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중, ‘플라워가든’으로 ‘김재중스러움’을 노래하다
“꽃 한 송이 한 송이가 모여서 수많은 다발을 이룰 때, 그때의 정원은 풍성해지고 아름답게 보이잖아요. ‘플라워 가든’은 거창하고 화려함을 노래하는 것보다는, 실제로 좋아하는 사람에게 꽃 한 송이를 받을 때의 감동을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김재중의 정원에 꽃이 만발했다. 눈에 보이는 웅장함보다는 꽃 한 송이의 가치와 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피어나는 소중하면서도 솔직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말처럼 그의 네 번째 정규앨범 ‘FLOWER GARDEN(플라워 가든)’에는 만개한 김재중의 다채로움이 가득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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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네 번째 정규앨범 ‘플라워 가든’을 발매하고 본격적인 컴백 활동에 나선 김재중. 오랜만에 본업인 가수로 복귀하면서 팬들 앞에 나설 김재중의 얼굴에는 앞으로 펼쳐질 활동에 대한 기대와 의욕이 가득 넘쳐 흘렀다.
“제가 원래 꽃을 좋아한다”고 말문을 연 김재중은 앨범의 콘셉트를 ‘꽃’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언급했다. 그룹 시절 화려했던 가든의 모습도, 꽃 한송이의 감동도 모두 알고 있다고 고백한 김재중은 이에 착안해서 자신의 음악들을 ‘꽃’으로 표현했다고.
“평소 꽃을 좋아하다 보니 꽃꽂이를 취미 삼아 오래 배우기도 했고요, 제가 데뷔했을 때 장미 꽃다발을 들고 데뷔했잖아요. 꽃과의 연관성이 은근히 많더라고요. 제가 꽃을 좋아하는 모티브에서 상징적인 심볼을 가지고 온 것도 있고, 꽃 한송이가 하나 둘 씩 모였을 때 다발이 넘쳐나는 정원이 될 수 있는 거잖아요. ‘플라워가든’은 거창하고 화려하고 웅장한 가든보다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받는 꽃 한송이의 감동을 전하고 싶었어요. 한 송이를 준비해서 선물로 줄 때 그 마음 너무 소중하잖아요. 저는 한 송이 꽃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어요. 한송이 꽃의 소중함과 그룹 시절 전성기 시절에 느꼈던 ‘가든’의 모습을 모두 알고 있는 입장에서 ‘꽃’이라는 이미지로 풀 수 있는 표현들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죠. 꽃이 가지고 있는 외면의 아름다움에 집중하기보다는 각양각색의 꽃의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밝아진 저의 모습도 넣었고, 다소 그레이한 모습도 넣기도 했죠. ‘플라워 가든’ 앨범이 모든 시간을 거쳐온 지금의 저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제 스스로가 어색하지가 않다”고 말한 김재중은 이번 정규 앨범을 가리켜 ‘김재중만의 표현 방식을 담아낸 함축적인 앨범’이라고 정의했다. 소리로 낼 수 있는 감정과 텍스트로 표현할 수 있는 제 감정 등 모든 조화가 자연스럽게 녹아든 앨범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이전 앨범에 대해 ‘다채롭고 좋은 시도’로 봐주셨다면, 이번 앨범은 저 스스로 어색함이 없는 앨범이에요. 앨범 안에 마음에 안 드는 멜로디나 가사가 들어가면 그 트랙은 그냥 넘어가게 되잖아요. 저 역시도 그렇더라고요. 어색함이 느껴지는 곡은 저도 모르게 스킵을 하게 되는 거죠. 앨범 작업을 하면서 ‘밸런스’에 많이 집중했어요. 좋은 밸런스의 구성을 보여주었고,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운 앨범이 나온 것 같아요. (웃음)”
앨범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다 보니 생긴 비하인드도 있었다. 발매에 앞서 가사지에 작은 오타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오타에 대해 ‘스티커’로 대처할까에 대해서도 고민을 했지만, 20주년 정규 앨범인 만큼 이를 그냥 내보낼 수 없었던 김재중은 과감하게 8만 장 폐기를 결정했다.
“앨범을 새로 찍었어요. 생각해 보면 정말 감사한 것 같아요. 오타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오타 그대로 팬들과 소비자에게 갔을 거잖아요. 생각만 해도 너무 무섭네요.”
‘플라워 가든’의 타이틀곡은 ‘Glorious Day’(글로이어스 데이)였다. 이를 타이틀곡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김재중은 “단순하게 음악성만 봤을 때 타이틀곡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 곡이 다른 곡을 제치고 타이틀 곡이 된 이유에는 곡이 가지고 있는 성격과 의미가 20주년 기념 앨범에 너무 찰떡이었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데모가 처음 왔을 때 가이드 가사가 종교적인 이야기였어요. ‘신에게 감사합니다’는 가사로 돼 있는데, 듣다 보니 무교임에도 그 의미가 너무 괜찮은 거예요. ‘나에게 가장 영광스러운 날이 언제일까’를 생각하게 됐고, 그러면서 나는 내가 믿는 신이 존재하지 않지만, 나와 같은 길을 걸어주고 있는 모든 이들이 저에게 ‘영광스럽다’ 싶더라고요. 이 곡은 지난 20년 동안 저와 함게 해오셨던, 그리고 앞으로 같은 길을 가주실 모든 분들께 바치는 곡입니다. 그동안 저 김재중과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고, 저에게 큰 영광입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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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중이 ‘플라워 가든’을 설명하면서 반복해서 나온 단어 중 하나가 ‘김재중스럽다’였다. 김재중이 말하는 김재중스러움은 무엇일까.
“‘김재중’이라는 사람은 많은 분들이 보시기에 크고 작은 선입견을 가지고 계실거라고 생각해요. 한 꺼풀을 벗겼을 때 선함이 먼저 보시는 분들도 계실테고,면 차갑고 딱딱한, 유연하지 못한 모습을 보실 수도 있죠. 저는 양면성을 모두 같춘 인물인 것 같아요. 진실 되게 이야기를 하는데, 그 진실 속에 진실이 있는 것 같기도 하죠. 저는 이 앨범도 저는 그렇게 느껴저요. 의도하고 만들지는 않았지만 만들고 나니 ‘저를 닮은 앨범’이 됐죠. 첫 트랙부터 마지막까지 제가 봤을 때 기분 좋은 순서로 만들어졌어요. 다양성덕분인지 아니면 저의 발성의 표현 방식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양성에서 오는 질리지 않음이 있는 것 같아요. 음원을 구매하신 입장에서 다채로운 선택권이 주어진 앨범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과거 자유롭고 싶어지기 위해 ‘큰 억지’를 부린 적이 있다고 말한 김재중은 “그룹 활동을 당시 마음이 불편하더라. 내가 자유로워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라고 무척이나 솔직하게 지난 과거에 대해 털어놓았다.
“예전에 눈치 안 보고 막 하시는 분들을 봤고, 이를 따라 했는데 너무나 불편하고 불안했어요, 저는. 꿈에서 악몽을 꾸기도 했죠. 그래서 ‘나는 무언가에 맞춰서 살아가는 것이 나에게 더 맞나보다’ 했는데 그것 또한 제가 아니었던 거죠. 막연하게 자유로워도 불안하고, 맞춰서 살아도 불안하고, 이 가운데 하루 이틀 주어지는 휴식에 대한 행복함을 깊이 느끼는 사람이었죠. 지금의 제가 행복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회사 설립인 것 같아요. 사무적이고 비즈니스는 숫자를 보는 것에 행복을 느껴요. 이전에는 감성적이고 추상적인 단어들로 포장된 것들을 접했다면, 지금은 회사를 운영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구체적인 숫자를 보게 되는데, 이게 오히려 좋더라고요 저는. 일을 진행하면서 양쪽에 뭔가 스트레스를 받는데 도리어 이같은 스트레스가 행복한 걸 보면, 저는 이게 맞는 사람인 것 같아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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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중의 데뷔가 20주년이 됐다는 것은 동방신기의 데뷔 또한 20주년을 맞이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멤버들과 혹시 소통을 하느냐는 조심스러운 질문에 김재중은 “(김)준수와 소통을 하고 있다. 너무 잘 해주고 있어서 기특하다”고 답했다. 다만 이제는 연락하기 어려운 ‘아픈 손가락’에 대해서는 건강만 했으면 좋겠다는 솔직한 심정을 내비쳤다.
“사실 아마 모든 멤버들들이 바라는 것이 ‘어떤 멤버가 잘하고 성과를 이뤄내야 한다’는 아닐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누구든 정말 잘만 살았으면 좋겠어요. 건강하게 사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지 않을까 싶어요. 일련의 일들로 인해 현재의 직업을 포기하시는 분들이 많잖아요. 포기라는 건 실패 다음으로 힘든 결정이라고 생각해요. 멤버들 모두 뭔가에 도망치지 않고, 꿋꿋하게 자기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것에 감사하고, 특히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준수의 경우 형으로 봤을 때 무척이나 대견하고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의 제가 너무나 좋다고 고백한 김재중은 “지금의 나를 살고 있는데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생긴 것 같아서 감사하다”고 밝게 웃었다. 전에는 슬퍼도 웃어야 했지만, 도리어이와 같은 과정이 있었기에 ‘트레이닝’이 됐고 지금의 ‘좋은 나’를 만들어 주었다는 것이다.
“나를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아요. 전에라면 주변 상황과 공기를 의식했었죠. 불과 작년까지도 그랬어요. 18년을 그렇게 살아오다가 작년부터 뭔가 해방된 거 같은 자유로움을 찾았어요. 저 스스로의 가치와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정말 소중한데, 그걸 알게 된지 얼마 안 된 거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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