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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연습은 실전처럼, 그 시작은 파리 빼닮은 ‘특별 세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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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배드민턴 남자 복식 듀오 서승재-강민혁이 지난 26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 꾸려진 올림픽 특별 세트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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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양궁장을 직접 보고 왔다.”(양궁 국가대표 김제덕)



“실전처럼 경기하는 게 좋은 경험이 됐다.”(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



2024 파리올림픽(7.26~8.11)을 앞두고 대표팀 선수들의 기량을 1%라도 더 끌어올리기 위한 종목별 전략들이 톡톡 튄다. 가장 돋보이는 비밀 무기는 현지의 경기장을 그대로 재현한 ‘올림픽 특별 세트장’이다. 세계 최강 양궁을 포함해 주요 종목 선수들은 파리올림픽 경기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막판 담금질에 돌입했다.



올림픽 특별 세트장 훈련은 지난 2020 도쿄 대회를 앞두고 양궁에서 처음 도입했다. 태극전사들의 실전 감각과 심리적 안정감, 경기운영 능력을 높이고자 도쿄 현지 양궁장을 충북 진천선수촌에 그대로 옮겨 놓았다. 진천에서 올림픽 환경에 적응한 태극 궁사들은 도쿄에서 성적으로 보답했다. 2020 도쿄 대회에서 양궁 대표팀은 금메달 4개(남녀 단체·여자개인·혼성단체)를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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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국가대표 선수들이 충북 진천선수촌에 마련된 펜싱 경기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제공


특별 세트장 조성이 성적으로 입증되자,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적용 대상이 대폭 늘었다. 양궁에 더해 펜싱, 배드민턴, 역도, 태권도, 사격 등 5개 종목 대표 선수들은 올림픽 결승전 경기장을 그대로 재현한 훈련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대회의 경험을 최대한 살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공지한 결승전 경기장 규격과 각종 공식 자재를 미리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부족한 정보는 영상 자료를 참고하거나 파리 현장 답사를 통해 보충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종목별로 사전 수요 조사를 진행했고, 예산이 한정적인 현실을 고려해 성장하는 종목, 유의미한 성적을 낼 수 있는 종목을 선정해 특별 세트장을 꾸렸다”며 “세트장뿐만 아니라 탁구, 체조 등 다른 종목에서는 올림픽 공인 장비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은 현장 경기장 조성을 반기는 분위기다. 2008 베이징 대회 이후 끊어진 금맥을 이으려는 배드민턴 선수단은 지난달 26일 올림픽 특별 세트장에서 치른 스페셜 매치를 공개했다. 여자 단식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인 안세영은 경기가 끝난 뒤 세트장을 마련해준 관계자들에게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 관계자는 “파리 올림픽조직위에서 경기장 환경과 관련해 구체적인 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애를 먹긴 했지만, 끈질긴 설득 끝에 구두로나마 정보를 얻어 세트장을 조성할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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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진천선수촌에 마련된 양궁 경기장. 대한체육회 제공


2024 파리올림픽 선수단(140여명)은 1976년 몬트리올 대회(50명) 이후 최소 규모로 꾸려졌지만, 어느 때보다 성과를 향한 갈망이 크다. 기업 후원이 과거에 비해 줄었지만 올림픽 선수단은 메달이라는 결과물로 고국의 팬들에게 기쁨을 안기겠다는 각오다. 대한체육회는 특별 세트장 훈련이 선수들의 멘털 강화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5개와 종합 순위 15위 진입을 목표로 삼았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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