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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 (목)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손흥민 인종차별' 벤탄쿠르 한국 안 온다…SON 필두, 토트넘 아시아 투어 명단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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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이 2년 만에 토트넘 홋스퍼와 함께 한국을 방문한다.

한국과 일본에서 프리시즌 투어를 진행하는 토트넘의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 명단이 공개됐다. 토트넘이 23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명단이다. 선수들은 총 31명이다.

토트넘은 "일본과 한국을 방문하는 프리시즌 투어 스쿼드가 확정됐다. 토요일에는 도쿄에서 J리그 챔피언 빗셀 고베와 경기를 치르고, 수요일에는 서울에서 K리그 올스타와 경기를 치르고, 8월 3일 토요일에는 역시 서울에서 바이에른 뮌헨과 경기한다"며 아시아 투어에 동행하는 선수들의 명단을 첨부했다.

총 31명의 선수들이 아시아 투어에 동행하는 가운데 아치 그레이, 루카스 베리발, 타이리스 홀, 알피 디바인, 제이미 돈리 등 토트넘이 기대하고 있는 유망주들이 투어 명단에 대거 포함됐다.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 중 루마니아 국적의 수비수인 라두 드라구신은 한국 투어에만 참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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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투어에 함께하지 않는 선수는 7명이다. 프레이저 포스터는 부상 후 재활을 위해 런던에 남기로 했고, 우루과이 출신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와 아르헨티나 국가대표로 발탁됐던 지오바니 로셀소, 그리고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최근 미국에서 열린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 2024에 다녀온 이후 휴가를 떠났다.

벤탄쿠르는 우루과이가 준결승전에서 탈락한 뒤 캐나다와 3·4위전을 치르느라 늦게까지 대회에 남아 있었고,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소속 두 선수들은 아르헨티나가 결승전까지 올라 우승을 차지하면서 대회를 기분 좋게 마쳤다.

2024 코파 아메리카에 참가했던 선수가 있다면, 유럽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에 출전했던 선수도 있다. 바로 네덜란드 출신 수비수 미키 판더펜이다. 판더펜 역시 네덜란드가 4강까지 오르면서 오랜 기간 대회에 참가해 현재는 휴가를 떠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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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손흥민의 절친으로 알려진 세르히오 레길론과 브리안 힐은 이적 명단에 있다는 이유로 투어에서 제외됐다. 두 선수들은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플랜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시즌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토트넘의 주전 센터백 듀오로 나섰던 로메로와 판더펜이 나란히 투어에서 빠진 점은 팬들 입장에서 아쉬울 만하다. 또한 팀 K리그를 상대하는 친선전과 별개로 독일 최고의 클럽인 뮌헨과의 친선경기는 토트넘이 전력을 평가할 수 있는 하나의 기회였으나, 주전 센터백 두 명이 나란히 빠지면서 사실상 어렵게 됐다.

로메로와 판더펜의 공백을 대신할 선수들로는 드라구신, 벤 데이비스, 애슐리 필립스가 있다. 데이비스는 본래 포지션이 센터백은 아니지만 지난 시즌 포스테코글루 감독 아래에서 센터백까지 소화한 선수다. 2005년생 필립스는 토트넘이 기대하는 유망한 센터백 자원이다. 이번 프리시즌 투어에서 기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벤탄쿠르가 빠진 미드필드도 걱정은 딱히 없다. 주축 선수인 제임스 매디슨, 이브 비수마, 파페 사르가 모두 아시아 투어에 참가하기 때문이다. 공격진 역시 주장 손흥민을 필두로 데얀 쿨루세브스키, 브레넌 존슨, 티모 베르너, 히샬리송 등이 모두 명단에 포함되어 있다. 알레호 벨리스나 데인 스칼렛처럼 토트넘에서 밀고 있는 유망주들이 자신들의 실력을 증명할 기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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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과 별개로 벤탄쿠르의 명단 제외는 다른 의미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한 방송에서 손흥민을 언급하며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벤탄쿠르에 대한 국내 팬들의 여론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15일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인 '포르 라 카미세타(Por la Camisaeta)'에 출연해 진행자와 나눈 짧은 대화가 화근이었다.

당시 프로그램 진행자가 벤탄쿠르에게 한국 선수의 유니폼을 부탁하자 벤탄쿠르는 손흥민의 애칭인 '쏘니(Sonny)'의 유니폼을 원하는 것인지 되물었고, 진행자는 세계 챔피언의 유니폼을 줘도 괜찮다고 했다.

그러자 벤탄쿠르는 "아니면 쏘니 사촌의 유니폼은 어떤가? 어차피 그 사람들은 모두 다 똑같이 생겼다"라며 웃었다. 아시아인들의 외모가 모두 비슷하게 생겼다는, 명백한 인종차별적 뉘앙스가 담긴 멘트였다.

벤탄쿠르의 발언은 곧바로 논란이 됐고, 이를 인지한 벤탄쿠르는 자신의 SNS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벤탄쿠르는 자신의 말이 '나쁜 농담'이었다면서 손흥민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는 해명과 함께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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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벤탄쿠르의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벤탄쿠르는 SNS 중에서도 인스타그램, 그리고 인스타그램의 기능 중 스토리 기능을 사용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스토리 기능은 사용자가 지우지 않는 이상 사라지지 않는 게시글과 달리 24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기록에 보관되기는 하나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건 사용자 본인밖에 없다.

때문에 24시간이 지나면 벤탄쿠르의 사과문이 사라진다는 이유로 일각에서는 벤탄쿠르의 진정성을 의심했다. 또한 벤탄쿠르는 자신의 사과문에 손흥민의 애칭인 '쏘니(Sonny)'를 일본 전자제품 브랜드 '소니(Sony)'로 적어 추가 논란을 자초했다.

징계 가능성이 거론되자 벤탄쿠르가 두 번째 사과문을 올렸다. 이번에는 24시간 뒤 사라지는 사과문이 아닌, 자신이 직접 삭제해야 사라지는 게시글에 사과문을 썼다.

그는 "난 내가 손흥민과 다른 사람들에 대해 언급한 뒤 모든 팬들, 팔로워들과 소통하고 싶었다. 난 손흥민을 언급했고 논리적으로 우리의 깊은 관계를 감안한 손흥민은 이것이 불운한 오해라고 이해한다. 모든 것들은 내 친구 손흥민과 명확히 했고 해결했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누군가 미디어에서 내가 했던 발언으로 불편함을 느꼈다면 난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 하지만 또 여러분들이 내가 절대 다른 누군가를 언급한 게 아니라는 것도 알아주기를 바란다. 단지 손흥민만 언급했고 누군가를 직접 언급하려는 의도가 절대 없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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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벤탄쿠르를 용서했다. 손흥민은 "이미 벤탄쿠르와 대화를 했으며 그가 실수를 했고 그도 이를 안다. 그는 내게 사과했다"며 "벤탄쿠르가 뭔가를 공격적으로 말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 우린 형제다. 그리고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했다.

손흥민은 이어 "지나간 일이다. 우린 하나다. 우린 프리시즌에 다시 만나 팀에서 하나로 뭉쳐 싸울 것"이라고 했다.

사태는 해결됐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인 손흥민이 같은 팀 동료에게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점에 팬들의 분노는 식지 않고 있다. 벤탄쿠르는 차라리 지금처럼 한국 투어 명단에서 제외되는 게 본인에게나, 팬들에게나 모두 나은 선택일 수도 있다.

사진=토트넘. 연합뉴스, 벤탄쿠르 SNS, 엑스포츠뉴스DB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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