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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파리올림픽 앞둔 탁구 대표팀 “죽기살기로 연습...꼭 메달 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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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D-31 미디어데이

조선일보

25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미디어데이’에서 한국 탁구 대표팀 주세혁 남자부 감독(왼쪽부터), 조대성, 장우진, 전지희, 이은혜, 오광헌 여자부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한탁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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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살기로 연습해서 메달 따겠습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로 메달 수확이 끊어진 한국 탁구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을 목표로 다부진 출사표를 던졌다. 25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여자 대표팀 맏언니 전지희(32)와 이번에 처음 올림픽에 출전하는 이은혜(29)는 나란히 “올림픽에 나가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라며 “죽기 살기로 하겠다”며 해맑게 웃었다.

한국 탁구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오상은-유승민-주세혁이 출전한 남자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딴 이후 두 대회 연속 노메달에 그쳤다. 여자 대표팀은 2008 베이징 올림픽 단체전 동메달 이후 3대회 연속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파리 올림픽 대표 선수들은 “이번에는 기필코 메달을 따오겠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2016 리우올림픽 단체전에 대표로 나서 4위를 기록했던 주세혁 남자 대표팀 감독은 “올림픽 2연속 노메달은 브라질에서 (부진했던) 저의 책임도 있기 때문에 뼈저리게 아픈 부분”이라며 “이번에 꼭 메달을 획득하고 오겠다”고 말했다. 오광헌 여자 대표팀 감독은 “여자부는 3회 연속 메달이 없는데 이번에 선발된 선수들이 경기력이 좋기 때문에 기필코 메달을 따오겠다는 각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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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미디어데이’에서 한국 탁구 남자 대표팀 조대성(왼쪽), 장우진이 훈련을 하고 있다. /대한탁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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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대표팀 맏형인 장우진(29·세계랭킹 13위)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복식과 단체전에서 은메달, 혼합복식과 단식에서 동메달을 차지했지만 2020도쿄올림픽에서는 단체전에서 4위, 단식에서는 9위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5월 사우디에서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사우디 스매시에서 단식 3위를 차지하는 등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상승세를 타고 있다. 장우진은 “지난 도쿄 올림픽에서의 실패를 통해 경험을 쌓았고, 이번에는 맏형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지난 3년간 경험과 노련미를 갖추면서 최근 자신감을 많이 찾았다”며 “단체전 동메달과 개인전 동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우진은 또 “한국 탁구에 대해 기대감이 떨어져 있는데, 반대로 저는 올라갈 곳이 더 많아졌다고 생각하고 더 큰 동기부여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처음 올림픽에 나서는 남자 대표팀 막내 조대성(22·세계랭킹 21위)은 아직 아시안게임 출전 경험도 없는 새파란 막내지만, 유소년 시절부터 한국 남자 탁구를 이끌어갈 차세대 에이스로 기대를 받았다. 고교생이던 2018년 국내 최고 권위 대회인 종합선수권에서 남자 선수로는 역대 가장 어린 나이에 단식 결승에 진출했고, 2022년에는 국제대회에서 9차례나 입상하더니 그해 탁구협회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았다. 세계랭킹으로 선발되는 이번 파리올림픽 대표 선발 경쟁에서 안재현에 밀려있다가 이달 초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스타 컨텐더 류블랴나에서 4강에 올라 세계랭킹이 21위로 오르면서 16강에서 탈락한 안재현을 제치고 극적으로 파리행 막차에 탔다. 조대성은 “지난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선발됐다가 코로나로 대회가 연기되고 이후 다시 열린 선발전에서 탈락하면서 아쉬움이 컸다”며 “그 아쉬움 때문에 이번에 더 절실하게 노력해서 올림픽에 나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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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미디어데이’에서 한국 탁구 여자 대표팀 전지희, 이은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한탁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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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신유빈과 함께 복식 금메달로 ‘항저우의 기적’을 일궈낸 전지희(세계랭킹 14위)는 도쿄올림픽에 이어 이번 파리올림픽 여자 대표팀에서도 맏언니다. 2016 리우 올림픽과 2020 도쿄올림픽에 나섰지만 메달과 연을 맺지 못했다. 이날 전지희는 “지난 도쿄올림픽이 끝나고 멋진 무대에서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 눈물을 흘렸었는데, 이번에 다시 올림픽에 나갈 수 있게 돼서 너무 감사하다”며 “여기저기 아픈데가 많은데 웨이트트레이너 선생님이 ‘안아프다고 생각하면 안아프다’고 가스라이팅을 하셔서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며 웃어보였다.

이은혜(세계랭킹 39위)는 지난 23일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하며 신유빈, 전지희에 이어 여자부에서 파리 올림픽 출전 마지막 티켓을 따냈다. 이은혜는 선발전 1,2차전에서 8전 전승으로 1위를 차지했다. 대한탁구협회가 국제탁구연맹(ITTF) 단식 세계랭킹 30위권 이내 선수를 올림픽 대표로 자동 선발하는 규정에 따라 세계랭킹 39위였던 이은혜는 선발전을 통해 극적으로 파리 올림픽에 나서게 됐다.

중국 허베이성 출신인 이은혜는 몽골에서 선교활동을 한 양영자 전 감독의 수제자로, 내몽골에서 선수 활동을 하다 2011년 한국으로 귀화했다. 2022년 1월 국내 최고 권위 대회인 종합선수권대회에서 단식 우승을 차지하더니 상승세를 타며 2023년 9월 평창 아시아선수권부터 항저우 아시안게임, 올해 부산세계선수권까지 꾸준히 국가대표로 활약했고, 이번 선발전을 통해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루게 됐다.

이날 이은혜는 “은사 분들과 동료들이 올림픽에 나가는 건 정말 영광이라고 하셔서 죽기살기로 연습하려고 한다”며 “한게임 한게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지희는 “올림픽에 나가는 건 무게감이 큰데, 너무 무게감을 느끼면 잘먹고 잘 쉬는게 잘 안될 수 있어서 그런 분위기를 조절하는데 도움을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오광헌 감독은 “이은혜와 전지희 모두 이번 올림픽이 정말 생애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생각해서 각오가 대단하다”며 “신유빈도 큰 대회에 유독 강하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파리올림픽은 도쿄올림픽과 마찬가지로 남녀 단식과 남녀 단체전, 혼합복식으로 치뤄진다. 우리 대표팀은 남녀 단체전에서 메달 획득과 혼합 복식에서 메달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신유빈(20)-임종훈(27)이 출전하는 혼합 복식이 메달권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유빈-임종훈은 지난 23일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 열린 2024 월드테이블테니스(WTT) 혼합복식 결승전에서 중국의 쉬휘야오-루오제청을 3대0(11-4, 11-9, 11-4)로 제압하며 파리올림픽 메달을 향한 기대를 높였다.

남녀 대표팀 모두 세계 최강 중국과 더불어 독일을 가장 강력한 경계 대상으로 꼽았다. 오광헌 여자 대표팀 감독은 “중국을 제외하면 독일이 가장 어려운 상대라고 본다”며 “만약 독일을 8강에서 잡고 올라가게 되면 일본과 붙을 가능성이 큰데, 그 때는 정말 부담없이 부딪혀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주세혁 감독도 “독일한테 많이 졌기 때문에 독일과 만나는 곳이 메달 획득의 승부처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대표팀은 복식이 강점이기 때문에 1세트 복식에 중점을 두고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탁구 대표팀은 오는 30일까지 진천선수촌에서 합숙 훈련을 한 뒤 내달 1일부터 8일까지 태국에서 열리눈 국제 대회를 거쳐 내달 9~19일까지 막바지 훈련을 한 후 20일 파리로 떠난다. 주세혁 감독은 “선수들이 시합을 많이 하면서 경기력은 좋기 때문에 내달 19일까지는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하고 파리에서 컨디션을 조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천=배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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