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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구속 증가는 필연적으로 부상 위험성의 증가를 부른다. 흔히 특정 변화구가 부상을 야기한다고 생각하지만, 인대에 가장 큰 부담을 주는 건 역시 빠른 공이다. 물리적인 힘이 그만큼 가해지는 만큼 인대도 소모되는 것이다. 이 때문인지 메이저리그에서는 최근 팔꿈치 수술이 크게 늘어났다. 프로 선수뿐만 아니라 프로 입단 전부터 수술을 받는 어린 선수들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 평균 구속 순위를 보면 가히 ‘데스노트’ 수준이다. 상위권에 오른 선수들이 팔꿈치나 어깨에 탈이 났거나, 심한 경우는 아예 수술을 받은 경우도 있다. 그간 이 부문 최고수였던 제이콥 디그롬(텍사스)이 잦은 부상 끝에 결국 지난해 초 팔꿈치 수술대에 올랐는데, 공 빠른 다른 선수들도 디그롬의 뒤를 대거 따라가 우려를 모은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90이닝 이상을 던진 선발 투수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 순위는 바비 밀러(LA 다저스·99.1마일), 헌터 그린(신시내티·98.3마일), 샌디 알칸타라(마이애미·98마일), 에우리 페레즈(마이애미·97.5마일), 그레이슨 로드리게스(볼티모어·97.4마일), 스펜서 스트라이더(애틀랜타·97.2마일), 오타니 쇼헤이(당시 LA 에인절스·96.8마일), 쉐인 맥클라나한(탬파베이·96.8마일), 헤수스 루자도(마이애미·96.7마일), 게릿 콜(뉴욕 양키스·96.7마일) 순이었다.
그런데 이들 중 상당수가 올해 부상으로 고전하고 있다. 당장 지난 시즌 막판 오타니가 팔꿈치 수술대에 올랐고, 올 시즌을 앞두고는 스트라이더가 충격의 팔꿈치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해 시즌 아웃이 확정됐다. 리그에서 가장 튼튼한 선발 투수였던 게릿 콜도 팔꿈치 부상으로 개막을 함께하지 못한 가운데 6월 중순에나 시즌 개막전을 치를 수 있었다.
시즌 초부터 알칸타라, 페레즈, 스트라이더, 오타니, 맥클라나한, 콜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10명 중 6명이다. 여기에 밀러가 부상자 명단에 합류하는 등 정상적으로 멀쩡하게 던지는 투수가 별로 없다. 지난해 구속 순위 상위 10명 중 올해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을 소화하는 선수는 헌터 그린 사실상 한 명이다. 로드리게스와 루자도 또한 잔부상으로 로테이션을 걸렀고 올해 성적도 크게 떨어졌다.
팔꿈치 수술은 의학적으로 볼 때 상대적으로 정복된 분야에 속한다. 많은 선수들이 팔꿈치인대재건수술을 받고 돌아와 정상적으로 뛰고 있다. 그래도 이는 재활이 잘 된다는 전제 하에 말하는 것이지, 수술을 받지 않는 것보다 위험한 것은 당연하다. 구속이 빨라지는 만큼 팔꿈치 수술 선수가 많아지는 건 리그 전체에도 좋지 않은 일이다. 요즘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죄다 투수가 없다고 한탄하며 예비 자원들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건 다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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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메이저리그의 사례에서 보면 그만큼 수술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구속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수술 위험성을 낮추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지만 메이저리그에서도 뚜렷한 답을 못 찾는 양상이다. 이 부분에 대한 여러 가지 논의와 대안이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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