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 불태운 포항, 홍윤상-전민광 입모아 “울산과 ‘동해안더비’ 꼭 이기고 싶었다” [MK인터뷰]

포항스틸러스는 울산HD와 홈에서 열린 180번째 동해안더비에서 승리가 절실했던 모습이다. 믹스트존에서 만난 홍윤상, 전민광을 비롯해 모든 선수들이 전의를 불태워 값진 승리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포항은 지난달 30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20라운드 울산HD와 홈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포항은 6월 A매치 휴식기 이후 4경기 2승 2무 무패를 달렸다. 동시에 10승 7무 3패(승점 37)로 선두 김천상무(승점 39), 2위 울산(승점 38)과의 격차를 다시 좁히며 선두 경쟁에 불을 지폈다.

사진=김영훈 기자

사진=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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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은 빠르게 분위기를 잡았고, 리드를 지켜내며 승리했다. 포항은 전반 1분 만에 홍윤상이 선제골을 터뜨리며 앞서갔고, 전반 19분에는 이호재가 페널티킥 추가골에 성공하며 2-0을 만들었다.

전반 24분 상대에게 프리킥 기회를 내주며 고승범에게 만회골을 허용했으나, 후반 마지막까지 울산을 공세를 막아내고 승점 3을 추가했다.

포항에게 감격스러운 승리였다. 지난 2022년 7월 2일 홈에서 열린 동해안더비에서 승리 후 약 2년 동안 울산을 안방에서 꺾지 못했다. 그러다 이날 경기에서 오랜만에 홈 팬들 앞에서 승전고를 전하며 함께 뛰었다.

선수들 또한 홈에서 승리한 동해안더비가 뜻깊었다. 경기 후 만난 홍윤상은 “오랜만에 득점할 수 있어서 기뻤다. 포항 유스로서 팬들 앞에서 이렇게 큰 경기 승리를 전할 수 있어서 더 값졌다. 너무 너무 기쁘다”라며 “동해안 더비의 중요성을 모두가 알고 있다. 또 오늘 경기 결과에 따라 우승 행방도 정해질 수 있다는 생각에 더 공격적이고, 적극적이게 접근했었다”라고 전했다.

홍윤상은 전반 1분 만에 선제골로 울산의 기세를 꺾었다. 홍윤상은 “득점 당시 아무 생각이 없었다. 이른 시간이었고,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서 슈팅으로 연결했는데, 들어갔다”라고 멋쩍게 말했다.

이날 홍윤상은 머리에 붕대를 감았다. 아무도 보지 못한 곳에서 부상이라도 당했던 것일까. 다행히 부상이 아니었다. 홍윤상은 “실은 내리는 비로 인해 머리가 젖어서 시야를 찌르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바로 붕대를 감았다”라고 웃었다.

이어 웃기려고 감았냐는 팬들의 반응이 있다는 말에 다시 한번 미소를 보인 뒤 “뭐 이겼으니, 그래도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후반전에는 비가 안 와서 그때는 축구를 보여주려고, 더 재밌게 하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김영훈 기자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해 탄탄함을 보여준 전민광 또한 동해안더비 홈 승리에 기뻐했다. 전민광은 “정말 중요한 경기였고, 자존심도 걸린 경기여서 저도 개인적으로 준비를 많이 했는데, 결과로 이어져서 너무나도 개운하고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이어 “실점이 다소 아쉬웠다. 분위기가 처질 수도 있었는데, 그렇지 않고 홈구장 분위기에 맞게 잘 리드하면서 경기를 펼쳤다”라고 흡족해한 뒤 “훈련 때부터 감독님께서 상대가 압박이 들어와도 동료들 믿고 우리가 하는 전술을 하자고 하셨는데 그런 부분이 좋았다. 선수들 모두 계속해서 패스를 주고받기 위해 움직여주자고 말했었다”라고 했다.

이번 동해안 더비에서는 포항 팬들이 울산의 대표 응원가인 ‘잘 가세요~’를 불렀다. 최근 더 많이 들었던 노래를 되갚아줬다. 첫 ‘잘 가세요~’는 이호재의 페널티킥 추가골 이후 전반 20분 만에 흘러나왔고, 두 번째 ‘잘 가세요~’는 경기 후 불러졌다.

다만, 박태하 감독은 다소 식겁했다. 경기 후 박태하 감독은 “무슨 의미인지 알고 감사하지만 경기 중에는 자제해주셨으면 좋겠다. 뛰는 선수들에게 영향을 끼칠까 봐 무서웠다”라고 간곡하게 부탁했다. 그러면서 경기 끝난 후 나온 응원가에는 “듣기 좋았다”라고 말했다.

사진=김영훈 기자

선수들은 어땠을까. 홍윤상은 “어떤 의미의 노래인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더 기뻤다. 20분 만에 ‘잘 가세요~’ 응원가가 나온다는 것이 저희가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틸야드에서 들으니 굉장히 신기하기도 했다. 한 골을 내준 뒤에는 뭔지 모를 이상한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잘 버텨서 승리했다. 결과적으로 모든 게 좋았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전민광은 “감독님께서 충분히 그렇게 느끼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 개인적으로는 뒤에 팬들께서 그렇게 응원해주시는 것이 큰 힘이 된다. 경기 초반부터 ‘잘 가세요~’ 응원가가 나오는 것이 안 좋아 보일 수 있지만 전의를 불태울 수 있었다. 동해안 더비라는 중요한 경기여서 그런지 더 그랬다”라며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포항=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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