 순간 휘슬이 울리며 경기를 끝냈다. 12초가 남은 상태였다. D심판은 지난 3월 경기에서도 오심과 편파판정 논란을 빚으며 B고 감독·코치진과 학부모들의 거센 항의를 받아온 인물이다.
B고 학부모들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려는 선수들의 소중한 1회 공격권과 경기시간을 교체된 주심(D심판)의 독단적인 판단으로 앗아갔다. 심판이 경기를 망쳤다. 선수들이 그동안 흘린 피땀만 무색하게 됐다"면서 "대부분 스포츠는 논란이 있을 경우 코칭 스태프가 이의를 제기하면 심판은 영상을 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유독 국내 럭비는 상임 심판의 권위를 존중한다는 명목 하에 그들에게 절대권력을 손에 쥐어주고 있다. 이러한 낡은 병폐와 악습들이 대한민국 럭비를 망치고 있다"고 강력하게 성토했다.
경기 후 심판운영위원장은 경기 중 폭력 행위에 대해 영상을 통해 확인하고, 심판과 해당 선수들의 징계 여부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럭비협회 관계자는 26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대회 종료 후 스포츠공정위원회와 심판위원회를 열어 후속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면서 "가해 선수는 부상으로 조기 복귀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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